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김정은은 19일 평양 전시회 참석 후 공개행보를 중단했다
- 김여정은 21일 최전방을 시찰하고 대남 압박을 이어갔다
- 사망설이 확산했지만 근거가 약해 재등장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여동생 김여정 연일 담화에 DMZ까지
"최전방 출몰 건재 과시 가능성" 관측도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지난 19일 평양에서 열린 '피복·신발전시회-2026' 현장에 딸 주애(13)와 함께 나타난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 23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도 김정은의 동정을 전하지 않았다.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태를 계기로 여동생 김여정(37) 노동당 부장이 연일 담화를 쏟아내고 최전방까지 직접 나와 현장을 살피는 상황에서, 정작 최고지도자는 공개활동을 접고 칩거에 들어간 모양새다.

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해도 '김정은 사망설'이 전례 없이 크게 번지고 '대역설'까지 제기되는데도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지 않는 배경을 두고 갖가지 관측이 나온다.
◆오빠의 '부재' 상황 속 대조되는 김여정 광폭행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19일 노동당·정부 간부들을 대동하고 전시회를 돌아봤다. 전시회에는 경공업 공장과 새로 건설된 시·군 옷공장 등 270여개 생산단위가 참가해 의류 30여종 7만700여점, 신발 60여종 17만여켤레를 출품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튿날인 20일 이를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김정은은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은 물론 상표와 진열 방식까지 거론하며 경공업 발전을 주문했다. 지난 9월 16~18일 사흘간 군수공업기업소를 돌고 이달 11일 국방혁명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했던 군사 중심 행보에서 '민생 챙기기'로 이미지를 돌린 행보였다.
하지만 이런 구체적인 '사실' 보도에도 불구하고 의문이 제기됐다. 김정은의 전시회 참관 보도가 나오기 하루전부터 '사망설'이 서방매체에까지 확산되고 있었다는 점에서다. 한마디로 김정은의 건재를 드러내기 위해 행사장 방문 소식을 공개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그런데 이 와중에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이 20일 박정천 국방성 고문과 최전방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이른바 '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을 찾았다는 중앙통신 보도가 21일 밤 나왔다. 곧이어 김여정이 "내가 그 곳에 간 건 20일이 아니라 21일 새벽이다. 중앙통신이 날짜를 틀린 것"이란 입장을 내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북측이 제시한 사진 등으로 볼때 방문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김여정은 22일 새벽에도 '담화'를 내고 이재명 정부를 비난하며 "수일 안으로 대남 확성기가 대기 상태에 들어간다"고 위협했다. 지난 9월 29일 이후 김여정 명의 담화·입장은 6차례를 넘었다. 전례없이 활발하게 대남입장을 내면서 국면을 주도하는 전례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사망설→ 대역설 → 홈페이지 먹통...'억측'의 연쇄고리
공개 행보가 멈춘 사이 이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발단은 19일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이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김정은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주장이지만 출처나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황색 저널리즘으로 간주되는 일부 서방매체가 이를 전했고 국내 매체에서도 김여정 권력 장악설, 중국군 파병설, 대역설까지 얹히며 소문은 증시와 SNS로 번졌다.
설상가상으로 21일 오전에는 노동신문 웹사이트가 접속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매일 오전 6시를 전후해 김정은 동정과 당 정책 기사를 홈페이지에 올려왔다.
그러나 이날은 업로드가 장시간 지연돼 접속 자체가 불가능했다. 외부공격에 의한 웹 서버 장애나 해킹을 우려한 북한당국이 의도적으로 차단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현상이 맞물리며 사망설은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물론 정황상 사망설은 근거가 빈약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정은은 사망설이 번지던 19일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전시회를 참관한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칩거 기간도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길지 않다. 2014년에는 약 40일, 2020년에는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23일 기준으로 사흘째에 불과하다.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른다고 보고한 점이 건강이상설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지만, 당시 국정원 보고도 '건강에 당장 큰 문제는 없다'는 취지였다.
◆ "사망설, 평양에 심리적 위축 효과"
그렇다면 평양 정권이 근거 없는 소문에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북정보 당국자들은 사망설 자체가 평양 정권에 심리적 위축 효과를 준다고 분석한다. 최고지도자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된 유일지배 체제에서 '신변 이상설'은 그 자체로 지도부의 부담이다.
