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립민속박물관이 11일 특별전 ‘제로’를 공개했다.
- 광복 이전 북한 민속유물 316건 346점을 선보였다.
- 12일부터 2027년 2월 14일까지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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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이 수장고에 보관했던 북한 지역 민속 유물을 선보인다.
1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026년 특별전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언론공개회를 개최했다. 자리에는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을 비롯해 하도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광복 이전 북한 지역 민속유물 316건 346점을 중심으로, 북녘의 다양한 민속자료에 담긴 삶의 흔적과 지역의 미감을 통해 북한의 다채로운 생활문화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마련됐다.
하 학예연구사는 전시 제목에 대해 "'제로'는 단순한 비움이나 없음의 의미가 아니다. 익숙한 인식과 선입견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이해를 시작하는 열린 자리이자 출발점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듯,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겨온 생각을 비우고 북한을 낯선 존재가 아닌 같은 역사와 문화의 토대 위에서 형성된 또 하나의 삶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데서 이번 전시가 시작됐다"고 부연했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북한 지역 민속유물을 중심으로 구상한 첫 전시다. 박물관은 '북한'으로 분류된 민속자료만 약 3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지역명이나 제작지 등을 통해 북한 지역 유물로 확인되는 자료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진다.
전시 공간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개방형 수장고에서 착안해 여섯 개의 수장타워로 구성됐다. 관람객은 빌딩 숲을 거닐듯 타워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수장고 깊은 곳에 머물던 유물과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
전시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오랜 시간 수장고에 있었던 박천 반닫이다. 이는 무쇠 장식을 부착한 평안도의 민속품으로, 처음으로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또한 김의광 목인박물관 목석원 관장이 기증한 해주항아리 232점 중 88건도 관람할 수 있다. 흩어져 있던 항아리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며 북한의 생활문화와 미감을 새롭게 조명한다.
하도겸 학예연구사는 "항아리는 비워야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데, 이 점에서 기증은 항아리의 본성과 닮아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총 316건 346점의 소장품에 담긴 개성·황해도·평안도·함경도 지역의 삶과 문화를 소개한다. 조선 후기 평양의 대표 명소와 도시의 모습을 담은 평양성도 8폭 병풍, 보기 드문 조선시대 여성 초상화인 의기 계월향 초상을 비롯해 지도, 그림, 사진엽서와 사진첩 등 다양한 자료가 한 자리에 모였다.
기존의 복사·영인본 중심의 전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손글씨로 직접 필사한 서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여초 김응현의 제자 관지 송신일 서예가의 금강산 관련 글귀와 김소월의 '진달래꽃', 백석의 '국수'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금강산이다. 하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에서는 유람기, 탐승지도, 병풍, 그림, 사진엽서와 사진첩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시대마다 기록되고 재현된 금강산의 모습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강산의 봄 경치를 그린 '금강산춘경도'와 미국인 화가 릴리안 밀러가 직접 금강산을 여행하고 그린 '금강산도' 등은 금강산이 자연의 절경을 넘어 오랫동안 사람들의 문화적 기억 속에 자리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영상자료원의 제공으로 1930년대 금강산 유람 영상도 최초로 공개해 시선을 끌었다.
전시 기간 중에는 특별전 제목을 활용한 '제로' 글자 쓰기 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연계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전시 대표 유물인 해주항아리 문양을 활용한 전통 염색 주머니 만들기, 닥종이 레진 장식품 만들기, 그리고 한지를 이용한 해주반 만들기 등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관람객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을 총 9회 운영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의 특별전 '제로: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은 오는 12일부터 2027년 2월 14일까지 기획전시실 1에서 진행된다.
alice0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