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19일 경영진 조롱 현수막을 내걸었다
- 노조는 셀트리온과 비교해 임금·보상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 10개월째 교착된 임단협에서 노사 감정대립이 커지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임단협 교착 속 조롱 수위 높여…전문가 "노사 감정 싸움 불러"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경쟁사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을 앞세워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을 조롱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서 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의 이직을 환영하는 것처럼 연출해 직원 처우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게는 직원들의 '무인 아이스크림 창업'을 응원한다는 문구를 붙였다.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10개월째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노조가 경영진을 겨냥한 풍자와 조롱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임금 격차와 보상체계 개선이라는 실질적인 협상 쟁점보다 경영진을 희화화하는 표현이 부각되면서 노사 간 감정적 대립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뉴스핌이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명의 현수막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사진과 함께 "여러분의 경력 입사를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서 회장이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의 이직을 권유한 것은 아니다. 노조가 경쟁사 회장을 가상의 채용 주체로 등장시켜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을 비꼰 것이다.
노조가 셀트리온을 풍자의 소재로 삼은 데는 임금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 박재성 상생노조 위원장은 지난 8월 셀트리온의 임금 인상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고정급 격차가 직급별 약 15%로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과 복리후생 등을 포함한 총보상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임금 격차를 근거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교섭 활동의 일환이다. 그러나 경쟁사 경영진을 등장시켜 직원들에게 이직을 권유하는 듯한 상황을 연출한 것은 단순한 임금 비교와는 성격이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보상체계를 비판하는 데서 나아가 경영진의 무능을 부각하려는 풍자적 압박 방식이기 때문이다.
존 림 대표를 등장시킨 현수막 역시 같은 맥락이다. 노조는 존 림 대표의 사진 옆에 "여러분의 무인 아이스크림 창업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였다. 회사가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기보다 다른 생계수단을 찾도록 권유하는 것처럼 연출해 경영진의 처우 개선 의지를 비꼰 표현이다.
여기에 "인건비 절감 원툴 경영", "경영 수준 한심 수준"이라는 문구까지 등장했다. 노조의 비판이 임금과 인사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경영진의 능력 자체를 조롱하는 방향으로 확대된 것이다.
노조가 회사 정책과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비판하는 것은 노사 교섭 과정에서 이뤄질 수 있는 활동 중 하나다. 그러나 경쟁사 경영진까지 동원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행태는 처우 개선 요구를 알리는 데 필요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인건비 정책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것과 경영 수준을 '한심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비판의 초점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협상 쟁점에 대한 설명보다 인물과 경영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앞세워 정작 노조가 요구하는 보상, 제도 개선의 내용은 뒤로 밀려날 수 있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영진을 겨냥한 노조 게시물 등에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임직원에게 전달한 입장에서 사내 포스터 무단 부착과 인신공격·명예훼손 등에 대해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사측과 임금과 성과급, 인사제도 등을 놓고 교섭을 이어왔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5월 첫 전면파업 이후 연장·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왔으며, 이달 26일부터 3주간 두 번째 총파업을 예고했다.
그러나 법원이 최근 사측이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항고심에서 제한 공정을 기존 3개에서 9개로 확대하면서 파업 일정과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미 진행 중인 생산공정을 멈춰 사측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던 전략에 제약이 생긴 것이다. 다만 노조는 신규 배치 관련 작업은 쟁의행위 제한 대상에서 제외돼, 파업 효과는 남아 있다며 단체행동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영진과 경쟁사를 등장시킨 풍자성 현수막은 직원들의 처우 불만을 부각하고 사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읽힌다. 하지만 보상 개선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인물에 대한 풍자와 비하를 앞세운 방식이 조합원과 사측의 공감을 얻는 데 효과적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풍자는 노조 내부의 결속을 높일 수 있지만, 상대의 감정을 자극하는 선을 넘는 표현을 사용할 경우 협상 과정에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실질적인 조건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서 감정이 숫자를 지배하면 반감이 앞서 협상의 본질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