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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서 만난 선인들의 삶의 정취, 청동 술잔에 담긴 삶의 미학 <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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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이 '미니멀리즘'을 배우고 다양한 수납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 짤 때, 지혜로운 고대인들은 이미 자신만의 '공간 마법'을 터득했다.

야외 여행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가벼운 옷차림과 완벽한 장비 사이에서 망설이고 고민을 할 때, 삶을 사랑하고 즐겼던 고대인들은 이미 그 두 가지를 모두 다 소유했다.

산둥박물관에 수년간 전시되어 온 청동 뢰(罍, 술독 또는 술그릇)가 영문도 모른 채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 문화 유물에서 사람들은 시공간을 초월한 지혜와 미적 취향을 엿볼 수 있다.

공간 수납은 현대인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으로, 고대인들의 수납법은 때때로 현대인들보다 더 지혜로웠으며 더 아름다웠다. 명나라의 창금운룡문 주칠 록(盝, 작은 궤 또는 박스)은 생동감 넘치는 주칠과 반짝이는 금빛 무늬가 특징이며, 궤 안에는 크기가 다른 세 겹의 공간이 있어 다양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우아하면서도 고전적인 '캐리어' 스타일을 자랑하고 있다.

징먼(荊門) 바오산(包山) 초묘에서 출토된 채색칠목 체크무늬 주칠 록은 통나무로 조각 및 제작한 것으로 그 내부는 4단 6칸으로 분활되어 있어 접시, 냄비, 손잡이가 달린 작은 술잔과 같은 주기 세트들을 구획별로 보관할 수 있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산둥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전국시대 청동 뢰(罍, 술잔)와 내부에 보관되어 있는 59개의 청동식기다. 이 식기 세트는 약 10명 이하 규모의 연회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금교 협약. 2025.11.26 chk@newspim.com

창저우(常州)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남송 주칠 창금연꽃잎 모양의 인물 화훼문 렴(奩, 상자)은 남송 시대 '뷰티 블로거'들의 청동 거울, 나무 빗, 분갑, 연지갑, 향합 등 화장 필수 소품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었으며 칸막이와 받침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구획을 나눴다. 이러한 렴과 같은 유형의 물건은 지금까지도 많은 가정에서 과일을 담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수납 도구들은 수납 기능뿐만 아니라 미적 가치도 모두 갖추고 있다. 특히 산둥박물관에 소장된 청동 뢰는 공간 활용의 극치와 정교한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데 이는 다른 문화 유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다.

59개의 컵, 접시, 그릇, 박스들을 어떻게 하면 가지런히 수납하고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을까? 청동 뢰가 그 해답을 보여준다. 고대에 술이나 물을 담는 용기로 사용하던 뢰는 작은 입, 넓은 어깨, 깊은 내부, 둥근 발의 외형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항아리 모양과 비슷하다.

산둥박물관에 있는 이 '항아리'는 높이는 20센티미터가 조금 넘는 것에 불과하지만 '항아리의 내부 공간' 에는 천하가 숨겨져 있다. 동 재질의 겉 표면은 뚜껑과 상체 및 하체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몸체 안에는 술이나 수프를 담는 손잡이가 달린 작은 술잔이 10개, 식초나 고기 소스 등을 담는 작은 접시가 10개, 그리고 동일한 원형 식품 박스 10개가 있으며, 이밖에도 그릇 4개와 접시 25개가 들어 있다.

식기마다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층층이 쌓여 있어 사용할 때 마치 '타오와(套娃, 러시아 전통인형)'과 같이 하나씩 꺼낼 때의 느낌이 든다. 가장 놀라운 것은 산둥박물관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전시한 59개의 식기가 맞물려 있는 선명한 단면도는 그 세밀함이 겹겹이 쌓인 케이크를 자르는 느낌과 같았다는 것이다.

높이 20센티미터 남짓한 작은 청동 뢰이지만 그 안에 놀라울 만큼 많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 마법'의 실현은 고대인들의 탁월한 주조 기술과 정교한 설계 덕분에 가능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산둥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전국시대 청동 뢰(罍, 술잔, 술독). 2025.11.26 chk@newspim.com

산둥박물관 청동 뢰 안의 식기는 청동으로 주조되어 견고함과 내구성이 뛰어난 동시에 종이처럼 얇아 각 식기의 두께가 2mm도 되지 않는다. 또한 정밀하게 조정된 구조 설계를 채택하여 내부 공간 활용률은 무려 98.7%에 달하며 그 오차는 0.3mm 이내로 제어되었다.

