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북한이 3일 원산서 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 김정은이 참관했고 북한은 1000㎞ 명중을 주장했다
- 김여정은 한·일 탐지 한계를 조롱했고 국방부는 요격 가능하다 반박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마하 12 자랑하던 北, 이번엔 왜 입을 닫았나
300㎞ 음영 구간을 노린 北… 탄두는 아직 미완성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10월 3일 오전 6시 30분께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이 날아올랐다. 합동참모본부는 "700㎞ 이상 비행했다"고 밝혔고, 일본 방위성은 최고고도 약 90㎞, 비행거리 약 680㎞로 추정했다.
북한의 설명은 달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튿날 "극초음속 중거리전략미사일이 1000㎞ 거리의 설정 목표점(북위 43°36′28.04″, 동경 138°00′47.02″)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에서 참관했다.
눈길을 끈 것은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담화다. 그는 "파도식 비행궤도를 적용할 때마다 적들은 1차 도약점 이후부터 목표를 소실했다"며 한·일의 탐지 수치를 '검수지표'라고 비꼬았다. 한·미·일 탐지 능력의 한계를 북한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하 5 넘어 '기동'이 관건… 러·중·미 이어 북한도 실전 주장 = 극초음속(hypersonic)은 음속의 5배, 즉 마하 5(시속 약 6100㎞) 이상을 뜻한다. 속도만 따지면 대부분의 탄도미사일도 재진입 단계에서 마하 5를 넘는다.
극초음속미사일을 가르는 기준은 속도보다 '기동'이다. 대기권 상층에서 마하 5 이상을 유지하며 활강·선회해 궤적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활강 탄두를 쓰는 극초음속활공체(HGV)와 스크램제트 엔진으로 순항하는 극초음속순항미사일(HCM)로 나뉜다.
이 분야의 선두는 러시아와 중국이다. 러시아는 아방가르드(HGV), 킨잘(공중발사 탄도미사일), 지르콘(순항미사일)을 실전 배치했고, 킨잘과 지르콘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실제로 사용했다. 중국은 둥펑(DF)-17을 2019년 열병식에서 공개했다.
미국은 육군 장거리극초음속무기(LRHW·다크이글)와 해군 재래식신속타격(CPS)을 개발해 배치 단계에 들어섰다. 이 밖에 인도·프랑스·일본·호주 등이 개발 중이며, 이란도 보유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2021년 9월 화성-8형을 시작으로 중장거리급 극초음속미사일 시험을 이어왔다. 초기 3차례는 액체엔진, 4번째는 구형 고체엔진을 썼다. 신형 대용량 고체엔진을 쓴 화성-16나형은 2024년 4월 2일(1차), 2025년 1월 6일(2차)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원뿔형 탄두 첫 비행에 제원은 비공개…'훈련' 포장한 성능시험 = 이번 발사의 핵심은 탄두다. 1·2차 화성-16나형에는 납작한 '가오리형' 활강 탄두가 실렸지만, 이번에는 '원뿔형' 탄두가 장착됐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붉게 칠한 1단 추진체 위에 흰색 원뿔형 탄두가 얹혔고, 탄두 하단에 소형 제어날개 4개가 달렸다.
1·2차 때 추진체는 검은색이었다. 가오리형 활공체 대신 원뿔형 동체에 날개로 자세를 잡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신형 고체엔진과 원뿔형 탄두의 조합은 처음이다. 처음 비행하는 조합을 '발사훈련'이라고 부른 것 자체가 의문이다. 성능개량 평가를 겸한 비행시험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한 대목은 북한이 숫자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1차 때는 1·2차 정점고도(101.1㎞·72.3㎞)를, 2차 때는 속도 마하 12와 정점고도(99.8㎞·42.5㎞)를 공개했다. 이번엔 비행거리 1000㎞ 외에 속도도, 정점고도도 없었다.
공개된 사진도 해안 이동식발사대에서 솟아오르는 장면과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참관석 모습이 전부다. 표적 명중 장면도, 궤적이 찍힌 모니터 화면도 없었다. 자랑할 숫자가 있었다면 굳이 감출 이유가 없다.

1·2단 추진체는 정상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단인 활강 탄두가 계획대로 작동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 극초음속미사일의 1단 추진체는 사실상 완성 단계에 이르렀지만, 활강 탄두의 비행제어·열방호·종말유도는 여전히 미완성으로 본다. 비행 양상과 고도·속도 변화, 선회 패턴을 종합하면 미·중·러 수준의 40~50% 정도라는 평가다. 북한이 탄두 형상을 바꿔가며 안간힘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거리도 제한됐다. 추진체 규모로 볼 때 최대 사거리는 3000~4000㎞로 추정되지만, 원산에서 동해 공해까지는 1000㎞가 한계다. 평양 일대에서 쏜 2차 때는 1500㎞를 비행했다. 김여정이 조롱한 '목표 소실'은 지구 곡률로 인한 레이더 음영 구간 때문이다. 종말 단계 저고도 비행은 한·일 레이더로 추적이 어렵다. 북한 주장이 맞다면 음영 구간에서 약 300㎞를 더 날았다는 얘기가 된다.
김여정이 언급한 '인공지능(AI) 도입'과 '최소 4가지 비행궤도 방식'도 따져볼 대목이다. 북한의 AI 수준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비행제어와 표적유도에 영상 대조나 궤도 최적화 알고리즘 같은 초보적 수준을 적용했을 가능성은 있다.
다만, 마하 5 이상에서 플라스마에 둘러싸인 탄두가 실시간으로 표적을 재인식하고 궤도를 바꾸는 수준의 AI는 미국·중국도 아직 넘어서지 못한 영역이다. 최근 단거리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1마-1형이 보인 성능 개선 속도를 감안하면, 북한 특유의 역량 집중이 빠른 진전을 낳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루 만에 반박한 국방부… 300㎞ 음영 구간 지워라 = 이번에는 국방부의 대응도 달랐다. 김여정 담화 이튿날인 4일 국방부는 언론 공지를 내고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은 한·미가 보유한 방어자산으로 충분히 탐지·요격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준비 단계부터 면밀히 감시했고, 발사 직후 탐지·추적해 발사 원점을 정확히 식별했다"고도 했다.
북한 담화에 군이 하루 만에 정면 반박한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군 안팎에선 '강신철식 대응'이란 평가도 나온다.
평가 자체는 틀리지 않다. 현재 수준의 북한 극초음속미사일은 패트리엇(PAC-3), 천궁-Ⅱ(M-SAM), L-SAM으로 요격 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판단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북한은 시험 때마다 탄두를 바꾸고 궤도를 바꾸며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금 요격할 수 있다는 말이 1~2년 뒤에도 유효하다는 보장은 없다.

음영 구간을 메울 저궤도 감시위성망, 활공 단계 요격체계, 종말 단계 다층 방어의 보강이 말보다 앞서야 한다. 요란하게 짖는 개보다 소리 없이 무는 개가 무섭다. 담화에 담화로 맞서는 것보다 북한이 '검수지표'로 삼는 그 300㎞ 음영 구간을 실제로 지워버리는 것, 그것이 가장 확실한 반박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