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우희종 마사회장은 16일 과천경마장 이전비를 2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 정부 지원과 과천 부지 매각 조건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 2029년 이전 목표를 위해 총사업비와 비용분담 원칙을 정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부지 매각 조건도 불분명…재원 조달 계획 필요
이전 속도 요구한 정부, 비용 분담·지원 구체화해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과천경마장을 옮기는 데 얼마가 들까. 지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희종 한국마사회 회장은 이전 비용을 약 2조40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금액에서 새 경마장이 들어설 땅을 사는 비용은 빠져 있다. 이전을 실행하려면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재원 계획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아직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 회장은 기존 부지 매각대금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비용을 정부가 보전할지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정부의 비용 보장을 문서로 확약받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전 방침은 나왔지만, 정작 이를 실행할 재정적 약속은 협상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셈이다.
정부가 내놓은 지원 방안의 구체성도 도마에 올랐다. 우 회장은 정부가 이전 관련 지원을 약속했지만, "대부분 관련 부처의 검토나 향후 논의 형태로 제시됐다"고 답했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 9월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보낸 공문에서 정부가 제시한 지원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실행 기관조차 정부 방안을 구체적이지 않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전 재원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과천 부지 매각도 조건이 정해지지 않았다. 우 회장은 공시지가나 감정평가액 등의 매각가격 산정 기준에 대해 정부와 구체적으로 협의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수 주체로 확정됐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고, 계약금·중도금·잔금 등으로 나눠 받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얼마를 받을지뿐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도 확인되지 않은 자금으로 수조원대 이전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금이 들어오는 시점은 사업비 총액만큼 중요하다. 새 경마장 건설비를 먼저 지출하고 기존 부지 매각대금은 나중에 받는 구조라면 그 사이 필요한 돈을 조달해야 한다. 차입이 필요하다면 이자 부담도 생긴다. 만약 공사가 지연되거나 비용이 늘어날 경우에는 누가 추가 부담을 질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이는 이전을 실행하기 위해 풀어야 할 기본 조건이다.
정부는 올해 1월 발표한 '1·29 대책'에서 과천경마장과 국군방첩사령부를 이전한 뒤 두 부지를 통합 개발해 98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초 착공 목표는 2030년이었으나 이후 2029년 12월로 앞당겨졌다. 목표 시점까지는 3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국감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으로 절차를 간소화하면 6년 안에 이전과 준공이 가능하다는 정부 측 설명을 언급하자, 정작 우 회장은 "일반적인 절차라면 6년 안은 조금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감 당일 설명자료를 내고 마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원활한 이전을 위한 지원방안도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전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절차 간소화와 이전 비용 보전 등 필요한 지원방안을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고도 했다. 정부 스스로 비용 보전을 협의 대상으로 인정한 셈이다. 그렇다면 남은 일은 무엇을 언제까지 확정할 것인지를 밝히는 것이다. 실행 기관과 이해관계자들이 계획을 세우려면 협의를 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가 모든 비용을 국고로 부담해야 한다고 미리 결론 낼 사안은 아니다. 기존 부지 매각으로 확보할 재원과 마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검증해 합리적으로 나눠야 한다. 마사회 역시 추산한 이전 비용의 근거와 자체 조달 여력을 설명할 책임이 있다. 중요한 것은 부담 주체와 원칙을 정하고, 이를 실행 가능한 약속으로 만드는 일이다.
정부는 총사업비와 재원 조달 방식, 비용 분담 원칙, 부지 매각과 이전 공사를 연결한 단계별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아직 확정하기 어려운 항목은 남은 쟁점과 결정 시한이라도 밝혀야 한다. 관계부처별 역할과 협의 일정이 구체화돼야 마사회도 실행 계획을 세우고, 국민도 정부가 제시한 이전 일정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경마장을 옮기라는 주문에는 그 일을 가능하게 할 책임이 따른다. 정부가 실행 기관에 속도를 요구하려면,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부터 답해야 한다. 재원과 지원 조건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일정만 앞세우면 이전 과정의 부담은 실행 기관에 쌓이고, 주택공급 계획의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제시한 시간표에 신뢰를 더하는 것은 서두르라는 주문이 아니라, 그 일정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책임 있는 결정이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