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3월 FOMC 금리 동결 확률 95% 반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 격화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통화정책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와 함께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시장이 고대하던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이 올해 하반기로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 "단기 물가 충격 불가피"… 짙어지는 거시경제 불확실성
연준 고위 인사들은 이란발(發) 지정학적 위기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이란 전쟁이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상황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에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어 "이번 사태가 금융 여건이나 유가 측면에서 어떤 광범위한 파급력을 가져올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어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과거 50년 전만큼 석유 의존도가 높지 않으며, 유가 변동이 경제의 근본적 흐름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역시 "이란 분쟁이 이미 상당히 불확실했던 경제 전망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가 전망의 상승 위험이 존재하지만, 기존 관세의 영향이 점차 소멸하면서 올해 후반에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연내 1회 인하'도 흔들… 카시카리 "인하 전망 확신 약해져"
유가 폭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연준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들의 경계감은 한층 뚜렷해졌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올해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해 왔으나, 이란의 공격 이후 그 전망에 대한 확신이 약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핵심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라며 "지금은 물가 파급력이나 사태 지속 기간을 판단하기에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1985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의 기본 기간을 4~5주로 제시했으나 테헤란 정권 교체를 위해 더 장기전을 불사할 의지를 밝혔고, 미 중부사령부(CENTCOM) 역시 최소 100일(9월경) 간 작전을 지원할 추가 인력을 요청한 상태다. 사태 장기화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 연준 수뇌부 "일시적 충격일 뿐" 진화… 3월 동결 '기정사실'
반면, 일부 연준 이사들은 이번 유가 충격이 구조적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는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은 보통 이런 식의 유가 상승에 대응하지 않는다"며 "유가 급등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겠지만 대체로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핵심 잣대는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임을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또한 블룸버그 인터뷰를 통해 "에너지 가격 상승은 장기간 지속될 때만 유의미하다"며 "이번 충격은 1970년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사태와는 달리 일회성 사건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연준 내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은 단기적인 관망세로 돌아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이 지난 1월에 이어 이달 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5%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