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성 원태인이 27일 KIA전에서 2366일 만에 구원 등판했다
- 원태인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의 8-3 승리를 지켰다
- 삼성은 원태인의 마무리 활약으로 PO 전적을 1승1패로 맞췄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선발 에이스가 마무리 투수로 변신했다. 삼성 원태인이 2366일 만의 구원 등판에서 완벽한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켜내며 삼성 박진만 감독의 승부수에 응답했다.
원태인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8-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원태인의 깔끔한 마무리 속에 삼성은 KIA를 8-3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전날(26일) 1차전에서 1-5로 패하며 위기에 몰렸던 삼성은 안방에서 균형을 되찾고 광주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이날 원태인의 등판은 다소 의외였다. 삼성이 5점 차로 앞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5점 차 리드에서는 마무리 투수를 아끼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원태인은 팀의 선발 에이스다. 3차전 선발 등판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만큼 무리하게 투입할 필요가 없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박진만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1차전을 내준 상황에서 2차전만큼은 추격의 여지를 주지 않고 확실하게 끝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2차전은 확실하고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3차전을 준비하려 했다"라며 "KIA 타선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끝까지 확실하게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6점 차 이상이었다면 다른 투수를 썼겠지만 5점 차 이내에서는 원태인을 투입할 계획이었다"라며 "그동안 실전에서 많이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감각도 고려했다"라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사령탑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9회초 첫 타자 김선빈과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한준수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마지막 타자 하주석도 범타로 처리했다. 세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내며 삼성의 승리를 확정했다.

원태인은 경기 후 "감독님께서 이 경기를 깔끔하게 끝내고 그 기세를 유지해서 광주로 가고 싶어 하신다는 걸 느꼈다"라며 "최대한 깔끔하게 9회를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의 뜻대로 잘 소화한 것 같아 기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6점 차가 됐을 때는 등판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5점 차가 되면서 다시 올라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몸 상태도 좋았고 깔끔하게 막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원태인의 마무리 변신은 삼성의 예상치 못한 악재에서 시작됐다. 정규시즌 35세이브를 기록하며 삼성의 뒷문을 책임졌던 김재윤이 PO 개막을 앞두고 전거근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단기전에서 마무리 투수의 부재는 치명적인 변수였다.
특히 삼성은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단 3승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선발진이 아무리 좋은 투구를 펼쳐도 경기 막판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질 수 있었다.
박 감독이 선택한 대안은 다름 아닌 원태인이었다. 선발 에이스를 불펜으로 돌리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원태인은 삼성 선발진의 핵심 자원으로, 경기 초반부터 긴 이닝을 책임지는 역할에 익숙한 투수다.
하지만 김재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 감독은 원태인에게 마무리 역할을 요청했다. 원태인은 "(김)재윤이 형이 다쳤다는 기사가 나온 날 코치님께서 찾아와 마무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셨다"라며 "감독님이 원하면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팀이 원하면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처음부터 흔쾌히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원태인은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이 당황했다. 불펜 대기는 가끔 했지만 실제로 등판한 적은 거의 없었다"라며 "마무리로 나서는 것은 신인 때 한 번 이후 처음이라 부담도 컸다"라고 털어놨다.
선발투수와 마무리 투수는 준비 과정부터 다르다. 선발투수는 정해진 등판 날짜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경기 초반부터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든다. 반면 마무리 투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야 하며,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공을 최대한 강하게 던져야 한다.
원태인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변화였다. 그럼에도 원태인은 새로운 역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팀이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책임감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그만큼 팀이 찾는 투수라고 생각했다"라며 "팀이 위험할 때, 급할 때 찾을 투수가 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자신감을 심으려 했다"라고 말했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원태인은 김재윤에게 직접 불펜에서 몸을 푸는 시점과 등판 준비 방법을 물었다. 선발 등판 때와는 다른 준비 과정에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구종에도 변화를 줬다. 원태인은 "며칠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마무리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준비 과정에 많은 변화를 줬다"라며 "체인지업도 마무리로서 던질 수 있도록 바꿨는데 오늘 경기에서 좋은 선택이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몸 상태에 대한 우려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팔 상태는 지금 너무나도 좋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몸 상태이기 때문에 맡은 것"이라며 "짧은 시간에 100%를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등판은 원태인 개인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2366일 만에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선발투수라는 익숙한 자리에서 벗어나 팀 승리를 지키는 마지막 투수가 됐다.
비록 5점 차로 앞선 세이브 요건이 아닌 상황이었지만, 삼성에는 반드시 필요한 마지막 3개의 아웃카운트였다. 전날 1차전에서 삼성은 선발 크리스 페덱이 4.2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며 1-5로 패했다. 2차전에서는 아리엘 후라도가 6.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도 9안타 2홈런 8득점으로 살아났다. 여기에 원태인이 마지막 이닝을 완벽하게 책임지면서 삼성은 투타의 균형을 되찾은 채 광주로 향하게 됐다.
다만 원태인의 불펜 전환은 삼성의 남은 시리즈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초 3차전 선발 후보로 꼽혔던 원태인이 2차전에서 구원 등판하면서 삼성은 3차전 선발로 최원태를 내세우기로 했다.
박 감독은 "원태인은 3차전 선발로 나서지 않는다"라며 "3차전에도 불펜으로 나설 수 있다. 4차전 선발은 3차전이 끝난 뒤 말씀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원태인을 계속 마무리로 활용할지, 다시 선발로 돌릴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원태인 역시 자신의 보직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어떤 보직이든 팀이 필요로 한다면 준비하겠다"라며 "어느 상황에 나가든 최선의 공을 던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1승 1패를 맞추고 원정으로 갈 수 있어 다행"이라며 "광주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짓고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크다. 팬들께서 기다려주시면 좋은 성적으로 다시 찾아뵙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선발 에이스를 마무리로 돌린 박진만 감독의 파격적인 선택은 일단 성공했다. 원태인은 익숙하지 않은 역할에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마지막 세 타자를 완벽하게 처리하며 삼성의 승리를 지켜냈다.
김재윤의 부상으로 시작된 삼성의 뒷문 고민.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마무리로 변신한 원태인이 남은 PO에서도 삼성의 승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