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스마트 가이' 라구람 라잔, 칵테일 위기 印 구해낼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9월5일 RBI 새 총재 역할 시작..통화절상-물가 잡기 위해 긴축정책 펼 듯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통화 가치의 급락. 썰물같이 빠져나가는 외국 자본들. 이를 막을 실탄(외환보유액)의 부족. 기시감(Deja-vu)이 든다. 1997년 태국 바트화 폭락이 우리나라로 순식간에 전염, 외환위기에 빠지게 했을 때 봤던 그런 현상 맞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금융시장이 요즘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시장도 자유롭지는 못하다. 한 번 덴 터라 외환보유액은 "너무 많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많고 당시보다 훨씬 경제 체력(펀더멘털)이 개선돼 있어서 걱정없다고는 하지만, 대외 변수에 대해선 언제든 호언장담할 것이 아니란 걸 지난 몇 년 선진국발(發) 위기에서 잘 배웠다. 

특히 위험한 것으로 여겨지는 곳이 인도. `신(新) 외환위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 등 온갖 흉흉한 얘기들이 나돈다. 지난 5월 이후 17% 빠진 루피화 가치는 22일(현지시간)에도 또 떨어졌다. 달러-루피 환율은 65.56달러로 치솟아 루피아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또 갈아치웠다.

비로소 인도 경제가 처해 있는 문제들이 거론된다. 제로(0) 수준의 금리에 빌릴 수 있는 풍부한 달러 캐리 자금이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에 투자될 때는 가려졌다가 미국이 대대적인 양적완화를 거둬들일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는 소식에 자금이 급속히 회수되면서 물빠진 갯벌 드러나듯 인도 경제의 황폐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라구람 라잔 새 인도중앙은행(RBI) 총재(출처=이코노미스트)
바로 이런 순간에 인도 통화정책의 수장이 바뀐다.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내고 다시 학교(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로 돌아갔다가 최근까지 인도 재무부 수석 경제자문을 맡아왔던 라구람 라잔이 인도중앙은행(RBI) 총재에 오른다.

대개 국내에서 활동해 온 인물이 뽑혔는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도 출신 경제학자를 중앙은행 총재에 앉힌 일은 이례적이어서 화제를 모았다. 

라구람 라잔은 또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냈던 인물이란 점, 그것도 지난 2005년 8월 앨런 그린스펀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 마지막으로 참석했던 잭슨홀 회의(JacksonHole Conference)에서 그린스펀 면전에 그런 경고를 날렸던 이로 유명하다. 

흥미로운 건 당시 그 회의에 참석했고 지금은 미 연준 의장감으로 회자되는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라잔의 보고서를 놓고 "기본적으로 살짝 잘못된 전제를 했으며 잘못 판단됐다"고 비난한 바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대형 위기에 대비하라고 경고음을 울렸던 라잔이 위기의 인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자리에 올랐으니 기대감은 당연히 높다. 

인도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를 따라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 인근국은 물론 벨기에 등에서 성장한 그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자신의 '지적인 영웅'이 될 이를 찾았다. 존 메이나드 케인즈가 그 주인공. 라잔은 경제학자가 되어 모국을 침체와 가난에서 해방시키겠다는 일념을 갖게 된다.

학계에서도 그는 이미 스타였다. 2003년에 40세 이하의 뛰어난 경제학자만 받을 수 있는 피셔 블랙 상(Fisher Black Prize)을 받았고 2003~2006년 최연소이자 동양인으로선 처음으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다.

2005년에 외면당했던 보고서엔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을 지목해 디폴트가 일어날 경우 어마나 걷잡을 수 없는 고통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고, 은행간 시장이 얼어붙게 되면 대대적 금융위기가 올 것이라고 마치 수정구슬을 본 듯 내다봤다. 위기 이후엔 은행별로 죽일 곳과 살릴 곳을 구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렇지 않으면 은행 문제는 더 깊어질 것이고 경기 회복은 지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렇게 미래의 위기를 잘 예측해 온 것과 실제 정책 결정자의 자리에 앉아서 위기를 해결해 나갈 능력이 있을 지는 뿌리야 같아도 다른 줄기의 문제일 수 있다. 

영국 가디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도 경제는 '위기의 칵테일' 상태에 빠져 있다. 

경제 성장률은 2010~2011년 10%에 육박했다가 지금은 5%도 안 된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8%를 기록했다. 그런데 물가는 치솟았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0%를 넘는다. 외국 자본이 빠지고 있을 뿐 아니라 투자되는 자금도 급감했다. 선진국 기업들의 아웃소싱으로 풍부했던 수출이 줄면서 경상수지 적자도 엄청나게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2790억달러 가량으로 일부에선 "2주분 수입분을 감당할 정도"라고도 본다.

최근 루피화 가치가 폭락하고 시장이 흔들리면서 인도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출처=파이낸셜타임스)

최근까지 RBI는 일단 떨어진 루피화 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해 긴축 기조를 보였다. 그러나 갑자기 장기국채를 사들이겠다는 조치로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등 신뢰를 잃었다. 라잔은 신뢰 회복을 위해 RBI 내에 통화정책위원회부터 만들 것이라고 가디언은 예상했다. 현재까지 중앙은행 총재가 거의 단독으로 정책을 결정해 온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라구람 라잔(출처=워싱턴포스트)
라잔은 이미 달러화 유출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애국채권'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경상수지 적자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인도 밖에 거주하는 인도인들을 대상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 구멍을 메우려는 것이다.

라잔이 2008년 에스와르 S 프라사드와 공동으로 낸 보고서에 보면 "통화정책이 거시경제와 금융 안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은 단 하나의 목표,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쓰여 있다. 

이 소신을 감안한다면 그는 물가안정과 통화가치 절상을 가져올 수 있는 긴축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인도의 기준금리인 레포금리는 7.25%에 달해 제로 수준인 선진국과 달리 '어떻게 해 볼' 여지도 있다. 

그도 말했듯 통화 정책 홀로 '마법의 지팡이'처럼 작동될 수 없겠지만 상황을 전후좌우 파악할 수 있고 충분한 지식을 갖춘데다 미디어, 투자자, 대중과의 소통 또한 계속 해 온 점은 기대를 걸 만한 점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보다는 정부의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채이 손발을 맞춰야 할 때 정부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 온 그가 갖고 있는 장점은 더 발휘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