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AI 칩 수요가 6일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넘어 업계 투자를 촉진했다
- 엔비디아와 AMD는 TSMC 의존을 줄이려 대만 업체들과 생산 확대에 나섰다
- 첨단 패키징 설비투자는 2026년 약 28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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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만으론 부족하다"… 엔비디아·AMD, 첨단 패키징 확보전 돌입
첨단 패키징 매출, 올해 첫 전통 방식 추월… 설비투자 280억 달러 육박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첨단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불러오고 있다. 한때 주목받지 못하던 이 기술 분야가 이제는 세계 최고 성능의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데 있어 핵심 병목 구간으로 떠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업계 경영진과 애널리스트 10여 명을 인터뷰한 결과,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가용 패키징 생산능력을 넘어서면서 엔비디아(NVDA)와 AMD(AMD)는 물론 대만의 덜 알려진 업체들까지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장비업체들은 새로운 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팻 겔싱어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 파트너는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패키징은 늘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분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겔싱어는 첨단 패키징이 향후 반도체 제품 가치의 최대 절반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늘날 일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는 10개 이상, 많게는 20개에 달하는 칩을 하나로 통합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에 따르면 2026년 첨단 패키징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기존 패키징 매출을 추월할 전망이며, 관련 설비투자 규모는 약 2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대만 기업, CoWoS 시장 장악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TSM)는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를 비롯한 최첨단 패키징 기술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이 기술은 프로세서와 메모리 칩 등 개별 실리콘 조각을 공통 기판 위에 연결해 고속으로 함께 작동하도록 한다.
CoWoS는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AVGO)은 물론 자체 AI 칩을 개발하는 클라우드 기업들도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TSMC의 생산능력 한계로 일부 반도체 설계업체들은 추가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대만 ASE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실리콘웨어프리시전인더스트리(SPIL)의 CoWoS 패키징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가 밝혔다.
그는 이번 자금이 신규 공장 부지와 장비 확보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 규모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ASE는 고객사와 관련된 시장 소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반도체 제조의 근본적 변화
이 같은 투자 경쟁은 고성능 반도체 제조 방식의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한다. 점점 더 많은 반도체 설계업체가 첨단 패키징을 활용해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여러 칩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더 빠르게 함께 작동할 수 있다. 패키징이 주로 칩을 보호하고 회로기판에 부착하기 위한 전기적 연결을 제공하는 역할에 그쳤던 지난 수십 년간의 관행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변화는 칩 내부의 미세한 스위치인 트랜지스터를 축소하고 추가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끌어올리기가 점점 더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게 된 가운데 나타났다.
새로운 패키징 기술은 프로세서와 인접 메모리 사이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AI 칩에 특히 중요하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면 AI 모델의 학습과 구동 과정도 빨라진다.
◆ TSMC 대안 찾기 경쟁
TSMC의 빠듯한 생산능력은 대만 파워텍테크놀로지 같은 중소 공급업체에 기회가 되고 있다.
D.K. 차이 파워텍 회장은 지난 8월 기자들에게 "모두가 TSMC 밖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며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PTI로도 불리는 파워텍은 원형 웨이퍼 대신 더 큰 사각형 패널을 패키징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패널 레벨 패키징'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이 방식은 한 번의 공정에서 더 많은 칩을 처리하고 소재 낭비를 줄일 수 있어, AI 프로세서가 점점 더 커지고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장점을 지닌다.
PTI는 AMD, 브로드컴과 함께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는 AI와 고성능 컴퓨팅(HPC)에 쓰이는 더 크고 복잡한 칩 패키지에 이 기술이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짐 린 PTI 수석부사장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능력"이라며 고객사들이 회사의 생산 확대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워텍은 싱가포르에 브로드컴과 함께 설립하는 첨단 패키징 합작법인에 4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차이 회장은 2028년 생산이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TSMC도 더 크고 복잡한 칩 패키지를 지원하기 위해 '칩 온 패널 온 서브스트레이트(CoPoS)'라는 자체 패널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TSMC는 지난 4월 시범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수년 내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TSMC의 주력 AI 패키징 기술은 여전히 CoWoS다.
AMD 역시 대만 반도체 산업 전반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ASE, SPIL, 파워텍과의 첨단 패키징 협력이 포함된다.
리사 수 AMD CEO는 파워텍의 패널 레벨 패키징 기술이 TSMC 기술의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지만,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수 CEO는 지난 10월 타이베이에서 로이터와 만나 "CoWoS와 첨단 패키징은 앞으로 우리의 고성능 컴퓨팅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TSMC는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놀라운 파트너였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물론 전체적으로 더 많은 생산능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라니 보카르 마이크로소프트(MSFT) 애저 하드웨어 총괄은 패널 레벨 패키징이 대형 AI 칩 패키징 과정에서 소재 낭비를 줄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술의 도입 여부나 시기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 반도체 장비업체도 경쟁 가세
패키징 붐은 반도체 장비업체들에도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고 있다.
장비업체들은 전통적으로 실리콘 위에 회로를 형성하는 반도체 제조 전공정에 주력해 왔다. 첨단 패키징은 그 이후 단계로, 칩과 메모리 등 부품을 결합해 완성된 고성능 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나카마 세이지 도쿄일렉트론 대만 법인 사장은 첨단 패키징 시장이 아직 규모는 작지만 반도체 장비 시장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의 한 관계자는 패널 레벨 기술을 포함한 첨단 패키징 시장이 3~5년 안에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새로운 분야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스리 케사프라가다 부사장은 "이는 가까운 미래의 일"이라며 "10년, 15년 뒤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