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광장 ANDA 칼럼

속보

더보기

[최보기의 책으로 여는 세상] 중국의 붉은 별이 뜨기까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중국인 이야기 2부 (김명호 지음, 한길사 펴냄)

 

눈이 번쩍 뜨이는 글이 나온다. 

'혁명과 여자와 책을 사랑한 쑨원. 수천 년간 중국의 지도자들은 거의가 독서광이었다. 쑨원도 마찬가지였다.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도 통증을 참으며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해외 망명 시절에도 짐 보따리 속에는 책이 가장 많았다. 
비 오는 날 우산은 챙기지 않아도 책은 놓고 나가는 법이 없었다. 전쟁터에서 작전을 지휘할 때도 한 손에 신간 서적이 들려있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겐 요즈음 무슨 책을 보느냐고 꼭 물었다.'

"사람을 치료하는 인의(人醫)로 평생을 지내느니 나라의 환부를 도려내는 국의(國醫)를 하겠다"며 병원문을 닫고 혁명의 길로 들어선 젊은 의사 쑨원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길은 독서 밖에 없다. 몇 끼 굶는 것은 별게 아니지만 책이 없으면 불안하다. 내게는 독서가 밥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타이완과 북경, 두 중국에서 동일하게 국부로 추앙 받는 쑨원이 '중국인 이야기 2부'의 중심이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시작된 쑨원의 혁명 역정은 그러나 중국사에 능통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혀 알지 못했던 인물 '쑹자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쑨원의 정치적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쑹자수의 둘째 딸 쑹칭링이 쑨원의 부인, 셋째 딸 쑹메이링이 장제스의 부인이다. 이 정도면 대륙의 붉은 별이 뜨기까지 쑹자수 가문의 막강한 역할은 굳이 생략해도 되겠다.

국부 쑨원이 죽은 후 중국은 그의 휘하에서 혁명에 투신했던 장제스, 장쉐량, 마오쩌뚱과 저우언라이의 삼분지계였다. 대륙을 휘어잡았다가 결국 타이완으로 쫓겨 난 장제스는 1937년 1월부터 1990년 5월까지 무려 53년 5개월 동안 17곳을 옮겨가며 장쉐량을 연금했다. 

1936년 시안사변이 원인이었다. 일본보다 공산당을 먼저 토벌하겠다는 장제스를 장쉐량이 감금, 국공합작을 이끌어낸 사건이었다. 그런 후 동지 장제스를 배웅하러 난징으로 떠났던 장쉐량이었다.

이후 장제스는 죽을 때까지도 "호랑이를 풀어 놓아서는 안된다"고 유언했지만 그의 아들은 장쉐량을 장제스의 시신 앞으로 인도, 작별을 고하게 했다. 장쉐량은 "두터운 정은 골육과도 같았지만 정견의 차이는 철천지원수와도 같았다"는 한마디로 반세기에 걸친 애증을 정리했다.

장쉐량이 자유의 몸이 되기 20년쯤 전인 1967년 7월 19일 베이징 항공학원 운동장에서는 또 한사람의 노인이 마오쩌뚱의 홍위병에게 끌려 나와 온갖 수모를 당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펑더화이, 우리에게는 팽덕회(彭德懷)라는 이름이 더 낯익다. 

중국의 붉은 별 중 마오쩌뚱 못지 않은 그였다. 6∙25전쟁 때 30만 중공군을 이끌고 와 뜻밖의(?) 통일의 기회를 맞은 한반도에 찬물을 끼얹었던 달갑지 않은 인물, 그도 마오쩌뚱의 대약진운동에 반기를 들었다가 감옥에서 처절한 죽음을 맞았다. 임진왜란 때 선봉장이었던 고니시유키나가(小西行長)가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맞섰다가 참수당한 것처럼. (그러니 함부로 군사를 이끌고 한반도에 들어오지 말라는 말이다.)

장제스에게 요참을 당한 쑨빙원의 딸로 저우언라이의 양녀가 된 쑨웨이스, 한 참 잘나가던 그녀는 마오쩌뚱의 소련 방문에 동행한 이후에는 마오의 부인 장칭에게마저도 고개가 뻣뻣했다. 그러다 문화대혁명을 맞아 영문도 모른 채 공안국에 끌려와 7개월 동안 얻어 맞기만 하다 47세의 나이로 죽었다. 

'열명의 군자에게 죄를 지을지언정 한 명의 소인에게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똑똑한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미쳐 (독서를 통해)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팔로군 총사령관이었던 주더(朱德)의 아내, 여장부 캉커칭은 비리에 연루된 손자를 극형에 처하도록 손을 쓰지 않았다. "왕자의 범법에 대한 형벌도 서민과 같아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단호한 입장이었다. 쑨원이 중국의 국부로 타이완와 북경에서 모두 추앙 받게 된 중요한 배경 중의 하나 역시 친인척들에 대한 인정, 월권, 부정에 엄격했던 리더십이 한 몫 들어있다.

우리는 모르는 것이 많다. 그 중 중국과 일본이 얼마나 강대국인지 모르는 것이 대표적이다.중국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중국, 절대로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수천 만 명의 젊은 수재들이 30년 동안 치열한 풀 리그를 벌이며 경쟁해서 살아남은 인재들이 이끌어 가는 나라가 중국"이라고 한다.

