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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모의 외교포커스] 호르무즈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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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과 이란이 8일 전쟁 39일 만에 휴전에 합의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며 한국 선박 26척 등 통과 여건이 마련됐다.
  • 이란 통제권·통행료 주장으로 안전 통항이 불투명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미-이란 휴전했지만 '자유항행 재개' 불투명
이란, 호르무즈 통제권 주장...통행료 요구
국제사회, '연대로 공동대응' 재개방 노력
트럼프 "美 공동징수"...세계질서 대혼란 우려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미국과 이란이 전쟁 개시 39일 만인 지난 8일 휴전에 합의함으로써 세계 경제를 마비시켰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이 묶여 있던 한국 선박 26척을 비롯해 수천 척에 달하는 세계 각국의 선박들도 해협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휴전 발표 이후 증시가 달아 오르고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한 것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탓이다.

그렇다면 이번 휴전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은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예전처럼 모든 선박이 안전이 보장되는 가운데 해협을 자유롭게 통항할 수 있을지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아직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료를 받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어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 및 호르무즈 개방'에 합의한 8일 오후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377.56 포인트(6.87%) 상승하며 5872.34로, 코스닥은 53.12 포인트(5.12%) 상승한 1089.85로 거래를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트럼프의 화면을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32.80원 하락한 1471.40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2026.04.08 yym58@newspim.com

◆호르무즈 통제권 주장하는 이란

이번 휴전 합의는 완전한 종전을 의미하는 합의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미국과 이란이 2주간 전투 행위를 멈추고 서로가 주장하는 종전 조건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약속이다. 양측이 주장하는 종전의 조건은 과연 타협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생길 만큼 간극이 크다. 핵 프로그램을 비롯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재 해제 등 핵심 쟁점에서 양측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만 갖고 본다면 핵심 쟁점은 이란의 통제 여부다. 이란은 해협은 열어주되 통제권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가 언급한 휴전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 지속'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선박은 통과할 수 있지만 이란군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통행료 부과를 제도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란은 그동안 해협 통행료로 선박 한 척당 200만 달러(약 30억원)을 받겠다고 밝혀왔다. 이란은 통행료 부과를 제도화해 전쟁으로 파괴된 인프라 재건 비용을 충당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항행의 자유를 명시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위반하는 행위다.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를 제도화하겠다는 이란의 요구를 국제사회가 받아들일 리 없다. 만약 이란의 의도대로 통행료 부과된다면 전 세계 바다가 엉망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란 협상 결과 주목

미국은 당초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이 종전 협상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알 수 없다. 특히 국제법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의 이익만을 채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방식에서는 어떤 결과도 가능하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좌) 말 경청하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4.06

이란은 미국에게 전쟁으로 파괴된 인프라 재건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란에게 이 돈을 줄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협상 타결을 위해 이란이 호르무즈 통행료를 걷어 재건 비용을 충당하도록 합의할 가능성은 있다. 실제로 휴전 발표 직후 AP통신은 이번 휴전안에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공동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8일 ABC 기자와 통화에서 "우리는 이를 합작사업(joint venture)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생각해보고 있다"며 "이는 해협을 보호하는 동시에 다른 많은 세력으로부터 해협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약 트럼프가 이란의 통행세 부과를 용인하는 종전 합의를 하거나, 미국이 함께 통행료를 걷겠다고 나선다면 국제사회와 미국의 전면적 갈등이 시작되면서 세계 질서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 기본 입장은 '국제연대를 통한 해결'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 공조를 통해 해결한다는 입장을 세워놓고 있다. 정부는 해협이 봉쇄됐을 때도 갇혀 있는 한국 선박을 통과시키기 위해 이란 정부와 개별 협상을 하지 않았다. 이란과 협상을 벌여 '통행료'를 내고 통과하는 것은 이란의 국제법 위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당시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은 한국 선박의 리스트를 제출해 미국·이스라엘과 무관하다는 증명되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당사자에게 선박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통과 검열을 받는다는 것은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종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 항행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이 원칙의 연장선상에 있다. '국제규범에 따라 호르무즈 내 우리를 포함한 모든 선박에 대한 자유로운 항행 및 안전 보장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유조선.[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3.13 mj72284@newspim.com

지난 2일 영국의 주도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결 방안을 논의한 40여개국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국제 공조와 연대가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에서 각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내는 문제와 이란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문제 등에 공조를 유지하면서 조율된 대응을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의 대응 전략은

이란이 통행료를 걷겠다고 할 경우 유럽연합(EU)·한국·중국·일본 등 원유 수입국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 ) 등 원유 수출국은 외교적 압박과 제재, 이란이 부담해야 할 '봉쇄 비용'을 높이는 방안 등을 공동으로 모색할 수 있다. 이란이 통행료 부과를 제도화하는 것을 불법적 행위로 규정해 새로운 경제 제재를 가하고 국제 해운 보험·금융망을 통해 압박하는 방법이다. 다국적군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호위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는 경제적·군사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처럼 이란에게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경제·외교적 부담을 높여 이란이 자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란의 통행료 부과를 용인하거나 그의 말대로 미국과 이란의 '공동 징수'를 추진한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유조선을 운영하는 선사 중에는 통행료를 내고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개별 선사가 통행료를 내기 시작한다면 국제공조는 유지되기 어렵다.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전 세계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기를 기다려 왔지만 휴전 발표 이후에도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고 있다. 전투 행위는 종료됐으나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는 이제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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