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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의원 '납북귀환어부 특별법' 발의…'나는 간첩이 아니다,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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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스핌] 이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납북귀환어부 피해자와 유가족의 한을 풀기 위한 특별법 제정에 나섰다. 오랜 세월 간첩 누명과 국가폭력에 시달려 온 이들의 명예를 국가 책임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발의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자리에는 납북귀환어부 피해 당사자와 유가족,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함께해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허영 의원이 '납북귀환어부 특별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허영 의원실]2025.12.02 onemoregive@newspim.com

허 의원은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국가폭력 사건 가운데 하나"라며 "국가가 짓밟았던 인간의 존엄을 다시 세우고 지연된 정의를 바로잡기 위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간첩이라는 누명과 사회적 편견 속에서 고통을 감내해 온 피해자들을 언급하며 "국가가 침묵하는 동안 이들의 삶은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무너졌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정전협정 이후 북한에 납치되거나 길을 잃어 월경한 뒤 억류됐다가 돌아온 어부들이 수천 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분단 상황이 만든 불의의 피해자였지만 귀환 후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위로가 아니라 또 다른 국가폭력이었다"며 "불법 월북자와 간첩으로 몰려 불법 구금·고문·가혹행위를 당했고 출소 이후에도 정보기관의 감시와 사찰에 시달렸다"고 지적했다.

피해는 가족에게도 이어졌다. 허 의원은 "간첩의 가족이라는 낙인은 사실상의 연좌제가 돼 자녀들의 취업과 진학, 사회생활 전반을 가로막았다"며 "대물림된 가난과 차별이 한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독재정권은 평범한 국민을 공안몰이의 제물로 삼아 잔혹한 국가폭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2기가 이미 관련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와 국가 사과, 재심을 권고했지만 권고만으로는 실질적 구제에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인 상황에서 각자 재심을 청구하고 증거를 모으는 방식은 사실상 또 한 번의 고통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국가가 법적 책임을 명시하고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특별법의 골자는 세 가지다. 우선 국무총리 소속 '진상규명 및 피해자명예회복 위원회'를 설치해 사건 전반에 대한 조사와 피해자 인정, 명예회복 절차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국가가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직접 나서는 컨트롤타워를 두겠다는 취지다.

납북귀환어부들과 단체사진.[사진=허영 의원실] 2025.12.02 onemoregive@newspim.com

또한 위원회가 법무부 장관에게 직권재심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해 재심 과정에서 피해자가 겪어야 할 부담을 줄이고 신속한 무죄 입증의 길을 열도록 했다. 허 의원은 "일일이 변호사를 선임해 법정 싸움을 이어갈 여력이 없는 고령 피해자들을 위해 국가가 형사절차에서부터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별법에는 보상과 의료·생활 지원 근거도 명시된다. 납북 및 구금 기간과 피해 정도를 고려한 보상금 지급과 함께, 고문 후유증과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의료지원, 생계가 어려운 피해자·유가족을 위한 생활지원금 지급 규정 등을 담았다. 허 의원은 "이는 국가가 최소한의 도리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이번 법안을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법"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저질렀던 인권침해를 바로잡는 헌법적 책무"라며 "국가폭력의 과오를 씻고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피해자 중 많은 분들이 이미 세상을 떠나고 있고 남아 계신 분들도 고령"이라며 "더 늦기 전에 살아 계실 때 한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나는 간첩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다라고 외치던 목소리에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납북귀환어부 명예회복 및 피해보상 특별법 추진위원회' 최윤·김춘삼 공동추진위원장과 하광윤 강원민주재단 상임이사 등도 참석해 허 의원과 뜻을 함께했다. 허 의원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공포되는 날까지 피해자·유가족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허영 의원은 "국가폭력의 어두운 과거를 직시하고 정의와 존엄의 가치 위에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onemoregiv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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