이처럼 높은 정밀도는 현대의 금속 프레스 기술로도 형태만은 재현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식기 세트는 현대 장인의 손을 거쳐 기계로 가공된 제품이 아니라 2000년 전 전국 시대의 유물이다. 밀리미터 단위까지 정밀하게 제어된 이 수준의 기술이 그 시대에 이미 구현되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정교한 배열 순서 또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비결이다. 고고학자들은 발굴 현장을 바탕으로 청동 식기 세트가 항아리 안에 정확히 배치되는 순서를 복원했다.

산둥박물관도 애니메이션을 통해 이 순서를 시연하여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식기는 크기에 따라 위아래로 질서정연하게 배열되어 있으며, 입구가 서로 맞물리도록 설계되어 안정적으로 포개서 정리할 수 있다. 또한 이 순서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엄격하게 따라야 59개의 식기를 완벽하게 조합할 수 있으니, 이는 장인들의 세심한 배려와 정교한 솜씨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1991년 겨울부터 1992년 봄까지 고고학자들은 산둥성 즈보(淄博)시 린쯔(臨淄)구의 대형 무덤을 발굴을 했는데, 이때 출토된 유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산둥박물관의 청동 뢰로 현재 중국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많은 수량과 가장 완전한 형태를 지닌 선진(先秦) 시대의 청동 식기 세트다.

이렇게 정교한 식기는 왕실 용품도, 명문 귀족 가문의 소유품도 아니었으며, 그 주인은 사대부 계층에 속한 인물이었다. 수량이 많고 정교하게 제작된 청동 식기가 사대부 계층의 무덤에 부장되었다는 사실은 당시 제나라의 경제적 번영과 민생의 풍요로움을 보여줄 뿐 아니라, 제나라의 발달한 수공예 수준을 방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산둥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전국시대 청동 뢰(罍, 술잔). 2025.11.26 chk@newspim.com

산둥박물관의 청동 뢰는 감탄을 자아내는 '외형'뿐만 아니라 그 배후에 담긴 고대인들의 삶의 정취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손잡이가 달린 작은 술잔 세트, 작은 접시, 찬함과 당시의 '분식제' , 즉 개인별로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식사 관습을 근거로, 이 식기가 약 10명 이하 규모의 연회에 사용되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청동 뢰의 외관 디자인 또한 고대인들의 독창성을 반영하고 있다. 뢰의 하부에는 이중으로 짐승머리 모양의 고리 장식이 있고 뚜껑 상단에는 네 개의 손잡이(또는 고리)가 배치되어 있어 끈을 꿰어 들고 다니기 편리하도록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청동 뢰와 내부 식기는 만들어졌을 당시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그들이 목격한 아름다운 순간을 상상해 볼 수 있다.

2000년 전, 제나라의 대지와 춘추 시대의 풍광은 아마도 오늘날 못지않게 아름다웠을 것이다. 그 당시 청동 뢰의 주인은 가족과 함께하거나 벗들을 초대해 즐겁게 나들이에 나섰을 것이다. 계곡과 산림 속에 자리잡고 앉은 그들을 위해 뢰의 주인은 이 식기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좋은 술과 맛있는 음식을 담아 먹으면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었을 것이다.

