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중국이 상하이(上海)자유무역지대(FTZ)를 통해 개인의 해외투자(QDII2)를 처음으로 허용하는 등 본격적인 금융개혁에 나섰다.
신화사(新華社) 등 중국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2일 '중국(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의 금융지원에 관한 의견(지침서)'을 통해 처음으로 개인의 해외 투자 방침을 밝혔다. 이에따라 상하이 FTZ를 중심으로 금리시장화 추진과 위안화 국제화·자본계정 자유태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은 자본계정 자유태환 추진을 위한 개인의 해외투자 및 해외융자 허용 방침에 쏠렸다. '의견'은 상하이FTZ 내 자격요건을 갖춘 개인이 증시 등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상하이FTZ 안에서는 금융기관 혹은 개인 등 신분에 상관없이 일정 자격요건을 구비하면 누구나 해외에 투자할 수 있고, 자영업자도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여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자격을 획득한 일부 중국 국내 투자기관에게만 해외투자를 허용하던 QDII제도가 상하이FTZ 안에서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된 것.
중국은 상하이FTZ를 '시험대' 삼아 개인의 해외투자 자격인 적격 국내개인투자자(QDII2) 제도를 시범 운영한 후, 광둥(廣東)성 선전(深圳)과 톈진(天津)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쭝신(張宗新)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교수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QDII2 시범 시행이 전국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광저우(廣州)와 선전은 이미 QDII2 시범시행 방안을 국무원에 제출했다. 톈진(天津)에서도 QDII2 제도를 실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QDII2 제도 시행은 중국의 자본계정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학자와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개인의 해외투자 허용을 통해 자본계정 개방의 폭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평가했다.
천보(陳波) 상하이자유무역지대 연구센터 부주임은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의견'의 개혁조치는 시장의 예상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자본계정과 관련한 내용은 시장의 기대를 훨씬 넘어선 파격적인 수준이었다"라고 밝혔다.
'의견'은 또한 상하이FTZ 소재 기업의 해외 모회사가 중국 자본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상하이FTZ 내 금융기관과 기업이 상하이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에 투자하거나 거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루정웨이(魯政委) 흥업(興業)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전자(前者)의 조치는 홍콩의 '딤섬본드(위안화 표시채권)'를 상하이로 옮기고, 후자는 상하이FTZ 내 외자기업에게 QFII(외국기관이 중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의 투자 한도를 확대한 것과 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견'은 이밖에도 상하이FTZ 소재 중국 기업의 해외시장 자금조달, 해외 증시 투자와 파생상품 거래 참여를 허용하고, 중국 내 기업이 상하이FTZ 구역 내 해외 자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는 재무센터를 설비할 수 있도록 해 외환관리로 인한 불편함을 대폭 줄였다.
한편, 인민은행은 무역계좌의 분할 관리 추진을 이번 개방 조치의 선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즉, 개혁·개방 조치의 영향으로 상하이FTZ 내 단기성 투기자금이 몰리지 않도록 별도의 '장치'를 마련한 것.
'의견'은 상하이FTZ 내외 주민 모두 위안화/외화 자유무역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중국 내 보통계좌와 자금 이동과 관리 방식을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투기자금을 차단할 계획이다.
상하이FTZ 거주자와 비(非)거주자가 개설한 위안화/외화 자유무역계좌 및 해외계좌 간 자금은 국내 계좌처럼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위안화/외화 자유무역계좌와 중국내 상하이FTZ 밖 은행의 결제계좌 간의 자금 유동은 해외자금 이동으로 간주, 별도 관리한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