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오비맥주가 9월 말 첫 소주 ‘찰랑’을 출시했다
- 국내 주류 출고량은 27년 만에 300만kL 밑으로 떨어졌다
-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은 저도주·제로슈거로 맞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제로슈거 등 신제품으로 다변화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국내 주류 소비의 중심이 식당과 주점에서 집으로 옮겨가면서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 이 국면에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는 정반대 해법을 택했다. 오비맥주는 소주 시장 진출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쪽을,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기존 제품군 안에서 저도수·제로슈거 등 신제품으로 다변화하는 쪽을 각각 골랐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앞세워 국내 맥주시장 1위를 지키고 있으며,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를 앞세워 국내 소주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과 2026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 8000kL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7년 만에 300만 kL 아래로 내려간 수치다. 2015년 380만 4000kL와 비교하면 10년 새 21.5% 줄었다. 주종별로는 맥주 출고량이 151만 9000kL로 전년 대비 7.2% 줄어 2022년부터 3년 연속 감소했고, 희석식 소주는 79만 3000kL로 2.8% 줄며 처음으로 80만 kL 밑으로 내려갔다. 막걸리도 31만 8000kL로 2021년부터 5년 연속 감소세다. 출고 금액 기준으로는 맥주가 4조 676억 원으로 전체의 41.95%를 차지해 전년(42.74%)보다 비중이 줄었고, 소주는 3조 6824억 원으로 37.98%를 차지해 전년(37.39%)보다 비중이 늘었다. 시장 전체는 축소되고 있지만 그 안에서 맥주와 소주의 무게중심이 미묘하게 소주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축소의 배경에는 음주 문화 자체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올 4월 펴낸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2024년 자료 기준)는 국내 주류 출고량을 315만 1371kL, 출고 금액을 10조 575억 원으로 집계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음주하는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2023년 9.0일에서 8.8일로 줄었고 술자리 1회당 평균 음주량도 6.7잔에서 6.6잔으로 감소했다. 전체 음주 상황의 절반 가까이가 식당이나 주점이 아닌 자택에서 이뤄지는 '홈술'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고 '혼술' 비중도 30%를 넘어섰다. 반대로 위스키·진·보드카 등을 활용한 하이볼류인 일반증류주 출고량은 전년 대비 113.2% 급증해, 전통 대중주가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이른바 '믹솔로지' 트렌드만큼은 확산되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런 소비 위축 속에서 업계가 공통으로 주목하는 또 다른 변화는 저도화다. 국내 주류기업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류 소비 흐름에 대해 "편안하게 적당히 마시며 즐기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소주 도수 인하가 잇따랐다. 롯데칠성음료는 1월 '새로'와 '처음처럼'의 도수를 각각 16도에서 15.7도로 낮췄고, 하이트진로도 2월 '진로'를 16도에서 15.7도로 조정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대표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마저 16도에서 15.7도로 내렸다. 참이슬 후레쉬가 도수를 낮춘 것은 2012년 대규모 리뉴얼 이후 네 번째다. 다만 예외도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같은 시기 20도 고도수 소주 '처음처럼 클래식'을 별도로 선보이기도 했다.
고급 증류주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품진로 등과 같은 증류주가 인기다. 주류 시장은 입맛을 바꾸기가 어려운 특성상, 무알코올 등 신세대 입맛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일품진로'는 세계 주류 품평회 '2026 몽드셀렉션'에 출품한 일품진로25년산이 대상을 받았고 일품진로25·일품진로 오크25·일품진로 오크43 등 3개 제품도 금상을 수상하며, 2019년 첫 출품 이후 8년 연속 대상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서도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 0.0과 카스 올제로, 카스 레몬 스퀴즈 0.0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제로 0.00에 이어 테라 제로를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논알콜릭'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최근에는 '클라우드 논알콜릭 레몬 라임' 한정판을 출시했다.
오비맥주는 첫 소주를 내놓고 확장 전략을 취했다. 2024년 9월 신세계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한 지 약 2년 만의 첫 국내용 소주인 '찰랑'을 9월 말 출시한다. 알코올 도수는 15도로 하이트진로 '진로'나 롯데칠성음료 '새로'(각 15.7도)보다 낮춰 저도주 선호 흐름을 겨냥했다. 제주 동부 화산암반수와 용암 해수 소금을 활용한 제로슈거 제품으로, 제주 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출시 초기에는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일부 지역의 식당·주점 등 유흥 채널에 한정해 판매하고, 시장 반응을 지켜본 뒤 마트·편의점 등 가정용 채널 진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내 진출에 앞서 지난해에는 소주 브랜드 '짠'을 '건배짠'으로 동남아 등 해외에 먼저 수출하며 시장을 테스트해왔다.
주류업계에서는 '찰랑' 자체의 흥행보다 맥주 1위 오비맥주의 카스 유통망과의 결합 효과를 주시하고 있다. 별도 영업망을 새로 구축하지 않고 전국 종합주류도매업체와 음식점·주점에 이미 깔린 카스 거래망을 그대로 활용해 소주를 함께 공급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첫 소주인 '찰랑'은 대형마트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서울과 수도권 식당에 공급한다. 이후 연말까지의 판매량 등을 분석해 전국 판매망으로 넓힐지, 기존 유통망과 해외 시장을 겨냥할지 가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 7785억 원으로 전년보다 2.0%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465억 원으로 5.4%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9.5%에 달해 하이트진로(6.9%)를 큰 폭으로 웃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594억 원으로 33.9% 급감했는데, 법인세 비용이 970억 원에서 1629억 원으로 68.0% 늘어난 영향이 크다. 세전이익 대비 법인세 비용 비율은 28.7%에서 50.5%로 뛰었다. 같은 기간 배당금 지급액은 3328억 원에서 8400억 원으로 152% 급증했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찰랑 출시와 관련해 "혁신적이고 다양한 제품을 바라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신사업 확장보다 기존 제품군 안에서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는 다변화 전략을 택했다. 지난 7월 칼로리를 25% 낮춘 '진로 라이트'를 내놨다.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제로슈거로 제작됐고 알코올 도수는 11.7도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콘셉트를 앞세웠다. 오비맥주 역시 신사업과 별개로 기존 맥주 브랜드 강화에 힘쓰고 있다. '오비라거'는 과거 감성을 담은 330mL 캔 레트로 제품을 선보였고, 신규 디자인 시리즈를 대형마트에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1960년대 OB맥주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한정판과 과거 패키지를 재현한 레트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롯데칠성도 사업 구조를 바꾸는 다변화 전략을 펴고 있다. 맥주는 클라우드·크러시가 12년째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며 지난해 창사 후 첫 희망퇴직까지 단행한 끝에 크러시를 다시 클라우드 브랜드로 흡수했다. 반면 소주는 제로슈거 '새로'가 누적 8억병을 팔았고 올 5월 출시한 '새로 오미자'도 한 달여 만에 200만병이 팔렸으며, 같은 시기 20도 고도수 '처음처럼 클래식'까지 더해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롯데칠성음료는 부진한 맥주 대신 소주·와인 등 강점 부문에 자원을 집중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소주 시장 안에서는 저도주·제로슈거를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가 나란히 도수를 15.7도로 낮춘 가운데, 오비맥주가 이보다 한 단계 낮은 15도로 진입하면서 도수 경쟁도 새 국면을 맞았다.
홈술·혼술 확산과 저도화 트렌드로 주류 소비 자체가 위축되는 구조적 흐름 속에서, 오비맥주는 카테고리 확장으로, 하이트진로는 제품 다변화와 프리미엄 증류주 강화로 각자의 활로를 찾고 있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