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정상화 vs 과잉규제
[뉴스핌=서영준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통과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향후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래부는 18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근 휴대폰 제조사들이 문제점으로 꼽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말기 유통법) 관련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김주한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의원 발의로 개정을 진행하고 있는 단말기 유통법은 정치권, 이통사 대리점, 국민의 지지을 얻고 있다"며 법안 통과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했다.
◆미래부, 시장정상화 위해 필요
미래부는 제조사들이 우려하고 있는 원가자료 제출에 따른 영업비밀 공개와 관련해 '단말기 원가자료'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홍진배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단말기 판매량, 장려금 규모 등 단말기 판매와 보조금 지급 구조와 관련된 필요 최소한의 자료를 제출토록 한 것"이라며 "단순 조사 목적으로 외부에는 절대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와 제재가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첩돼 이중규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음'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 과장은 "수정대안이 마련돼 공정거래법과 동일한 사유로 이중처벌받지 않는다는 규정이 포함됐다"며 "기본적으로 제조사를 규제 관할 하에 두겠다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처럼 장려금을 일괄적으로 지급하거나 판매량에 따라 합리적으로 차등하면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휴대폰 산업 붕괴 주장에 대해서는 '논리적 비약'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보조금을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차별 없이 지급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을 시장 위축으로 보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가격차별 금지 및 후발 제조사의 경쟁력 저하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고 밝혔다.
홍 과장은 "단말기 유통법은 규제보다는 소비자에게 투명한 가격정보를 제공해 합리적 선택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유통구조가 정상화 되면 다시 개정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사, 과잉규제 입장 고수
미래부의 이같은 반박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은 정부가 제조사를 압박하기 위한 과잉규제라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미래부가 원하고 있는 제조사의 단말기 판매량, 장려금 규모 등 단말기 판매와 보조금 지급 구조 관련 자료는 이동통신 3사의 자료만 봐도 충분히 파악 가능하다는 게 제조사의 입장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미래부가 이야기하는 자료들은 이동통신 3사의 자료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며 "자료 체출도 얼마를 주기로 하라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아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통위와 공정위의 이중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미래부의 수정대안은 법안 제9조 1항과 2항에서 각각 조사 및 제재 주최를 달리하고 있다"며 "공정위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방통위로 쪼개 두 명의 시어머니 눈치를 봐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미래부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기 진입이 전체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안일한 현실 인식으로 지적했다.
제조사 관계자는 "미래부가 스마트폰 보급률을 제시하면서 SA의 자료를 인용했는데 SA에서도 판매량 감소를 정부의 규제로 인한 결과로 밝히고 있다"며 "자료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