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민주당이 3일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탈환했다
- 민주당은 상원 7석을 뒤집어 54석, 하원 258석을 확보했다
-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과 야당 의회가 맞선 2년을 맞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텍사스·캔자스 등 수십 년 공화 아성 붕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유권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워터게이트급' 심판을 내렸다. 민주당이 지난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탈환한 가운데, 특히 상원에서는 1974년 워터게이트 심판 당시마저 뛰어넘는 압승을 거뒀다.
4일 개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상원에서 공화당 의석 7곳을 뒤집어 54석을 확보했다. 당초 민주당의 목표는 과반을 위한 4석 추가였는데, 그 두 배 가까운 의석을 가져온 것이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사임한 직후 치러진 1974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4석을 늘린 것과 비교해도 플립 규모가 더 크다. 미국 역사상 최대 정치 스캔들로 꼽히는 워터게이트 때보다 상원 심판이 거셌던 것이다.
상원은 원래 하원보다 뒤집기 어렵다. 전체 100석 중 3분의 1(이번엔 35석)만 선거를 치르는 데다, 6년 임기로 어느 주가 선거에 걸릴지 미리 정해져 있어, 한 번의 선거로 다수를 바꾸기가 구조적으로 힘들다. 2018년 '블루웨이브' 때도 민주당이 하원에서 41석을 늘렸지만 상원은 오히려 공화당이 2석을 더 가져갔던 이유다. 그런 상원에서 이번에 7석을 뒤집은 것은, 민심의 쏠림이 그만큼 거셌다는 뜻이다.
하원도 민주당이 258석을 확보해 1993년 이후 33년 만의 최대 다수가 될 전망이다. 하원 전체 435석 중 과반(218석)을 훌쩍 넘긴 규모다. 상·하원 권력이 한꺼번에 민주당으로 넘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2년을 야당이 장악한 의회와 맞서게 됐다.

◆ 공화당 아성이 무너졌다
이번 승리의 무게는 민주당이 뒤집은 지역과 인물에서 드러난다. 최대 격전지였던 텍사스에서는 민주당 주 하원의원 제임스 탈라리코가 공화당의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을 꺾었다. 일론 머스크가 팩스턴 쪽에 거액을 쏟아부었지만 소용없었다. 55%를 득표한 탈라리코는 승리 후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골리앗을 이겼다"며 "텍사스를 되찾았다"고 외쳤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나온 것은 1988년 이후, 주 단위 선출직 전체로는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소아과 의사 출신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가 공화당 달린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꺾었다. 달린 그레이엄은 지난 7월 급사한 공화당 거물 린지 그레이엄 전 상원의원의 여동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추천을 받아 오빠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으며 주(州) 첫 여성 상원의원이 됐던 인물이다. 트럼프가 사실상 세습하듯 앉힌 자리마저 민주당이 가져간 셈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나온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오하이오에서는 2년 전 의석을 잃었던 셰로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이 복귀했다. 그가 꺾은 상대는 J.D. 밴스 부통령이 비운 자리를 이어받았던 공화당의 존 후스테드 의원이다. 밴스를 상원의원과 부통령으로 배출했던 오하이오가 민주당으로 돌아선 것이다.
캔자스는 1932년 이후 94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을 보냈고, 메인에서는 3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킨 공화당 중진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낙선했다. 여기에 아이오와·노스캐롤라이나까지 더해 모두 7곳이 무너졌다.
하원에서도 공화당 아성이 뚫렸다. 트럼프가 15포인트 차로 이겼던 켄터키의 한 지역구, 공화당이 유리하게 선거구를 다시 그린 플로리다의 두 곳까지 민주당이 가져갔다. 공화당 하원 선거대책위원장마저 자신의 지역구에서 뒤졌다.

◆ "민주당이 이긴 게 아니라 공화당이 진 것"
다만 이 압승의 동력은 민주당을 향한 지지라기보다 트럼프에 대한 반감에 가까웠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유권자의 60%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반대한다고 답했고, 그중 81%가 민주당에 투표했다. AP와 주요 방송의 공동 출구조사에서는 2024년 대선과 비교해 라틴계, 가톨릭 유권자, 30세 미만 젊은 층에서 민주당으로 두 자릿수 이동이 나타났다. 반면 공화당은 지지층 투표율 붕괴로 고전했다.
유권자 지형의 변화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10포인트 넘게 지지했던 대학 학위 없는 노동계급 유권자가 이번엔 민주당으로 돌아섰고, 역시 트럼프를 12포인트 차로 밀었던 남성도 근소하게 민주당을 택했다. 다만 그 격차는 아슬아슬했다. 민주당에 열광해서라기보다, 트럼프에 대한 피로가 이들을 움직인 쪽에 가까웠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왔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선거 당일 NBC 방송에 출연해 "이건 민주당이 이긴 게 아니라 공화당이 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쪽에서도 이 승리를 '지지'가 아닌 '거부'로 읽었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장관은 전날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것은 대체로 현상에 대한 반란이자,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 공화당 정책에 대한 거부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투표용지에 있는 것처럼 투표하라고 했는데, 미국 국민이 그렇게 해서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오늘 이긴 연합을 지속 가능한 승리 연합으로 바꾸려면, 유권자들의 우선순위를 이해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물가와 생활비, 의회 승인 없는 이란 전쟁, 견제받지 않는 권력에 대한 피로가 겹친 복합 심판이었다. 1974년이 워터게이트라는 단일 스캔들에 대한 심판이었다면, 이번은 트럼프 집권 2년에 대한 전방위 불신임에 가까웠다.
◆ 2년의 교착, 분수령은 2028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쥐고 있어,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어도 입법으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모두 되돌리기는 어렵다. 거부권을 넘으려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가 필요한데, 현재 민주당 의석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대신 민주당의 실질적 무기는 국정조사와 청문회, 감독 권한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웠던 기업들이 줄소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산과 부채한도를 둘러싼 충돌로 연방정부 셧다운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기업과 시장이 주시하는 법인세 인상 등 본격적인 정책 변화는 2028년 대선 이후에야 가능하다. 그래서 워싱턴의 진짜 분수령은 2년 뒤로 미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압도적으로 이겼지만, 그 승리가 당장의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벽이 남아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해 성명을 내고 "미국 국민은 분열시키기보다 하나로 모으는 정치,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는 지도자를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행정부에 아직 2년이 남았지만,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권한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변화를 만들고, 추가적인 피해를 막으며, 미래를 위한 토대를 놓는 것"이라고 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