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전여상은 26일 또래관계·자기이해 상담을 늘렸다
- 도예체험과 칭찬 편의점으로 정서지지를 강화했다
- 위기 뒤 상담서 예방 중심 지원으로 넓히겠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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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통해 학생 스스로 참여...예방중심 정신건강 효과
"건강한 마음이 미래 준비하는데 도움...지속적 지원" 강조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대전여자상업고등학교가 전공수업·자격증 취득·취업 준비를 함께 해야 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정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상담 이후 대응에 머물지 않고 또래관계와 자기이해를 연계한 예방 중심 정신건강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과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추진 중인 대전여상 Wee클래스는 올해 자기이해와 자존감·또래관계·학교 적응을 연결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상담교사뿐 아니라 또래상담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상담실을 찾아 고민을 털어놓는 데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학교는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재학 중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하고 사회 진출까지 준비해야 하는 만큼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부담도 또래보다 일찍 찾아온다.
대전여상이 정신건강 지원 범위를 학교생활은 물론 진로·취업 준비 과정까지 넓힌 이유다. 심리적 어려움이 생긴 뒤 상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교생활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미리 살피면서 학생 스스로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대표 프로그램은 '마음을 빚다, 우정을 굽다' 도예 체험이다.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거나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과 또래상담 기본교육을 받은 학생을 짝지어 함께 도자기를 만들도록 했다. 서로 앉아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는 기존 상담 방식에서 벗어나 흙을 만지고 작품을 만드는 공동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형성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하는 동안 학업과 전공·취업 준비에서 잠시 벗어나 한 가지 활동에 집중했다. 직접 결과물을 완성하며 성취감을 얻는 동시에 같은 과정을 함께한 또래와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쌓아갔다.

또래상담 학생과의 연계는 학교생활 적응이 어렵거나 자신의 고민을 직접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접촉 기회도 제공한다. 상담교사에게 먼저 도움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활동 과정에서 친구와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학교 안에서 자신을 지지해주는 관계를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대전여상은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이런 또래관계가 학교 적응뿐 아니라 진로 준비 과정에서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공 실습·자격증 취득·취업 준비 등 여러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며 생기는 부담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학교 안에서 정서적 지지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기말고사를 앞두고 진행한 '나를 위한 칭찬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21일 동안 매일 자신이 잘한 행동이나 노력한 일을 찾아 기록하는 활동이다. 시험 성적이나 자격증 취득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가 아니라 일상에서 이어온 작은 노력에 눈을 돌리도록 했다.
학생들이 적은 내용도 거창하지 않았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뛰었다'·'졸렸지만 수업을 끝까지 들었다'처럼 평범한 하루에서 자신이 해낸 일을 찾아냈다.

첫째 주에는 '오늘 잘한 행동 3가지 찾기'를 통해 자신의 행동을 돌아봤다. 이후에는 결과보다 노력에 집중하는 활동으로 범위를 넓혔다. 마지막 주에는 친구와 교사의 응원을 더해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주변 관계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활동에 따라 포인트와 작은 선물도 제공해 학생들이 자신의 장점을 찾고 기록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가도록 했다.
학생들의 변화도 확인됐다. 한 학생은 프로그램 참여 전 실수하면 자신을 탓하거나 다른 친구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21일 동안 자신의 행동을 돌아본 뒤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스스로를 칭찬하는 일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 사소한 것부터 자신을 인정하는 습관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학교는 이런 경험이 진로와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자격증이나 취업 결과 등 지속적인 평가를 받는 만큼 결과만으로 자신을 판단하기보다 준비 과정에서 쌓아온 노력과 강점을 스스로 확인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현재의 고민을 미래에 대한 응원으로 바꾸는 '느리게 가는 우체통-12월의 나에게 쓰는 편지'도 운영한다.
'느리게 가는 우체통'은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행복했던 추억·자랑스러웠던 일·현재의 꿈 등을 돌아본 뒤 몇 달 뒤의 자신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편지로 남기는 프로그램이다. 편지는 곧바로 전달하지 않고 보관했다가 학기 말이나 학년 말에 또래상담반 학생들이 작은 선물과 함께 직접 배달한다.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진로나 취업은 졸업 이후 언젠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현재 학교생활과 맞닿아 있다. 어떤 자격증을 준비하고 어느 분야에 취업할지·졸업 뒤 어떤 길을 선택할지를 재학 중부터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느리게 가는 우체통'은 학생들이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자신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편지를 받은 학생들은 편지를 쓴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며 자신의 변화를 돌아봤고 자신의 상태를 '도전'이나 '자신감'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도 했다.

편지를 전달하는 또래상담반 학생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이 됐다. 자신이 전달한 편지와 선물을 친구가 반갑게 받는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뿌듯함을 느꼈다는 반응도 나왔다.
도예 체험은 또래관계 형성·'칭찬 편의점'은 자기이해와 자존감·'느리게 가는 우체통'은 미래에 대한 자기 격려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세 프로그램은 상담에 대한 학생들의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일상적인 참여를 이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전여상 Wee클래스 역시 학생들이 상담을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받는 것'으로 여기지 않도록 운영 범위를 넓히고 있다. 상담실을 심리적 위기를 겪는 일부 학생만 찾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찾아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친구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일상적인 곳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관련 프로그램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이 먼저 상담교사에게 "이번 달에는 왜 행사를 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례도 생겼다. Wee클래스 프로그램이 상담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을 낮추며 학교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대전여상은 앞으로도 특성화고 특성을 반영해 학업뿐 아니라 전공·자격증·진로·취업 준비 과정에서 학생들이 겪는 정서적 부담을 함께 살필 계획이다. 문제가 나타난 뒤 개입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학생들이 학교생활 속에서 스스로 마음을 돌보고 주변 또래와 관계를 형성하도록 예방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학교 관계자는 "Wee클래스를 문제가 생겼을 때만 찾아오는 상담실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진로 준비 과정까지 함께 지원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안정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면서 건강한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gyun5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