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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흐름 바닥난 건설사 미수금까지 ‘눈덩이’

기사입력 : 2013년04월25일 13:49

최종수정 : 2013년04월25일 14:53

- 공사미수금이 자산의 37%…차입 의존

[뉴스핌=이동훈 기자]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공사 미수금 증가로 고민이 깊다. 주택분양 실적 부진이 장기화된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이 많아 받아야 할 공사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미수금이 쌓이면 유동성이 막힌다. 보유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회사채 및 PF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외부에서 돈을 빌려다 써야 한다. 부채비율이 높아져 자금조달 능력은 악화된다. 재무상태도 부실해진다. 미수금을 떼일 것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25일 건설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공사 미수금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짧은 시간 안에 미분양이 줄어들기 어려운 데다 할인분양까지 성행하고 있어 건설사가 느끼는 자금 압박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시공한 인천 테크노파크 IT센터. 분양한지 2년이 넘었지만 분양률은 36%에 불과하다.>

시공순위 22위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말 기준 공사 미수금은 1조192억원으로 전년(9440억원) 대비 8% 증가했다. 주택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공사 미수금은 되레 늘었다. 부실화 사업이 많다는 방증이다. 이로 인해 자산(2조5863억)의 37%가 공사 미수금으로 잡혀 있는 실정이다.

인천 테크노파크 IT센터가 가장 큰 골칫거리다. 이 건물은 최고 33층, 2개동 규모로 지난 2011년 1월 준공했다. 준공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분양률은 36%에 그친다. 올해 코오롱은 이 건물의 공사비로 686억원을 회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분양률이 저조해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 미수금으로 쌓인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공사 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1940억원)이 늘어 2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설정비율이 26%로 낮아 악성 미분양이 해결되지 않으면 올해 흑자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증권업계 전망이다.

공사비를 받지 못해 부채상환 및 운영자금 등을 외부에서 차입하다보니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474%까지 치솟았다. 중견건설사 중 최고 수준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분양 부진으로 공사 미수금이 늘면서 대손충당금 설정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운전자본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회수계획에 맞춰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건설의 공사 미수금은 지난해말 기준 2조4146억원으로 전년(1조9914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부산 남구 오륙도SK뷰(총 3000가구), 경기 화성시 ’신동탄 SK뷰파크’(총 1967가구) 등은 분양가를 기존 계획보다 대폭 낮췄지만 미분양이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같은 기간 서희건설의 공사 미수금은 1455억원에서 1863억원으로 28% 늘었다. 주택분양 비중이 높은 호반건설은 409억원에서 845억원으로 2배 늘었고 신동아건설은 2146억원에서 4% 증가한 2238억원에 이른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통상 도급사업의 경우 시공사가 건축한 이후 분양수익을 통해 공사대금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부 공사 미수금을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기업 규모에 비해 미수금이 많거나 규모가 급증하는 회사는 향후 유동성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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