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4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의무공개매수제 전량 매수를 촉구했다
- 금융당국은 인수합병 시장을 고려해 기존 50%+1주안을 우선 시행하자고 했다
- 국회는 일반주주 보호와 인수자금 부담 간 제도 조율을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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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들 선행매수 배제 요구…금융위는 기존 국회 합의안 존중
이 대통령 공개 의견 수렴에 국회 재논의 주목, 매수 비율·방식 쟁점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추진 중인 의무공개매수제도가 국회 본회의 문턱에서 멈춰 선 가운데 매수 비율과 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기존 법안으로는 일반주주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잔여 주식 전량 공개매수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금융당국은 인수·합병(M&A)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기존 국회 합의안을 우선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일반주주 보호와 M&A 활성화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의견 수렴에 나서 가운데 국회가 기존 '50%+1주' 기준을 유지할지, 지배주주 지분의 선행매수를 제한하거나 잔여 주식 전량 매수 방식으로 수정할지가 향후 입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전날 논평을 내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법안이 지배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반주주와 공유하도록 한다는 도입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특히 현행 법안이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거래를 제도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며 '의무공개매수제도'보다 '의무사적이익 거래제도'라는 표현이 실질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경영권을 수반한 일부 지분만 거래하고 나머지 일반주주에게는 동일한 매각 기회를 보장하지 않는 구조를 문제 삼은 것이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주식 취득 후 본인과 특별관계자의 합산 보유 지분이 25% 이상이면서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등에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50%+1주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규모의 공개매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인수자가 기존 지배주주의 지분을 먼저 사들인 뒤 50%+1주에 부족한 물량만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배주주는 보유 지분 전체를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으로 매각할 수 있지만 일반주주는 일부만 처분하거나 매각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배주주가 40%, 우호주주가 8%, 기관투자자가 3%를 보유한 기업을 사례로 제시했다. 인수자가 이들의 지분 51%를 장외에서 먼저 확보하면 법정 최소 매수 기준을 충족해 나머지 49%를 보유한 일반주주에 대한 추가 공개매수 의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잔여 주식 전부를 공개매수 대상으로 삼아 일반주주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의 매도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모든 주주의 주식을 반드시 매입하도록 강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반주주가 원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으로 보유 주식 전부를 처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인수자금 부담으로 M&A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에도 반론을 제기했다. 미국 사모펀드 TPG의 롯데렌탈 인수 과정에서 지배주주 지분 취득과 잔여 지분 공개매수를 추진한 사례 등을 들어 인수금융과 자기자본을 결합하면 폭넓은 공개매수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개별 거래의 자금조달 사례만으로 전량 매수 의무화가 전체 M&A 시장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전량 매수 방식이 도입되면 인수자가 필요한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고, 거래 규모와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인수 성사 가능성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도 지난 9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재논의를 촉구했다. 라이프자산운용과 VIP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 합산 수탁고 87조원 규모의 참여 운용사들은 제도 도입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지배주주 지분의 선행매수 구조는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운용사들이 제시한 대안은 기업거버넌스포럼의 전량 매수 주장과 차이가 있다. 인수자금 부담과 M&A 시장 위축 가능성을 고려해 50%+1주라는 매수 규모는 유지하되,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모두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하고 동일한 안분비례 원칙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50%+1주 기준에 대해 M&A 시장 위축 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선행매수를 허용하는 구조에서는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실제로 매각할 수 있는 비율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운용사 측 설명대로라면 지배주주가 지분 40%를 보유한 회사에서 모든 주주가 공개매수에 응모할 경우 인수자는 지배주주로부터 회사 전체 지분의 약 20%를, 일반주주로부터 약 30%를 매입하게 된다. 기존안과 비교해 총매수 물량은 같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기회는 보다 균등하게 배분되는 구조다.
그러나 비례적 공개매수 방식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기존 지배주주가 보유 지분 전부를 매각하지 못하면 경영권 매각 유인이 줄어들 수 있고, 인수자 역시 거래 이후 잔여 지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매수자금 총액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거래 성사 가능성까지 동일하게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금융위원회는 우선 기존 국회 합의안을 시행한 뒤 보완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약 30년 만에 재도입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제도적 변화인 만큼, 우선 제도를 시행한 뒤 일반주주 보호와 M&A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잔여주식 전량 공개매수 등 추가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다.
의무공개매수제는 1997년 처음 도입됐다가 외환위기 당시 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듬해 폐지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제도 재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업의 경영권 거래와 구조조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구했다. 이 대통령은 일반주주에게 공평한 매각 기회를 보장하면 대주주의 매각 유인이 줄어들 수 있고, 전량 매수를 의무화하면 인수자의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한편 지난달 1일 본회의 상정이 보류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일반주주 보호 수준과 M&A 시장에 대한 규제 부담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향후 법안 처리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