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넷플릭스 '나를 충전해줘'가 9일 공개된다
- 전기 능력 여자와 인공심장 남자의 로코다
- 익숙한 로코에 충전 설정 더해 재미를 살렸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아는 맛이 무섭다.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 문법에 '충전'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얹은 '나를 충전해줘'가 뻔한 듯하면서도 자꾸 다음을 기다리게 만든다.
오는 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를 충전해줘'는 인공 심장 배터리가 방전된 남자와 전기 능력을 지닌 여자의 만남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드라마 작가이자 모태솔로인 나보배(채수빈)는 어린 시절 벼락을 맞은 뒤 몸에 전기가 흐르는 능력을 갖게 됐다. 감정이 격해질수록 전류가 강해져 타인과의 접촉조차 쉽지 않은 인물이다. 그런 나보배 앞에 인공 심장을 지닌 재벌 3세 백호랑(김영광)이 나타난다. 유일하게 자신과 접촉해도 아무렇지 않은 백호랑을 만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된다.
설정만 놓고 보면 황당하다. 전기가 흐르는 여자와 인공 심장을 가진 남자의 만남이라니. 하지만 '나를 충전해줘'는 이를 복잡하게 설명하기보다 로맨스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활용한다. 비현실적인 설정이 오히려 이야기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셈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우리가 알던 로코'의 문법이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순탄하지 않다. 한마디로 혐관. 우연한 사건으로 얽힌 뒤 티격태격하고, 서로를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관계가 조금씩 달라진다. 사랑스러운 여주인공과 듬직한 남자주인공, 두 사람 사이를 오가는 밀고 당기기까지 로맨틱 코미디에서 익숙하게 봐온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새롭다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다. 오히려 다음에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 예상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이쯤이면 둘이 부딪히겠지' 싶으면 정말 부딪히고, '이제 마음을 깨닫겠지' 싶은 순간에는 또 다른 사건이 끼어든다. 익숙하기 때문에 편하게 웃을 수 있고, 익숙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감정에도 쉽게 올라탈 수 있다.

여기에 작품만의 차별점을 만드는 것이 바로 '충전'이다.
나보배에게 전기는 능력이면서 동시에 저주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쉽게 손을 잡을 수 없고, 감정이 커질수록 상대에게 위험해질 수 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누릴 스킨십이 나보배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 된다.
그런 나보배에게 백호랑은 특별하다. 유일하게 전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인 만큼 나보배에게 백호랑은 '인생에 처음 나타난 고무장갑'이나 다름없다. 이 설정만으로도 두 사람이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만들어지고, 자연스럽게 코미디와 로맨스가 동시에 발생한다.

흥미로운 건 '충전'이 단순한 웃음 포인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맨스에서 흔히 등장하는 '너 없으면 안 돼', '너 없으면 죽어'라는 말이 이 작품에서는 실제 의미를 갖는다. 한 사람은 타인과 닿을 수 없고, 다른 한 사람은 배터리가 방전되면 생존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상대방의 존재 자체가 필요해지는 구조다.
그래서 처음에는 필요에 의해 시작된 관계가 점차 감정으로 변해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나보배에게 백호랑은 처음부터 사랑의 대상이라기보다 자신의 로맨스에 필요한 특별한 상대에 가깝다. 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충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넘어 한 사람 자체가 특별해지기 시작한다.

채수빈은 이런 나보배의 서툰 면모를 사랑스럽게 풀어낸다. 연애 경험은 없지만, 누구보다 사랑을 꿈꾸는 인물인 만큼 어설픈 행동 하나에도 캐릭터의 매력이 묻어난다. 특히 자신의 능력 때문에 평범한 관계를 포기해야 했던 나보배가 처음으로 거리낌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상대를 만났다는 점에서 캐릭터의 감정 변화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한다.
김영광이 연기하는 백호랑은 나보배와 정반대의 결을 가진다. 까다로운 재벌 3세라는 겉모습과 달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 누군가의 충전이 필요한 인물이다.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남자와 누구와도 가까워질 수 없는 여자가 서로의 결핍을 채워준다는 관계 설정이 두 캐릭터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결국 '나를 충전해줘'의 매력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데 있지는 않다. 오히려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에 '전기 능력'과 '인공 심장'이라는 한 끗 다른 설정을 더해 자신만의 색을 만든 데 있다.
로코에서 익숙한 공식은 때로 가장 확실한 무기가 된다. 여기에 두 사람이 서로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설정까지 더해지면서, 뻔한 듯했던 관계가 조금씩 궁금해진다.
'너 없으면 죽어'라는 흔한 사랑의 말을 정말 현실로 만들어버린 것. '나를 충전해줘'가 익숙한 로코 사이에서도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다.
김영광, 채수빈 주연의 '나를 충전해줘'는 9일 오직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