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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수정 작가,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용기와 확신 생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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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위수정 작가의 '눈과 돌멩이'가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2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는 2026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 발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자리에는 대상 수상자 위수정 작가가 참석했다.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에는 위수정 작가의 '눈과 돌멩이'가 선정됐다. 죽은 자가 산 자의 여행을 기획하고, 산 자가 죽은 자와의 약속을 기꺼이 수행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시리도록 아름다운 설경과 그 속에 감춰진 아득한 진실을 향해 간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위수정 작가. 2026.01.27 alice09@newspim.com

올해는 작년과 달리 2025년 계간지 가을호 및 월간지 9월까지의 발표작을 심사 대상으로 했다. 2025년 계간지 겨울호 및 월간지 10~12월호 발표작은 다음 해 이상문학상의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다산북스 관계자는 "이러한 제도 정비는 심사 일정과 발표 시점의 정합성을 높이고, 한 해의 문학적 성취를 안정적으로 조망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위수정 작가는 "작가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상이 이상문학상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아는 이상문학상은 문학적 업적이 대단한 선대 작가들이 받는 상으로 알고 있다. 소설을 쓴지 오래 되지 않은 제가, 이 상을 받게 된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당연히 너무나 기쁘고, 영광스러운 마음"이라며 "이 상을 동력삼아서 책임감을 가지고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소설 집필 배경에 대해 "이 작품은 작년 겨울에 일본 여행을 다녀온 뒤에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곳을 배경으로 하나의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한동안 생각한 서사가 있었는데 배경이 그 장소로 정해지면서 인물이나 서사가 조금씩 바뀌기도 했다. 이 글을 쓰면서 제가 작가지만, 그 인물을 따라가는 관찰자로서 그 여정을 조용히 뒤에서 밟아 가면서 기록한다는 마음으로 쓰게 됐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위수정 작가. 2026.01.27 alice09@newspim.com

위 작가는 "12월 초에 수상 소식을 듣고 너무 기쁘고 설렜는데, 일단 책이 빨리 출간이 되어야 해서 정신없이 원고 교정을 했다. 그동안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작업을 하면서도 내가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는지 생각을 하면서 신기한 기분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또한 "집에 있는 이상문학상 작품을 훑어봤는데, 이 책에 제 이름이 들어간다는 상상을 하니까 더 기쁘고 설렜다"며 웃었다.

이상문학상은 요절한 천재 작가 이상이 남긴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뜻으로 제정됐다. 매년 가장 탁월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들을 표창하며 중·단편 소설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위 작가는 "어찌보면 문학상 중에 끝판왕이라고 볼 수 있는 상이다. 저는 아직 등단하지 채 10년이 되지 않았는데 기쁜 만큼 부담스러운 마음도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다행히도 예수정 작가가 작년에 받아서, 저도 용기를 내고 감사하게 받자고 생각했다. 이 상을 받은 이후로는 그전과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괜찮은 글을 쓰고 있는지 자기검열을 더 하게 되고, 책임감을 갖고 임하게 될 것 같다. 최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용기를 더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눈과 돌멩이'는 고요하고도 집요하게 내려앉는 눈송이와 던지면 무엇이든 파괴할 듯한 돌멩이가 상반되면서도 중첩해 어쩌면 같은 얼굴을 지닌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위수정 작가. 2026.01.27 alice09@newspim.com

위 작가는 "'눈과 돌멩이'는 아주 리얼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단편소설에서 소위 말하는 서사적인 완결성에서 요구하는 웰메이드 방식에서 벗어나 있다. 인물들의 서사가 완결되지 않고 흐려지기도 한다. 갑자기 사라지거나 희미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것들이 저는 삶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가로서 인물과 서사를 활용할 때는 어떤 방식으로 써야 서사적인 밀도가 높고 완결성이 있는지 생각을 하게 된다. 독자를 더 생각해서 친절한 방식을 택했을 텐데, 제 소설이 원래 친절한 소설이 아니다"라면서 "이 소설을 쓰면서 그런 평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단편소설의 완결성에서 조금 벗어나 있더라도 내가 원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삶의 모습을 가져와서 쓰고자 했다. 제 마음에 조금 더 드는 작품을 썼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49회 이상문학상 본심위원인 김경욱 소설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불안 속에서 불안을 견디는 힘을 품은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위 작가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에 대해 "처음에 소설을 쓸 때만 해도 제 의도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다. 심사평을 보면서 이렇게 세심하게 제 의도를 잘 짚어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 속에서 불안을 견디는 힘을 지닌 소설'이라는 평을 들었을 때, 쓰면서도 그랬던 것 같다. 그 말이 저한테도 위안이 됐다"라며 "심사평을 보면서 저 또한 울컥한 적도 많았다"고 전했다.

작품은 20년 가까이 느슨하면서도 각별한 우정을 나눈 세 친구의 이야기이다. 암 투병 중 목숨을 끊은 수진의 유골을 들고 유미와 재한은 일본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내용이 담겼다.

위 작가는 "독자들이 소설 속 비어있는 부분에 대해 정확히 답을 내리지 못해도 계속 생각해서 정답을 향해 나아가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 이번 작품이 수상을 하면서, 제가 쓰는 글에 조금 더 확신을 갖게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위수정 작가. 2026.01.27 alice09@newspim.com

이어 "정치적인 내용을 그릴 때 꼭 올바르거나, 약자를 선한 인물로 그리지 않아도, 인간의 욕망이나 우리가 다 가지고 있는 내면의 어둠을 비춤으로서 다양한 인간성에 대해서 조금 더 용기를 가지고 자유롭게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상실에 대한 아픔이 주를 이루지만, 작품 속에는 여장 남자도 나오면서 유머를 잃지 않는 콩트와도 같은 장면도 담겼다.

위수정 작가는 "누군가를 웃기고 싶은 욕심이 있다. 지금도 재치있는 이야기로 웃기고 싶은데 떨려서 못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쓰고 싶은 소설이 무서운데 웃긴 것이다. 블랙코미디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혹자들은 한국문학이면 너무 우울해서 쉽게 손이 안 간다는 말을 하신다. 제 소설도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리듬감을 찾고 싶다"고 답했다.

위 작가는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무덤이 조금씩'이 당선되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후 2022년 김유정작가상과 2024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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