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수號 재벌정책 기조 변화 없어… 차기 대권따라 재벌운명 좌우
정치권發 '경제민주화'파장이 재계를 뒤흔들고 있다. 재벌의 지배구조문제나 금산분리 확대 등 쟁점 하나하나가 휘발성이 만만치 않다. 대선정국과 맞물리면서 '경제민주화'는 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을 소지가 많다. 나라경제의 반석 역할을 하는 우리 기업들도 차제에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경제 민주화' 바람이 칼바람이 아니라 훈풍이 되도록 정치권과 재계, 시민사회가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대선과 재벌개혁'을 기획한다.<편집자주>▲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뉴스핌=최영수·김지나 기자] 정치권에서 시작된 경제민주화 바람은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예외는 아니다. 표면적인 재벌정책 기조에는 아직 큰 변화가 없지만, 정치권이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과 검토에 분주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검찰의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때문에 경쟁당국으로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올 하반기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김동수號 경제민주화 아직은 '미풍'
김동수號 공정위의 재벌정책은 한마디로 ‘사전규제 최소화’로 대변할 수 있다. 이는 출범 초기부터 ‘친기업정책’을 표방했던 이명박 정부의 철학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선 직후였던 2007년 4월 공정위는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를 대폭 완화한 데 이어 2009년 3월에는 폐지하는 데 이르렀다. 출총제가 기업의 투자를 저해한다는 게 이유였지만, 대기업의 투자와 고용은 정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사전규제를 최소화하는 대신 사후규제는 강화하겠다던 공정위는 기업체의 소송을 의식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했고, 지난 6월 ‘4대강 건설사 담합’에 대한 판결은 ‘경제검찰’공정위에 대한 실망감을 고조시켰다.
이후 검찰이 ‘4대강 턴키공사’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공정위를 압수수색하기에 이르렀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위를 검찰이 압수수색한 것은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로서 공정위 직원들도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공정위가 ‘경제검찰’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지만, 주요 재벌정책에 대한 김동수 위원장의 생각에는 아직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출총제를 부활하거나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문제는 심사숙고해야 한다"면서 "출총제를 부활시키는 게 과연 효과가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정위의 기본원칙은 사전규제는 지양하고 사후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공정위의 대기업 정책에 대한 스탠스는 달라진 게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기업집단이 중소기업과 공생발전하려는 자세, 문화가 정착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차기정권 '재벌정책 강화' 불가피
▲김동수 공정위원장이 지난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특히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한 부당지원에 대한 감시를 보다 강화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의 부당지원이나 계열사 몰아주기 등에 대해 최우선적인 관심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면서 “지난 1분기에 10대 그룹과 합의한 대로 물류, 광고, SI(시스템통합) 등 계열사 거래가 많은 분야에 대해 실적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출총제 부활과 순환출자 금지 등 공정위 소관 주요 재벌 정책은 차기 정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주요 대선주자들이 제도 개선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경우 출총제 부활에 반대하고 있고, 신규 순환출자에 대해서만 금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출총제 부활과 순환출자 전면 금지에 찬성 입장이다.
결국 차기 대권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공정위 재벌정책이 대폭 달라지고, 재벌기업들의 운명도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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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