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주목적은 교역증진, 무역결제 활성화 시간 걸릴듯"
[뉴스핌=우수연 기자] 우리나라와 호주가 지난 23일 45억 美달러 규모(50억 호주달러, 5조원)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스와프 체결로 우리나라가 신흥국 중심에서 벗어나 선진국과의 금융안전망을 강화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위기시 대응 능력이나 무역결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한은에 따르면, 호주와의 스와프 규모는 45억 미달러 수준으로 현재 통화스와프를 맺은 국가들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는 위기 대비용이라기보다는 상호 교역증진이라는 상징적인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이미 외환보유액도 충분하고 통화스와프도 여러나라와 맺고 있어서 외화자금시장은 충분히 안정됐다고 본다"며 "이번 호주와의 통화스와프는 주요국(G4)을 제외하고도 주변국들이 상호 공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금융시장에 알려준 정도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도 이번 통화스와프의 목적이 평상시 상호 교역증진이며 공급통화가 미달러화가 아닌 상호간의 자국통화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위기 대비용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한은 관계자는 양국간 교역 규모, 상호 투자관계, FTA 체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통화스와프 규모를 45억 미달러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중 통화스와프가 약 560억 미달러(3600억위안/64조원)인 것과 비교하면 45억 미달러(50억 호주달러/5조원) 규모는 미미하다. 다만, 양국의 교역규모를 고려하면 한-호주 교역규모는 2013년 기준 약 303억 달러로 한-중 교역규모인 2289억달러의 13% 수준이다.
한은은 호주 중앙은행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협의를 통해 양국 무역결제 지원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무역결제에서 미달러화의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실질적인 금융안전망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호주 교역규모의 7.5배에 달하는 중국의 무역결제 제도도 아직까지 활성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호주와의 무역에서 호주달러 또는 원화를 사용할 가능성은 요원하다.
전 연구원은 "현재 무역결제 시 통화비중을 보면 호주달러의 비중은 미미한 편이고 거의 미달러화 결제를 하기 때문에 이번 스와프를 계기로 실제로 호주달러가 사용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원/호주달러 마켓이 없기 때문에 호주달러나 원화로 직접 결제할 경우, 오히려 미달러 결제 후 양국에서 환전하는 것보다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호주의 금융 인프라 구축이 잘 정비돼있기 때문에 중국 등 신흥국보다는 빨리 무역결제의 활성화가 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호주가 무역 및 금융부문에서 제도 및 인프라 정비가 중국 등 신흥국보다는 나은 만큼 향후 무역 결제가 과거보다 활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2월 현재 우리나라의 통화스와프 계약은 총 998억달러 상당이며 체결하기로 합의된 인도네시아, CMIM 개정협정문이 발효되면 1290억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중 위기시용 통화스와프는 총 292억달러로 다자간(CMIM) 통화스와프 192억달러, 일본과의 양자간 스와프 100억달러가 체결돼 있다. CMIM 개정협정문 발효시 우리나라의 위기 대비용 통화스와프는 484억달러로 증가하게 된다.
우리나라 통화스와프 체결 현황 <출처=한국은행> |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