그렇게 연회가 끝나고 100년도 안되는 찰나의 시간 지난뒤 이 작고 기교한 청동 뢰도 무덤 주인과 함께 땅속에서 잠들었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오늘날 이렇게 또다시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청동 뢰를 통해 우리는 개인별로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식사 관습이 외래 풍습이 아니고, 수납 또한 현대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2000년 전의 고대인과 현대인을 이어주는 것은, 자연과 사계의 아름다움을 가까이하고, 가족의 화목과 벗들과의 정을 소중히 여기며,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마음이다. 이처럼 시공을 초월한 공감과 연결은 중국인 특유의 낭만이 빚어낸 특별한 감흥이라 할 수 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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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어려운 췌장암 AI로 조기 진단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 알리바바가 개발한 AI 솔루션이 췌장암 조기 진단을 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은 발견하기가 극히 어려운 암으로, 보통 말기에 발견된다. 때문에 췌장암은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10%에 불과하다. 중국의 AI 솔루션이 중국의 한 병원에서 시범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췌장암 조기 발견 사례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중문판이 6일 전했다. 알리바바가 개발한 이 솔루션의 명칭은 'PANDA(인공지능 췌장암 검사 시스템)'이다. 촬영된 CT 영상을 AI가 판독해 췌장암 확진을 결정하는 소프트웨어다. PANDA는 중국 내 여러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중 한 곳은 닝보(寧波)대학 인민병원이다. 닝보대학 인민병원은 2024년 11월 PANDA를 도입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PANDA는 18만 건 이상의 복부 혹은 흉부 CT를 분석했고, 이를 통해 20건 이상의 췌장암을 발견했다. 이 중 14건은 조기 진단이었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될 경우 수술을 통한 제거가 가능하다. 한 환자의 경우 복부 팽만감과 메스꺼움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CT를 촬영했으며, 췌장 전문 검사를 받지 않았지만,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현지 의사는 "PANDA의 식별이 없었으면 결코 췌장암 판정을 못 하는 상황이었으며, PANDA로 인해 환자의 췌장암이 조기에 발견됐고 수술을 통해 완치될 수 있었다"며 "AI가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직은 오차율이 비교적 높은 상태다. PANDA는 그동안 1400건의 스캔 영상에 대해 췌장암 가능 경고를 했다. 전문의들은 이 중 300개에 대해서만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300명의 환자는 재검사를 받았다. 이 중 20여 건이 췌장암으로 판정받았다. PANDA를 개발한 곳은 알리바바 산하 다모(達摩)연구소다. 연구소의 베테랑 알고리즘 전문가는 2000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의 CT 영상을 취득해 방사선 전문의들에게 병변 위치를 수작업으로 표시하도록 요청했다. 그리고 결과물을 AI 학습으로 훈련시켰으며, 이를 통해 PANDA는 선명도가 낮은 CT 이미지에서도 췌장암을 식별할 수 있게 됐다. 알리바바의 PANDA는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의료 기기로 선정됐다. 해당 제도는 성능이 뛰어난 의료 기기의 경우 임상 시험 기간을 단축시켜준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교수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보다 PANDA가 의사들에게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PANDA와 같은 솔루션은 지방 병원이나 진료소의 유용한 보조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병원 자료사진. [신화사=뉴스핌 특약] ys1744@newspim.com 2026-01-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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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북극항로 첫 시범운항 [부산=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해양수산부가 올해 북극항로 개척에 본격 나선다. 오는 8월 말에서 9월 중 컨테이너선(3000TEU급)을 투입해 시범운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시범운항에 참여할 선사 및 화주를 모집해 선정할 방침이다. ◆ 북극항로 개척 원년…첫 시범운항 주목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직무대행(차관)은 지난 5일 부산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새해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오는 9월 전후에 시범운항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3000TEU급 컨테이너선이 대형에 비하면 작다고 할 수 있지만,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중국이 지난해 운항한 선박도 4000TEU급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직무대행(차관)이 지난 5일 부산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해 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2026.01.06 dream@newspim.com 김 대행은 "시범운항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에는 선사와 화주를 선정할 예정"이라면서 "시범운항이라는 면에서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선사가 선정되면 선사가 희망하는 게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서 잘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신청사 건립과 관련해서는 "내년 예산에 (신청사)설계비를 반영할 예정"이라면서 "내년부터 구체적인 (청사 건립)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N해양총회 개최지와 관련해서는 "개최도시 선정은 UN과도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유치에)관심 있는 도시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 부산해양수도 조성 첫발…유관기관 모으기 가속 김 대행은 지난 5일 부산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동남권 대도약을 실현하겠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분야 유관기관을 부산으로 모으는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해수부 산하기관들도 올해 부산 이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행은 "기업, 공공기관, 해사법원, 동남권투자공사 등이 집적화된 해양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부산항을 세계 최대 규모의 항만으로 개발하고, 터미널 운영 효율화와 종합 항만서비스 제공을 통해 글로벌 물류 요충지로 성장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동남권 대도약을 실현하겠다"면서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추진하고 해양수도권 육성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년 해양수산부 업무계획 [자료=해양수산부] 2025.12.23 dream@newspim.com dream@newspim.com 2026-01-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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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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