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제일재경은 30일 베이징현대 리펑강 총경리가 11월 1일 퇴임한다고 보도했다
- 한중 주주 간 판매 목표와 비용 절감, 경영권 갈등으로 현지화 전략이 차질을 빚었다
- 베이징현대는 신에너지차와 수출 확대를 추진하지만 지배구조 개선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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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측 '판매확대 적자 감축', 현대측 '수익성 우선'
판매 대수 작년 21만대, 올해 16만대로 목표치 낮춰
현대차 중국경영 제3국 수출주력, 전동화 전환도 속도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한중 합작 자동차회사 베이징현대의 첫 중국인 총경리(사장)가 취임 1년 만에 물러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시장에 맞춘 경영 현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 주주 간 경영 목표와 비용 절감, 의사결정 권한 등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베이징현대가 재도약을 위해 내건 현지화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30일 베이징현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리펑강(李凤刚) 총경리가 오는 11월 1일 퇴임할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10일 취임한 지 약 1년 만이다. 2002년 설립된 베이징현대에서 중국인이 총경리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리 총경리는 칭화대 기계설계·자동화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부터 이치폭스바겐에서 22년간 근무한 자동차 전문가다. 연구개발 엔지니어로 출발해 아우디 판매사업부 전략·운영관리 총감, 지역 총경리 등을 거쳤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에 정통한 현지 인력을 전면에 내세워 경영 혁신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인사로 평가됐다.
그러나 취임 이후 실질적인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베이징현대는 베이징자동차그룹 산하 베이징자동차투자와 현대차가 지분 50%씩 보유한 합작사다.
주요 경영 사안을 양측이 합의해야 하는 구조지만, 지난 1년간 이사회가 사실상 열리지 않아 핵심 경영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마비됐다는 게 제일재경의 보도다. 중국 측 인력의 주요 보직 진출도 제한적이어서 현지인 사장 체제의 실질적인 권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갈등은 판매 목표와 비용 절감 문제에서 두드러졌다. 중국 측은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공격적인 판매 목표를 설정하고 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한국 측은 수익성을 우선하면서 판매 목표에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중 대주주 양측간의 이견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7월에는 판매 목표와 딜러 판촉 정책이 확정되지 않아 영업망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고, 협력업체 대금 지급도 한때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품 조달과 원가 절감도 쟁점이었다. 베이징현대의 협력업체 가운데 70~80%가 한국계 공급망에 속해 있어 기존 한국 중심의 연구개발·조달 체계를 바꾸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측은 과감한 원가 절감을 요구했지만 한국 측은 기존 협력업체 보호에 무게를 두면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지난 9월에야 올해 판매 목표를 약 16만대로 낮추고 적자 규모를 19억위안 안팎으로 관리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21만대와 비교하면 목표 자체가 크게 후퇴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9만46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이 가운데 수출이 4만7000대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제일재경은 베이징현대가 중국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며 양측은 2024년 12월 지분율에 따라 10억9500만달러(약 80억위안)를 공동 증자했다고 전했다. 현지 생산과 신에너지차 연구개발, 판매망 확충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특히 수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2030년까지 전체 판매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베이징현대의 전동화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4월 중국에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도입했으며, 첫 모델인 아이오닉 V를 9월 29일 출시했다. 중국 연구개발 인력 1500여명이 제품 기획과 설계, 기능 개발을 주도하고 CATL 배터리와 중국 기업 모멘타의 자율주행 보조 기술 등을 적용했다. 2026~2027년에는 신에너지차 5종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베이징현대는 2025년 발표한 '지치(智启)2030 계획'을 통해 향후 4~5년간 신차 20종을 출시하고 5년 내 연간 판매량 5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중국에서 생산해 세계에 판매하는 것을 넘어 중국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중국에서 직접 정의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제품과 기술의 현지화만으로는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과 기술, 신차 출시 속도에서 앞서가는 상황에서 합작사의 의사결정 구조까지 경직돼 있다면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리 총경리의 퇴진은 베이징현대의 위기가 단순한 판매 부진을 넘어 한중 주주 간 경영 철학과 지배구조의 문제로 확산됐음을 보여준다. 제일재경은 양측이 올해 경영 목표에는 일단 합의했지만 후임 사장 인선과 실질적인 권한 배분, 이사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치2030' 계획 역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