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과 곧바로 연정 구성에 돌입할 듯
[뉴스핌=김사헌 기자] 그리스의 구제금융 이행을 공약한 보수당인 신민당(New Democracy)이 총선에서 승리했다. 신민당은 곧바로 구제금융에 동의하는 다른 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트로이카가 제시하는 재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그리스 총선 결과 유로존 탈퇴라는 파국은 없을 것으로 보여 국제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안도하겠지만, 신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하지 않은 이상 여전히 앞으로도 그리스의 정치적인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17일(현지시간) 그리스 내각부는 중간 개표 결과 신민당이 29.5%, 시리자(SYRIZA)가 27.1% 그리고 사회당(PASOK)이 12.3%를 각각 득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스 총선은 1위 정당에세 50표의 비례대표 의석을 부여하기 때문에, 신민당과 사회당이 합치면 전체 의석 300석 중에서 161석은 무난하게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내각부 발표에 이어 개표가 80% 진행된 시점에서 신민당은 예상보다 더 높은 30.1%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시리자의 득표율은 26.6%로 줄어들었다.
당초 시리자가 승리하게 되면 구제금융 조건을 크게 변경하려할 것이고 심지어 유로존 이탈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신민당의 승리로 인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총선 결과 유로존은 시간을 벌 수 있게 됐지만, 그리스가 임금과 일자리 그리고 연금 감축 등으로 인해 사회적인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안도에 이어 길게는 정치적 혼란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리스는 24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5년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삶의 조건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수파 정당이 없고 신민당과 사회당의 연정으로도 지지율은 40%를 약간 넘는 수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선거 이후 10일내 구성되는 새 연정 내에서 각축전도 거셀 것이며 이에 따라 연정 자체의 구심력이 강력하기는 힘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당 측은 내부 경쟁 구도를 감안해 연정에 시리자와 여타 민주좌파 정당이 참여하기를 희망해왔다.
게다가 새 정부는 당장 몇주 내에 재정이 고갈되는 중앙정부를 운영하고 추락하는 경제는 되살리는 동시에 2년간 긴축으로 화가 날대로 난 시민을 달래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는 "그리스 시민은 유럽식 노선과 유로존에 잔류하기를 선택했다"면서, "이제 더이상 모험은 없다. 그리스의 유럽 내 지위는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당 대표는 패배를 시인하면서, 그러나 그리스 새 정부의 긴축 드라이브에 대해서는 맞서 싸울 것임을 천명했다. 치프라스는 "당장 월요일부터 투쟁을 개시한다. 그리스의 새 새벽은 이미 밝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자 지지자들은 "오늘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외쳤다.
사회당 고위 관계자는 자신들이 신민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하거나 의회에서 지지하는 방식으로 신민당을 지원할 것임을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논평을 통해 그리스의 선거 결과 빠르게 새 정부가 구성되고 이를 통해 경제적 과제를 적시에 풀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과 세계 주요 지도자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하고 당초 약속한 개혁을 이행하는 것이 모두가 원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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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