북한에서 '신(神)'처럼 떠받들어지는 김정은이 사망했다는 얘기가 소문 차원에서라도 떠돌다는 건 북한의 엘리트와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최근들어 해외에 근무하는 외교관이나 상사 주재원, 해외 파견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유튜브 등을 통해 북한 관련 소식을 접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다 이들의 입을 통하거나 북중 간 무역 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루트로 외부정보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망설'을 막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김여정이 김정은의 딸 주애를 제치고 권력을 잡는다는 시나리오는 북한 당국이 신경 쓸 수밖에 없는 대목으로 꼽힌다. 김정은이 전시회 현장에 주애를 동행시키는 등 최근들어 부쩍 후계 구도를 과시해 온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소문이 번질수록 김여정의 DMZ 출몰 등 '전면 등장'이 권력 이동 징후로 비칠 수 있어, 평양으로서는 곤혹스러운 국면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 트럼프 회동 무산에 UN서도 대북압박...'수세 탈피' 안간힘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국 중간선거(11월 3일) 이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은 사실상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다음 달 아시아 방문 때 김정은을 만날지에 대해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뢰폭발 도발 이후 북한은 책임 공방에서 밀리는 수세 국면에 놓였다. 한국이 유엔 무대에서 공세를 펴는 것도 김정은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일 수 있다.
김여정 담화가 지뢰 해명에서 이른바 '국경 영구화'와 대남 압박으로 의제를 옮기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도 이런 수세에서 벗어나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안간힘으로 해석된다.
뉴스핌 통일연구소가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21일까지 6차례 담화를 분석한 결과, 김여정은 '한국'(합성어 포함 50회 이상)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19일 담화에서는 8월 이후 한국군의 확성기 방송 2870차, 경고사격 201차라는 수치를 제시하며 한국의 도발로 프레임을 돌렸다. 한국을 무시하겠다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의식하고 입에 자주 담아야 하는 다급한 평양의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다.

◆ 한국 정부·군도 '무조건 수용' 어려워...김병주 vs 김여정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북한의 극렬한 비난 국면에서 한국 정부와 군이 북한의 요구에 무조건 응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지뢰폭발 도발로 군 장병이 크게 다쳤는데도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국민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는 물론 여권에서 김여정의 담화에 대해 이례적으로 '적반하장'이라는 같은 표현을 사용한 거친 비판이 일제히 나온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병주(민주당 의원) 청와대 국방정책특별보좌관이 21일 SNS에서 김여정의 확성기 위협을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자 김여정은 22일 담화에서 이를 신랄하게 반박하면서 "문재인, 윤석열 정권도 상대해 보았지만 지금 정권의 자들만큼 어리석은 것은 처음 본다"고 막말 수위를 높였다. 양측 모두 '밀리면 끝'이라는 인식 속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구도다.
진영승 합참의장도 지난 20일 전방군단을 찾아 "DMZ 주도권 작전"을 거론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 시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 "적절한 시점 김정은 최전방 등장할 듯"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DMZ 상황이나 사망설의 추이 등 정세를 지켜보면서 다음 행보와 대남 전략을 짜고 있을 것으로 본다.
김정은이 직접 나서면 곧바로 최고지도자의 새로운 결단이나 군사적 조치로 해석되는 만큼, 측근들을 앞세워 긴장 수위를 조절하면서 대응 여지를 남기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김여정이 정치적 메시지를, 박정천이 군사적 대응 원칙을 맡는 '투톱' 방식의 역할 분담 구도도 드러난다.
관심은 김정은의 재등장 시점과 방식이다. 당국은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김정은이 적절한 시점에 최전방 지역에 나와 건재를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경우 지뢰도발 책임 논란 대신 '국경 요새화'와 대남적대 노선을 앞세운 메시지를 내고 사태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연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여정이 예고한 이달 중 대남 확성기 가동 시점이 하나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사망설을 일축하려면 건재 과시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지금은 지뢰 책임 공방에서 남북이 팽팽하게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 등판 시점을 신중히 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