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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될까…부동산감독원 국조실행에 국토부 위상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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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처 컨트롤타워 명분…국토부 역할 축소 우려 확산
이미 합동 점검 체계 가동 중…또 하나의 '옥상옥' 되나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부동산 시장 감시 기능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명분으로 한 '부동산감독원' 신설 논의가 국무조정실 산하 설치로 구체화되면서,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역할과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 수립과 시장 관리 전반을 맡아온 국토부를 사실상 우회하는 조직 설계가 가시화되자, 시장 안팎에서는 국토부가 '반쪽짜리 주무부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정책 수립 기능과 집행·관리 기능이 분리될 경우, 그간 문제로 지적돼 온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 소재가 오히려 더 불명확해질 수 있다. 현재도 국토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합동 점검과 불법 거래 대응 체계가 운영되고 있는 만큼, 별도의 감독기구를 신설할 경우 정책 체계가 이원화돼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감독 기능 강화라는 취지와 달리, 자칫 과도한 규제 신호로 해석될 경우 거래 위축을 초래하고 실질적인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정책 컨트롤타워 재편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과 함께, 부처 간 역할 조정과 책임 구조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I일러스트 = 최현민 기자]

◆ 범부처 컨트롤타워 명분…국토부 역할 축소 우려 확산

10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감독원 신설로 국토부의 역할이 줄어들며 부동산 정책 전반에서 조정·관리 권한이 약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부동산감독원은 국토부·국세청·경찰청·금융당국 등 관계부처가 수행해온 부동산 거래 불법행위 조사와 수사를 총괄하는 범부처 컨트롤타워로 구상되고 있다. 기존 부처별 대응만으로는 이상거래와 시장 교란 행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기구가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부 산하가 아닌 국무조정실 산하에 설치된다는 점이다. 범부처 협업과 조정 기능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책 수립과 집행·관리 기능이 분리될 경우 국토부의 정책 주도권과 현장 대응력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부는 그동안 외국인 이상거래 기획조사, 가격 띄우기 의심 거래 점검, 편법 증여·탈세 의심 거래 분석 등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 전반에 대해 관계부처 합동 점검 체계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부동산감독원이 별도로 출범할 경우 이 같은 시장 관리 기능이 상위 조직으로 이동하면서 국토부는 정책 설계 중심의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단순한 조직 신설이 아닌 최근 정부 정책 기조와 맞물린 구조적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기획재정부 주재로 열린 제27차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대규모 유휴 국유지와 노후 청·관사를 복합개발해 공공주택 약 3만50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국유재산종합계획'이 의결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주택 공급과 직결된 국유지 활용 정책임에도 국토부가 아닌 기재부가 주도권을 쥐면서, 국토부의 정책 위상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건설현장 중대재해 대응 과정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중대재해가 연이어 발생하자 고용노동부가 현장 점검과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선제적으로 주도한 반면, 국토부는 이후에야 CEO 소집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감독원까지 국무조정실 산하로 설치될 경우 국토부는 정책 설계만 담당하고 시장 관리·감독 기능은 상위 조직에 넘기는 '반쪽짜리 주무부처'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미 합동 점검 체계 가동 중…또 하나의 '옥상옥' 되나

이 같은 우려는 부동산감독원 신설의 실효성 논란으로 이어진다. 국토부는 이미 관계부처와 함께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외국인 이상거래 기획조사, 편법 증여·차명 거래 점검, 가격 담합 의심 거래 분석 등은 국토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고 필요 시 국세청·금융당국·경찰과의 공조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별도의 감독기구를 신설할 경우 업무 중복과 책임 소재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은 국토부가 수립하고, 감독은 국무조정실 산하 기관이 맡는 구조가 되면 시장 혼란이 발생했을 때 책임 주체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외국인 이상거래 조사나 부동산 교란행위 점검 등 현재 국토부가 수행 중인 감독 업무를 부동산감독원이 모두 가져가는 구조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역할 분담은 아직 명확하지 않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국토부 직원들은 이미 파견을 간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일부 인력이 총리실로 파견된 사례는 있다"며 "다만 부동산감독원 출범을 전제로 한 조직 이동이라기보다는 총리실 지원 업무 차원에서 이뤄진 파견"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감독원의 위상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총리실 직속으로 컨트롤하는 구조가 되면 형식상 강력해 보일 수는 있지만 감독원 설치 자체가 시장에 얼마나 큰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힘이 빠진 국토부 산하에서 움직이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총리실이 상시적으로 시장 감독까지 맡기에는 업무 부담이 과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수처 역시 출범 당시 기대와 달리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부동산감독원도 만들어진 뒤 시장 위축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상시적인 감독 기구로 작동하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권위만 분산돼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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