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된 기준 있어야…정책 신뢰 흔들릴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공공분양 공급 확대를 강조해 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작 수요가 집중되는 인기 입지 단지에 대해서는 별도 홍보 없이 청약 공고만 게시하면서, 정보 접근성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단지의 인기 여부에 따라 홍보 강도가 달라지는 현상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부합하는지를 놓고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공공분양이 실수요자 보호를 목적으로 한 제도인 만큼, 단지별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된 정보 제공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홍보 방식의 차이가 자칫 '의도적인 정보 축소'로 비칠 경우, 과거 여러 차례 신뢰 훼손을 겪은 LH를 향한 불신이 공공분양 정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인기 단지는 조용히, 비인기 단지는 적극 홍보?
14일 업계에 따르면 LH는 공공분양 단지별로 보도자료 배포 등 사전 안내를 진행하고 있으나, 일부 인기 단지의 경우 별다른 홍보 없이 청약 공고만 게시해 수요자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청약 공고 시점을 제때 인지하지 못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동안 LH는 공공분양 물량을 공급하기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공급 지역과 가구 수, 청약 일정 등을 사전에 안내해왔다. 특히 3기 신도시의 경우 생활 인프라와 교통 여건, 향후 개발 계획 등을 함께 소개하며 수요자의 이해를 돕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분양 시기마다 여러 지역의 공공분양 계획을 묶어 발표하거나, 개별 단지별로 공급 개요를 정리한 자료를 배포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분양한 과천주암 C1블록은 이러한 관행과 달리 사전 홍보 자료 없이 LH청약플러스 홈페이지에 공고만 게시됐다. 과천주암은 분양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온 단지였지만, 별도의 안내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같은 시기 분양에 나선 다른 공공분양 단지들과 대조적이다. LH는 영종(A24블록), 남양주진접2(B1·A3블록), 구리갈매역세권(A4블록), 김포고촌2(A1블록) 등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분양 일정과 주요 내용을 상세히 안내했다. 결과적으로 입지와 수요 여건에 따라 홍보 여부가 갈린 셈이다.
이 같은 방식에 대해 업계에서는 청약 과열을 우려한 LH가 인기 단지의 홍보를 의도적으로 최소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의 경우 별도 홍보 없이도 충분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 "일관된 기준 있어야…정책 신뢰 흔들릴 것"
문제는 이러한 판단이 수요자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다. 공공분양은 민간 분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아 수요자 관심이 높은 제도인 만큼, 홍보 여부에 따라 정보 접근성에 차이가 발생할 경우 체감 형평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약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하지 않는 수요자의 경우, 공고 게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청약 기회 자체를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 처음 진입한 사회초년생이나 스마트폰·PC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경우, 이러한 정보 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공분양 홍보 방식이 단지별로 달라지는 사례가 반복될 경우, LH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공분양의 핵심 목적은 실수요자 보호와 주거 안정인 만큼, 공급 과정 전반에 걸쳐 공공성 원칙이 일관되게 적용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LH와 같은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주택은 단지의 인기 여부와 무관하게 동일한 정보 제공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많다. 홍보 여부가 내부 판단에 따라 달라질 경우, 기준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요 지역에서 공급되는 물량의 청약 과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할 여지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함께 공개해야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떤 조건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어떤 경우에 공고만 게시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할 경우 수요자 불신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입지나 가격에 따라 경쟁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청약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만큼은 공정성이 유지돼야 한다"며 "정보 제공 단계에서부터 형평성이 흔들리면 실수요자 보호라는 공공분양의 제도적 취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