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쇄신 방안 토론에서
[뉴스핌=노희준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 간 첫 대선 TV토론이 열린 가운데 박 후보와 이 후보는 정치쇄신 방안에서 극심한 대립각을 세웠다.
4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첫 토론회에서 박 후보와 이 후보는 대통령의 국가관과 유통산업발전법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는 "대통령은 분명한 국가관이 있어야 하는데 이정희 후보와 통합진보당은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고 애국가도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며 "대통령 출마 자격이 있는지 대통령이 된다면 광복절과 국군의 날에 참석해서 국민 의례를 거부할 것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민주노동당 대표를 2년간 했고, 당 대표로서 국가 행사에서 공식 의례를 함께 했고 TV에도 방송이 됐는데 기억을 못하고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을 두고도 격돌했다. 이 후보가 박 후보에게 "지킬 약속만 한다고 했는데 골목상권 사수하겠다고 하면서 골목상권 지키는 법은 국회에서 막았다"며 "왜 약속을 하고 벌써부터 안 지키는 것이냐"고 따졌다.
박 후보는 "애국가를 불렀다고 하는데 이를 거부하는 의원이 (통합진보당에) 있어서 그렇다"고 밝힌 뒤 "'유통법'에 왜 반대했느냐고 했는데, 유통법이 그대로 통과되면 농어민 손해도 연간 1조원 이상이고 납품업체 손해가 5조원 이상이다. 맞벌이 부부도 불편함이 있어 조정 중에 있다"고 되받았다. 그러면서 "상인연합회도 영업시간 조정 수용 의사를 밝혔다. 야당이 논의에 참여해 이번 회기에 통과시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박 후보가 이 후보 공격에 나섰다.
박 후보가 "총선 때 민주당과 연대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FTA (자유무역협정) 폐지, 제주해군기지 건설중단 공약은 어떻게 됐느냐"며 "정치개혁은 약속을 지키는 게 중요한데, 총선 끝나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총선 때 합의가 유지되는지 다른 합의를 하는 것인지"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실제로 2007년에 첫 예산을 통과시킬 때도 주민동의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 해군기지 예산을 반드시 전면 중단해서 문 후보가 전면 재검토 해주길 바란다"고 비켜갔다.
그러면서 외려 박 후보를 향해 "(새누리당이) 최저임금을 평균임금 수준으로 올리게 하는 개정안을 가로막았다"며 "이 법안을 가로막는다면 여성 차별을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민중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된다는 마리 앙트와네트와 다름 없다"고 비꼬았다.
이와 달리 박 후보와 문 후보는 대립각을 크게 만들지 않았다.
다만, 박 후보는 지난 4월 총선 때의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를 거론하며 "두당이 연대를 할 때 한미동맹 폐지, 제주해군 기지 건설 중단, 한미FTA 폐지 등을 합의했다"며 "어떤 것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지난 총선 때는 새누리당의 과반수 의석을 막기 위해서 통합진보당을 포함한 야권전체가 단일화, 연대를 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 생각해 거기에 따랐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으면 연대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데 지금은 그런 조건이 갖춰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