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경기부양 안하고 재정불용, 재정당국 책임"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지난해 계획은 했으나 쓰지 않고 남긴 돈(불용액)이 18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해 정부의 재정운용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2013회계연도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를 마감하고 지난해 정부의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마감 결과, 총세입은 292조9000억원, 총세출은 286조4000억원, 그 차액인 결산상잉여금은 6조5000억원 발생했으며 다음 연도 이월액(7조2000억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8000억원 적자였다.
특히 불용액은 일반회계에서 10조5000억원, 특별회계에서 7조6000원이 각각 발생해 총 18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불용액이 18조원을 넘게 발생한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다.
전출금(일반회계→특별회계) 등 회계·계정간 거래를 제외한 전체 순불용규모는 14조2000억원이다.
정부가 계획은 했지만 쓰지 못한 돈이 14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불용내역을 보면 기재부 예비비 불용 2조원 내외를 제외하면 국토교통부 1조6000억원, 교육부 1조원, 농어촌구조개선 3조4000억원, 교통시설 1조4000억원, 에너지 및 자원사업 6000억원 등이다.
이에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저성장시대에 내수를 진작시키고 경기를 부양시켜야 할 정부가 대규모 불용을 시킨 것은 범죄"라며 "재정당국의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의원은 "정부가 지난해초 추경이 경기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추경세출 5조원보다 많은 18조원을 불용시킨 것은 국회와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향후 정부의 부실한 재정운용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의 재정집행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도 "기재부가 예상되는 세수부족분을 메꾸기 위해 지난해 8월 5~6조원 규모 불용예산 전용 계획을 내놓아 고의 불용을 계획한 만큼 세수 결손이 단순히 8조5000억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순 불용액인 14조2000억원에서 통상 불용액 규모인 5조원을 제한 9조2000억원을 더하면 사실상 17조7000억원 규모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더 이상 이와 같은 세수부족 사태와 재정적자는 감당하기 위험한 상황으로 이제 조세제도의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난 한 해 우리 경제가 2.8% 성장했지만 이와 같은 세수 부족 사태를 겪는 것은 조세제도와 소득배분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규 기재부 재정업무관리관은 "세입 부족을 예견하고 8월 말부터 대책을 세우고 각 부처가 협의해 자체적으로 재원을 절약하는 방안 을 강구해 왔다"며 "기금 여유자금 등 대체재원을 마련하고 예산을 절감해 6조5000억원 정도의 여유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굉장한 노력을 기울였고 상당한 규모의 세입 부족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재정을 운용했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