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7일 시행돼 허위조작정보 규제가 강화됐다
- 악의적 수익형 게재자는 피해액 최대 5배를 배상해야 한다
- 허위성·고의성·목적성 등 요건 충족 여부가 적용을 좌우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KISO 9~10월 심의 36건 중 3건만 인정
'허위성·고의·목적' 모두 입증해야
AI 합성 의심도 증거 부족 시 규제 제외
온라인 허위조작정보 유포에 최대 5배의 가중 손해배상 책임을 물리는 개정 정보통신망법(7·7법)이 시행된 지 100일을 넘겼다. 하지만 가중 손해배상 등 적용 범위를 놓고 아직까지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 시행 이후 실제 법 적용 대상과 함께 중복 규제 가능성에 따른 후속 입법 필요성을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지난 7월 7일 불법·허위조작정보 유통 방지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이 시행되며 허위·조작정보 유통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됐다. 악의적인 허위정보 유통으로 피해를 입힌 경우 최대 5배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고, 허위조작정보를 반복적으로 유통하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다만 정보가 허위라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허위성에 대한 인식과 유통 목적 등 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 "수익형 게재자, 불법·허위조작정보 손해 끼치면 5배 가중 손배"
27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이번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악의적인 가짜뉴스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고 건강한 공론장을 조성하기 위한 '허위조작정보 및 사이버렉카 방지법'이자, 억울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법"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허위나 조작된 정보임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정보를 유통해 피해를 입히는 경우, 즉 '수익형 게재자'가 불법·허위조작정보로 손해를 끼친 경우 5배까지 가중해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중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되는 게재자는 '사실이나 의견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다. 불법·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할 당시 직전 3개월 동안 총 3개 이상 정보를 게재해 광고 등 수익을 얻는 자 중 구독자 수가 10만명 이상이거나 직전 3개월 동안 게시한 정보의 월별 합산 조회수의 평균이 10만회 이상인 경우이다.
법원 판결 등으로 불법·허위조작정보임이 확정된 정보를 2회 이상 반복해 유통하는 경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유통자에게 최대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할 수 있다.
비방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 벌금 상한액도 기존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상향됐다.
아울러 개정법에 따라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인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허위조작정보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자율정책 수립·운영 및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표해야 한다. 국내 사업자는 ▲네이버 ▲카카오 ▲네이트 ▲디시인사이드 ▲에이엑스지가, 해외 사업자의 경우 ▲구글 ▲메타 ▲엑스(X, 옛 트위터) ▲틱톡 등 총 9개 사업자에게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지정됐다.
◆ '한국이 세계 1위 결핵 국가'는 허위정보…AI 조작 이미지는 '증거 불충분'
허위정보가 유통됐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법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가 허위이거나 조작됐다는 점뿐 아니라 이를 유통한 사람의 고의와 목적, 타인의 권리나 공공의 이익에 대한 침해까지 인정돼야 한다.
관련 판례가 아직 축적되지 않은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가 참여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자율규제 기준과 심의 사례가 초기 판단의 참고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박지연 법무법인 태평양 TMT 그룹장은 "KISO가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므로,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를 상당 부분 참고하여 1차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ISO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가 참여하는 민간 자율규제 기구다. 회원사가 허위조작정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허위조작정보로 판단하려면 ▲허위 또는 조작된 정보일 것 ▲허위·조작 정보임을 알면서도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이 있을 것 ▲타인의 인격권·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할 것이라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단 풍자나 패러디는 제외된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주관적인 평가나 가치판단, 의견 표명 등도 해당하지 않는다.

KISO가 운영하는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는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총 36건을 심의한 결과 3건이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허위조작정보 사례 중 하나는 '한국이 세계 최고 암 당뇨에다 세계 1위 결핵 국가이며, 그 원인은 콘크리트 온돌'이라고 주장하며 흙침대를 홍보한 게시물이다. 위원회는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3년 국제 결핵 발생 현황'에 따르면 결핵 발생률 1위 국가는 마셜제도이며 한국은 111위로 명백하게 허위 정보라고 판단했다. 결핵은 감염성 에어로졸을 흡입하여 전파되며, 콘크리트 환경이나 온돌침대·온열매트와 결핵 발생 간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짚었다. 이같은 허위 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고 했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
이밖에도 인공지능(AI)으로 가짜 신문 이미지를 제작해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한 게시물, 다른 업체의 작업 현장 사진을 자신의 시공 실적인 것처럼 소개한 홍보 게시물이 규제 대상이 됐다.
이들 사례에서는 허위·조작된 내용이 단순한 사실 오류에 그치지 않고 홍보 등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타인의 작업 사진을 자신의 시공 실적으로 내세운 행위는 실제 실적을 부풀려 소비자의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반면 실제 여성의 사진을 AI로 합성해 임신이나 스킨십을 한 것처럼 묘사한 블로그 게시물은 허위조작정보로 인정되지 않았다. 위원회는 옷 단추의 차이가 AI 합성 때문인지 촬영 각도나 조명 등에 따른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고, 합성 여부를 뒷받침할 기술적 근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실제 원룸텔과 다른 숙박시설 사진을 게시한 사례도 허위조작정보로 단정되지 않았다. 사진에는 샹들리에 조명이 설치됐고 야자수와 바다가 보이는 발코니 전경 사진 등이 있었으나 실제 원룸텔은 이같은 가구나 전경이 전혀 없었다. 위원회는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신고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봤다.
또 눈썹 문신 시술을 받은 것처럼 작성한 후기 역시 실제 방문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허위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I로 만든 자동차 예상도를 올린 게시물도 '예상도'라는 설명을 명시해 허위조작정보에서 제외됐다.
박지연 법무법인 태평양 TMT 그룹장은 "(개정법상) 5배 가중손해배상이 인정되려면 단순한 과실이나 오보와는 구별되는 높은 수준의 주관적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고의성과 목적성이 핵심 요건이라고 봤다.
아울러 박 그룹장은 "해당 정보가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유포한 경우에 적용된다"고 분석했다.
100win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