삼국지에 버금가는 신 삼국지, 중국 근현대사 인물열전,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 2부'는 그런 유장함이 읽히는 흥미와 처세와 역사가 함께 한다. 사랑과 애증의 인간사와 도도하게 흐르는 대륙의 역사가 씨줄날줄로 얽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돌아간다.

최보기 북컬럼니스트(thebex@hanmail.net)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대전·충남' 통합…與野 동상이몽 [서울=뉴스핌] 이바름 배정원 신정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대전·충남 통합' 언급이 정치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두달 전 관련 특별법을 발의한 바 있는 국민의힘은 이제라도 정부여당이 공론화와 협의 과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충남특별시장 선출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민주당은 1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상임위원장에는 황명선 최고위원이 임명됐으며, 박범계(대전 서구을)·박정현(대전 대덕구)·이정문(충남 천안시병) 의원 등이 공동위원장으로 위원회에 합류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명선 조직사무부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4.06.10 pangbin@newspim.com 황 최고위원은 "대전·충남 통합은 국가 균형성장 전략인 '5극 3특'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광역단체장 선출을 목표로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빠른 시일 내에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을 제정하고, 내년 2월 전까지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미 관련 법안을 발의한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움직임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내심 불편한 기색이다. 성일종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44명은 지난 10월2일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법안 발의 과정에서 성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의 참여를 독려했으나, 한 명도 법안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성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시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께서는 공개적으로 '상임위에 이 법이 올라오면 적극 반대할 것'이라고 밝히시기도 했다"며 "지난 두 달간 민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다 정회를 선포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5.02.20 pangbin@newspim.com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대전·충남 통합 추진 이면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뒤늦게 정치공학적 측면에서 대전·충남 통합 의제를 가져가려는 대통령실의 의도는 충청인들의 자존심을 심하게 훼손하는 결과가 될 거라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그동안 국민의힘이 일관되게 추진해 온 정책 방향에 화답한 것으로, 그 자체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정치적 셈법이 개입된 선거용 통합,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졸속 추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선거를 불과 6개월여 앞두고, 정치적 이해관계만 염두에 두고 졸속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명백한 선거개입 시도'이며 분열과 부작용만 야기할 뿐"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진정성 있는 통합 추진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충분한 공론화 과정과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부연했다. right@newspim.com 2025-12-19 13:32
사진
13만 경찰 '새 수장' 누가 거론되나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조지호 경찰청장이 파면되면서 13만 경찰의 새 수장 인선을 위한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전날인 18일 조 청장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열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국회의 탄핵 청구를 인용했다. 조 청장은 1968년생으로 경찰대 6기로 졸업한 뒤 입직해 경찰청 인사담당관, 혁신기획조정담당관 등을 지내 '기획통'으로 꼽혔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파견을 거친 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2022년 6월 치안감, 이듬해 1월에는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차장과 서울경찰청장 등을 지낸 뒤 지난해 8월 경찰청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전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문서를 전달받은 사실과 국회 봉쇄를 지시한 점으로 인해 이후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으며 결국 파면에 이르게 됐다. 경찰청장이 탄핵소추로 파면된 것은 조 청장이 최초다.  조 청장의 파면으로 또 한번 경찰청장 잔혹사가 이어지게 됐다. 지난 2003년 경찰청장 2년 임기가 도입된 이후 14명의 경찰청장 중에서 임기를 마친 청장은 5명에 불과하다. 헌법재판소는 전날인 18일 조 청장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열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국회의 탄핵 청구를 인용했다.[사진=뉴스핌 DB] 조 청장의 파면으로 신임 경찰청장 인선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찰청장은 지난해 12월 12일 조 청장이 국회에서 탄핵 소추된 이후 1년 넘게 공석으로 대행 체제 상태였다. 차기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중에서 결정된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이 맡는 치안총감 다음인 두번째 상위 계급으로 경찰청 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 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7명이 해당된다. 경찰청장 인선은 대통령실의 후보자 추천→경찰위원회 동의→행정안전부 장관 제청→국회 인사청문회→대통령 임명 순으로 진행된다. 경찰청장 임기는 2년이다. 경찰청장은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신임 경찰청장 후보에는 현 직무대행인 유재성 경찰청 차장,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1966년생인 유 대행과 박 본부장은 현행법상 내년이면 연령정년으로 퇴임해야 한다. 경찰청장에 임명되더라도 임기 중간에 사임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지난 이철성 전 경찰청장은 2020년 임기를 두달 앞두고 연령정년에 도달해 사임했다. 이와 함께 국가수사본부장의 경우 2년 임기가 보장돼 임기를 마치면 당연퇴직해야 한다. 퇴임 후 경찰청장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해 명확한 규정이 없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국회에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신정훈 국회 행안위원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경찰청장과 국가수사본부장, 해양경찰청장이 임기 중 연령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유 대행과 박 본부장은 2년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된다. 대행 체제로 무난하게 경찰이 운영됐던만큼 당분간 대행체제를 더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대행체제를 유지하면서 현재 치안감인 인사를 치안정감으로 승진시킨 후 경찰청장으로 내정하는 방법도 배제할 수 없다. 조지호 경찰청장. [사진=뉴스핌 DB] krawjp@newspim.com 2025-12-19 11:59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