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이란과 평화 합의를 맺어 제재 전면 해제와 3000억달러 재건 기금을 약속했다.
- 이번 합의가 이란에 전략적 승리를 안겼다는 평가 속에 미국 정계와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 전문가들은 이번 MOU가 세부가 비어 있는 잠정 합의라며, 향후 60일 추가 협상 결과에 따라 오바마의 JCPOA와의 우열 판단이 가능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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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너무 봐줬다" vs 트럼프 "질투하거나 멍청한 자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맺은 평화 합의를 두고 미국이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제재 전면 해제와 3000억 달러 재건 기금 등 이란에 너무 많은 것을 내줬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기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최악의 합의"라고 몰아세워 온 터라 같은 비판이 자신에게 돌아온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양측이 향후 60일에 걸쳐 최종 합의에 이르기 위한 추가 협상에 나서기로 약속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이란 재건을 위한 3000억 달러 규모 계획과 이란에 대한 모든 종류의 미국 제재 해제도 포함됐다.
이 같은 조건이 공개되면서 미국 정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이란 정부의 입지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주식시장이 방금 사상 최고치를 찍고 유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내가 이란에 충분히 강경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 바보들은 질투하거나 나쁜 사람들 혹은 멍청한 자들"이라고 적었다. 미국 증시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유가는 이란 평화 합의 소식에 하락했다. 다만 유가는 전쟁 전 수준보다는 여전히 상당히 높다.

◆ 이란 '전략적 승리' 자평…전문가도 "이란에 유리"
이란 지도자들은 이번 합의를 전략적 승리로 규정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양해각서(MOU)를 이란의 경제·정치 문제를 다룰 기회로 묘사하며 이것이 이란과 중동에 다른 세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서명된 합의문 사진과 함께 올린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역사적 문서이자 강력한 이란이 보내는 메시지"라며 "평화는 상호 존중의 그늘 아래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문서는 어떠한 위협과 압박 속에서도 존엄과 독립을 거래하지 않은 한 민족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며 "오늘 기록된 성과는 국가적 인내와 정치적 합리성, 책임 있는 외교가 결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합의 조건이 이란에 기울어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창립자는 CNBC에 "적어도 14개항 계획에서 우리에게 공개된 내용을 보면 문구가 이란에 상당히 또는 매우 유리하다고 말하는 게 타당하다"고 진단했다.
베렌베르크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종 판단이 합의 틀의 전체 세부 내용에 달려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을 근거로 이란이 "여러 측면에서 대체로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핵심 쟁점도 남아 있다.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60일 동안만 통행료 없이 상선의 안전한 통과를 허용한다. 이후 이란은 오만과 협상해 다른 걸프 국가들과 논의하며 해협의 향후 운영과 해상 서비스를 정의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 걸프 아랍국들은 국제 수역으로 널리 여겨지는 곳에 이란이 통행료를 물리는 구상에 난색을 표해왔다.
◆ 트럼프, 자신의 '레드라인' 넘었나…공화당서도 비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잠정 평화 합의를 정당화하면서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재확인했다. 다만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할 권리를 가져야 하고 수십억 달러의 동결 자금에 접근하며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도록 허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안들은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에서 레드라인으로 여겨 온 조건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평소 트럼프 정책에 우호적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은 "우리를 죽이려는 신정 광신자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주는 것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점을 역사가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빌 캐시디 상원의원(루이지애나)도 소셜미디어에 "수십 년 만의 최악의 외교 정책 실책"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는 블룸버그거버먼트에 "이제 MOU를 본 결과 내 우려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하게 해체한다는 언급이 없다는 사실과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 '오바마 합의' 때린 트럼프…"JCPOA와 비교는 일러"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첫 임기에 "최악의 합의"라며 파기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JCPOA와 비교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오바마 전 대통령의 JCPOA가 이란에 막대한 자금을 안긴 핵무기로 가는 길이라고 비판해왔다. 그는 2018년 첫 임기에 이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며 훨씬 나은 협상 결과를 약속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란 합의가 이란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막는 벽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새 합의 발표에 앞서 지난 일요일 ABC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는 어떤 합의도 JCPOA와 크게 다를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두 합의는 상당히 다르다. 다만 이는 상당 부분 이번 합의가 광범위하고 모호하며, 더 완전한 합의로 가는 협상 경로를 그리려는 잠정 합의이기 때문이다.
2015년 JCPOA는 이란과 미국은 물론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영국, 유럽연합(EU)이 참여한 다자 합의였다. 분량은 18쪽에 달했고 감시·검증과 제재 해제 등에 관한 수십 쪽의 부속 문서가 딸린 극도로 상세한 최종 합의였다. 타결까지는 약 2년이 걸렸다.
반면 이번 MOU는 미국과 이란 양자 간 합의로, 14개 문단 분량에 그친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기로 약속한다고 명시하지만 농축 한도와 감시 같은 핵심 세부 사항은 모두 합의 확정 이후 60일간의 추가 협상으로 넘겼다. 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데 초점을 둔 잠정 합의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 같은 차이 때문에 두 합의를 같은 잣대로 견주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쪽은 2년에 걸쳐 완성한 최종 합의이고, 다른 한쪽은 이제 막 협상의 출발선을 그린 설계도이기 때문이다. 비교 대상이 될 이번 합의의 핵 관련 세부 내용 자체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최종 합의의 세부 사항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가 오바마의 JCPOA보다 실제로 더 우월할지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이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앞으로 60일간의 협상에서 자신이 비판해온 JCPOA를 뛰어넘는 결과를 이란으로부터 받아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