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5%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6.3% 수익
[뉴스핌=한기진 기자]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서 공방을 벌이자 추가 상승 대신 안정성을 택한 주가연계증권(ELS)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별종목형 보다 지수형 판매가 더 늘었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추가 상승보다 2000선을 지키거나 급락하지 않을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달 20일부터 22일 3일간 판매한 '저(低) 녹인(knock-in) ELS' 상품이 예정된 판매 규모 1100억원 어치 모두 팔렸다.
이 상품은 조기상환형 ELS 4종으로 녹인 조건이 최근 투자자의 입맛을 맞췄다는 평가라는 게 우투증권 분석이다.기초자산은 다른 ELS와 마찬가지로 KOSPI200지수, HSCEI지수, S&P500지수 등으로 같았다.
하지만 원금손실 조건을 투자기간 동안 최초 기준가 대비 35%와 45% 미만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만기에 연 6.30%와 8.50%의 수익을 보장해주도록 했다. 당시 코스피 기준으로 보면 당시 2006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1300, 1100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면 수익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에 판매한 '현대able ELS 493호(1인덱스 디지털형)' 역시 청약 마감 결과 총 325억원 한도에 106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3.28대 1의 경쟁률이다. 이 상품 역시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1년 원금부분보장형 상품으로 녹인 범위를 35%로 낮춰 원금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코스피200 지수가 만기까지 기준가격대비 35%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4.1%의 수익을 지급하고 그 밑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원금의 95%를 보장한다.
ELS는 원래 투자 수익률이 높은 종목형이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올 들어 STX팬오션과 현대중공업, GS건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서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KB금융을 담은 일부 ELS에서도 녹인 배리어에 진입하자 종목형 ELS는 급격히 위축됐다.
우리투자증권 상품지원부 관계자는 “원금손실 조건인 35%와 45%는 요즘 ELS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조건으로 코스피 지수가 올랐기 때문에 대단히 좋은 조건”이라며 “지수가 오른 것이 감안돼 투자자의 심리가 안정성을 강화된 상품을 찾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에는 지수, 투자 타이밍, 수익률 등 삼박자가 잘 맞아야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우투증권은 이번 주 중 원금손실 조건을 45%와 50%까지 확대한 ELS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주 50% 상품에 대한 투자자 관심 차원에서 시험 판매한 결과 3일 사이 47억원이나 청약됐다.
이중호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수형 ELS는 투자 심리가 안정형을 선호할 때 나타나는 것으로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인기를 끈다”면서 “최근 판매가 늘었지만 ELS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나고 더 높은 이익을 찾는 분위기가 나타나면 개별 종목형 ELS가 인기를 끄는 흐름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