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만에 해체 수순 밟는 방첩사… 기능 분산 개편 병행
태릉CC·퇴계원 등 군 부지 2만호 공급… 수도권 주택난 해소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연내 해체가 예고된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과천 주암동 부지가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과 함께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한 신도시급 공공주택지구로 전환된다.
정부가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과천 방첩사 부지 28만㎡와 인근 렛츠런파크 경마장 부지 115만㎡를 통합 이전·개발해 총 9800호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두 부지를 합치면 143만㎡로, 1기 신도시급에 근접한 면적이지만 공급 물량은 교통·환경·지역 의견 등을 고려해 1만호 미만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지는 서울 서초구와 맞닿은 경기 과천시 주암동으로, 지하철 4호선과 경부고속도로를 동시에 끼고 있어 서울 도심·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알짜배기 군 부지'로 평가돼 왔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구체적인 이전계획을 수립한 뒤 관련 인허가와 지구 지정 절차를 거쳐 2030년 착공에 들어간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방첩사는 모체인 육군 보안사령부 시절이던 1971년부터 37년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다가 2008년 국군기무사령부 체제로 개편되면서 현재의 과천 주암동 부지로 이전했다. 이후 2018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2022년 국군방첩사령부로 간판이 두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과천 부지는 유지됐으나, 이전 결정으로 과천 입주 18년 만에 부대를 다시 옮기게 됐다.
직접적인 방아쇠는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구성된 국방부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권고다. 자문위는 1월 8일 브리핑에서 비상계엄 당시 방첩사가 주요 정치인 체포조 편성 등 권한 범위를 넘는 위법한 업무를 수행했다며, 안보수사·방첩정보·보안감사·동향조사 기능을 분산하는 방식의 '발전적 해체'를 권고했고, 국방부는 연내 방첩사 해체 방침을 수용했다.
자문위 권고안에 따르면, 방첩사의 안보수사 기능은 국방부조사본부로, 방첩정보 기능은 가칭 국방안보정보원으로, 보안감사 기능은 가칭 중앙보안감사단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로써 방첩·수사·보안·동향 기능이 한 기관에 집중되던 구조를 쪼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개편의 명분이다.
국방부는 "개편되는 방첩사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이전 시기, 대체시설 확보 등을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며, "군의 정보·보안 체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단계적 이전과 인원 재배치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방첩사 인력에 대해서도 진급·보직 상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인사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도 했다.
이번 과천 방첩사·경마장 부지 외에도 정부는 수도권 군 소유 부지를 활용해 총 2만호 규모의 추가 공급을 예고했다. 서울 노원구 군 골프장 태릉CC에서는 6800호,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 군부대 부지에서 4200호, 서울 금천구 공군 제3미사일방어여단 부지에서 2900호, 서울 동대문구 국방연구원 부지에서 1000호 등이다.
국토부는 용산업무지구, 과천, 성남 등 수도권 핵심 거점을 묶어 공공부지·노후 청사를 활용한 6만가구 공급 계획을 제시했고, 이 가운데 군 부지 활용분이 2만호를 차지한다. 국방부는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대해 군의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협력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대체시설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과천 방첩사 부지와 경마장 통합 개발은 서울 경계에 접한 군사·레저 벨트를 대규모 주거지로 바꾸는 상징적 사업인 만큼, 강남·과천·판교 축의 주택·교통 수요 재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1970년대 보안사 출범 이후 40년 넘게 지속된 방첩사 체제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해체 수순에 들어가면서, 군 정보·방첩 조직의 권한 구조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재설계 논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