부산·울산·인천, '2:3:3:2 국민참여경선제' 원칙 유지
▲김재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공천 관련 주요사항을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친박(親朴)계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4일 여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세 지역에 '2:3:3:2 국민참여경선제' 를 적용하는 이유는 부진한 친박계 주자들의 지지율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2:3:3:2 국민참여경선제'는 대통령 후보와 광역단장 후보를 선발할 경우 '대의원 20%+일반당원 30%+일반국민 선거인단 30%'의 투표에다 자동응답시스템(ARS) 여론조사 20%를 반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새누리당 공직후보자 추천 규정 제8조는 '시·도지사는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를 원칙으로 하되, 취약지역에서는 이를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취약지역'은 시·도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구수 대비 당소속 국회의원의 수 30% 미만인 지역을 뜻한다.
제주도·세종시·광주시·전남·전북 모두 새누리당의 의석수가 30%미만인 만큼 여론조사 경선 방식이 가능한 지역이다.
반면 울산·부산·인천은 취약지역이 아니지만 각 지역의 셈법에 따라 100% 여론조사 도입이 거론되던 곳이다.
울산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특정후보가 무더기로 일시에 가입시킨 책임당원이 전체 책임당원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이라면서 "일반당원의 상당수도 특정후보가 추천한 당원인 상황"이라며 경선룰 변경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울산은 더 이상 울산시민과 당원의 민주성도, 대표성도 담보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비민주성과 무대표성으로 변질된 불공정한 현실로는 진정한 민심과 당심을 반영할 수 없는 만큼 당원과 국민을 위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공천제도를 도입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 발언은 같은 당 울산시장 경쟁 주자인 김두겸 전 남구청장을 겨냥한 것이다. 당원 쏠림 현상으로 새누리랑 국민참여경선제 적용이 김 의원 입장에서 불리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
지도부에선 김 의원의 요청에 따라 경선룰 변경을 고민했지만 원칙 고수로 매듭지었다. 울산의 경선룰을 변경한다면 부산·인천 등 지역까지 경선룰 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 비박(非朴)계인 권철현 부산시장 새누리당 예비후보(전 주일대사)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경쟁주자들은 '2:3:3:2 국민참여경선제'를 고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권 전 대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친박계 핵심인 같은 당 서병수 의원과 소장파 박민식 의원을 잇따라 앞섰다. 이에 울산으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한 친박계의 입김이 작용, 원칙 유지가 결정됐다.
아울러 인천은 친박계인 유정복 전 장관의 후보 선출을 위해 100% 여론조사가 유리하다는 보도도 있지만 여러 논란이 중첩되면서 일단은 경선룰 유지로 일단락됐다.
당초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오랫동안 닦아 놓은 지지기반이 만만치 않아 차출론 중심에 있는 유 전 장관이 불리한 상황으로 평가됐었다. 하지만 인천을 지역구로 둔 이학재 의원이 유 전 장관을 지지하면서 유 전 장관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00% 여론조사의 예외를 둘 경우 상당수 광역단체장 선거 지역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당 안팎의 불협화음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기존 원칙을 고수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