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기자수첩] '아륀지'에서 '귤'로 돌아온 인수위(?)

기사입력 : 2013년01월10일 13:48

최종수정 : 2013년01월10일 15:50

- 홍기택 인수위원의 NH금융지주 사외이사직 파문을 보며

[뉴스핌=노희준 기자] "'아륀지'(orange )에서 '귤'로 돌아온 건가?"

박근혜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맡고 있는 홍기택 중앙대 교수의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논란과 이사직 사퇴, 그리고 그 사이에 있었던 '귤 적선'(?) 해프닝을 보면서 기자의 머리를 스친 생각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인 2008년 1월 30일 당시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은 우리나라 영어 교육 문제점을 겨냥해 이른바 '아륀지' 발언을 했다.

"미국 가서 '오렌지' 달라고 했더니 아무도 못 알아들어 '아륀지'라 했더니 가져오더라." 영어몰입교육을 주장하는 취지였지만, 이 위원장은 이후 '어륀지'발언으로 여론의 조롱거리가 됐다.

단순한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새로운 정책을 새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과욕'이 부른 예고된 '헛발질'이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요란한 소동과 달리 정작 중요했던 인사 문제에서는 검증 미비 문제가 노출됐다. 이명박 정부의 첫 조각은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과 '강부자'(강남 땅 부자') 논란에 휩싸여 3명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관가에서는 정권 초기, 미국산 쇠고기 촛불 시위에 직면하면서 정권 신뢰도가 급속히 추락했던 이명박 정부의 실책이 실은 '이륀지' 논란부터였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새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기 시작한 불명예스러운 신호탄이었다는 것이다.

2013년 1월 10일. 박 당선인 인수위에서는 '귤'이 화제(?)가 됐다. 언론의 눈길에 들어온 인사는 박 당선인 인수위 경제1분과 인수위원인 홍기택 교수다.

홍 교수는 9일 삼청동 인수위 별관에 마련된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 앞에 영하 12도의 추운 날씨와 별로 어울리지 않는 '귤'  한 봉지를 들고 나타나 "하나씩 드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고생하는 기자들을 생각한 친절함처럼 보이지만, 홍 교수는 정작 필요한 사항을 말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누구지'라고 수군거릴 때도 정작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고, 이후 기자들이 알아본 이후에도 쏟아지는 질문에 입을 다문 채 별관으로 사라졌다.

'귤'을 나눠준 시점도 찜찜한 구석이 있다. 기자들 앞에 '귤'을 갖고 나타나기 전날인 8일 홍 교수는 NH농협금융지주의 사외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확인돼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홍 교수가 속한 경제1분과는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분과인데,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기자들에게 '귤'을 건넨 선의가 다르게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의혹의 눈초리는 박 당선인의 인수위 전체로도 향한다. 홍 교수가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는 것을 정말 몰랐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사전의 사임 권고 등의 조치 없이 경제1분과에 배정한 것인지를 검증하고 답변해야 할 주체가 인수위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인수위는 초반부터 '깜깜이 인사'와 '밀봉 인사' 등 소통 부족에 대한 우려가 계속 지적돼 왔기 때문에 '귤'을 건네고 입을 다문 것으로 각인된 홍 교수의 이번 논란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인수위 인사 검증 시스템 전체 문제로 연결되는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박 당선인의 말처럼 설익은 정책이 인수위에서 흘러나와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다. 하지만 지나친 보안과 비밀주의에 치우쳐 발생하는 검증 부족과 소홀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결국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린 과유불급을 경계해야 한다. 현재 인수위는 소통 부족에서 파생되는 부실 검증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할 대목에 이른 듯하다. 지나친 과욕이 부른 '아륀지'가 5년이 지나 지나친 보안이 부른 '귤'로 돌아온 것이 아니길 바란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부지법 난동' 4명 오늘 선고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언론사 취재진을 폭행하거나, 법원에 난입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16일 내려진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이날 오전 10시 우 모 씨 등 4명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1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우 씨는 지난 1월18일 서부지법에서 취재 중이던 MBC 취재진에게 가방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남 모 씨와 이 모 씨는 시위대를 법원 밖으로 이동시키려던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는다. 안 모 씨는 서부지법 경내에 들어간 혐의(건조물침입)다. 지난 3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우 씨, 남 씨,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안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죄를 반성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서부지법 난동' 첫 판결이 나온 지난 14일, 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와 소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6 07:26
사진
사직 전공의 복귀 수요조사 마무리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정부에 전공의 복귀를 위한 '5월 추가 모집'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병원 단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희망 여부를 조사한 설문 결과를 마무리했다.  복지부는 지난 7일 이달 중 복귀를 원하는 사진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 수련은 3월과 9월에 각각 상·하반기 일정을 게시한다. 만일 사직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 맞춰 복귀하면 다음 해 2월에 실시되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이에 일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방안을 요구했고, 복지부가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복귀 의사가 확인돼야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부가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진 모습. 2025.02.06 yooksa@newspim.com 이에 따라 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 복귀 의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중 절반가량은 '조건부 복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재논의, 제대 후 복귀 보장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아직까지 실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미미한 수준이다. 앞서 대한의학회가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300명에 불과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올해 3월 기준 1672명으로 지난해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 1만3531명 대비 12.4% 수준이다. 전공의 사직 이전의 50%(6765명)까지 돌아오려면 최소 5093명이 돌아와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직 전공의는 "바뀐 게 없는데 복귀하겠느냐"며 "복귀하지 않겠다는 전공의가 대부분"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 단체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받은 후 추가 모집 결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복귀 마지노선이 5월인 점을 감안해 조속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늘 오후 기준 전달 받은 설문 결과는 없다"며 "설문 조사 결과를 받게 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5-14 17: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