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과거에도 유럽위기 수차례 경고"
오는 17일 ‘그렉시트(Grexit)’ 여부를 판가름할 총선을 앞두고 있는 그리스와 은행권 부실로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제기되는 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가 심상찮다.
보수적 시각을 견지할 수밖에 없는 금융당국의 수장마저 최근 “유럽 재정위기는 1929년 대공황 이후 최대 충격”이라는 발언을 내놓는 등 작금의 경제 상황은 살얼음판 위를 걷는 형국이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이미 각 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관점에서 최악의 사태를 준비하자는 의미로, 유로존 위기에 따른 국내 금융과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당국과 각계의 대응방안 등에 대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뉴스핌=김연순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유럽 재정위기의 파장에 대해 작심한 듯 강한 발언을 쏟아낸 것과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
'대공황에 버금가는 큰 영향',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이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다소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적으로 언급하기에는 발언수위가 높다.
특히 금융위원장 말 한마디에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최적의 시점에 맞춰 작정하고 시장에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날 금융위원회가 배포한 유럽 재정위기 관련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총 7페이지에 달한다. 김 위원장의 간부회의 발언내용이 종종 외부로 알려지지만, 통상 1~2페이지에 그쳤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발언은 이례적이다. 유럽 재정위기 전개양상에 대한 평가와 영향, 향후 정책대응 방향까지 자세히 적시돼 있다.
실제 7페이지에 달하는 김 위원장 발언 내용은 간부회의 전 김 위원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을 알면서도 김 위원장이 발언수위에 대해서까지 사전에 직접 준비를 했다는 얘기가 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간부회의 전에 김 위원장이 말씀하신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며 "미리 준비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간부회의에서도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을 뿐 유럽 재정위기 파장과 관련해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유럽 재정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발언에서 "스페인으로 위기가 전이될 상황에 있는데 스페인은 경제규모가 그리스의 5배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는 예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그는 "스페인의 은행위기가 촉발하면 그 자체로 충격이 클 뿐만 아니라, 실물위기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할 때 그 파급영향이 대단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전에도 유럽위기와 관련해서 비슷한 얘기를 했지만 외부로 나가지 않았을 뿐"이라며 "유로존의 위기가 범상치 않다는 인식을 하시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대공황과 같은 위기가 온다는 경계신호를 준 것이 아니라 경각심 차원에서 현 상황에서 사전에 이를 잘 대비하자는 측면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핵심 내용은) 유로존 위기가 심각할 수 있으니까 실전에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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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