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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인문학] 서울 현대사의 축소판... 세운상가를 추억함

기사입력 : 2025년11월12일 16:31

최종수정 : 2025년11월12일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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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도저' 김현옥 서울시장, 사창가 철거하고 세워
건축가 김수근 설계로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탄생
시장 바뀔 때마다 해묵은 개발 vs 보존 대결 재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서울 종로와 을지로 사이, 좁은 골목과 낡은 간판들이 이어지는 곳에 세운(世運)상가가 있다. 1960년대의 근대화 상징이자, 수많은 기술자와 청년이 도시의 미래를 실험하던 공간. 그러나 동시에 개발과 쇠퇴, 그리고 재생이라는 부침을 거듭했던 현대사의 축소판 같은 곳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1968년 세운상가 준공식에 박정희 대통령과 김현옥 서울시장(우측)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시기록관] 2025.11.12 oks34@newspim.com

세운상가가 준공된 것은 1967년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청계천을 덮고 그 위에 현대적인 주상복합 단지를 세우는 '세운지구 개발계획'을 추진했다. '불도저 시장'으로 불리던 김현옥 시장은 '종삼'으로 불리던 창녀촌을 밀어내고 세계의 기운이 모이는 장소를 만들고 싶어 했다. 이 계획의 중심에 있었던 건축가가 김수근이었다.

그는 '하늘과 인간, 기계가 공존하는 도시'를 꿈꾸었다. 세운상가는 동서로 1km에 달하는 거대한 복합건물로, 상가와 주거, 오피스 기능을 동시에 갖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건축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현대식 쇼핑몰, 옥상 보행로, 입체적인 공간 구성은 '근대적 도시의 비전'을 상징했다. 이름을 날리던 유명인들이 세운상가 아파트에 입주했다.

1970~80년대 세운상가는 전자산업의 심장이었다. 진공관 라디오에서 컴퓨터 부품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었다. '없으면 만들어서 판다'는 정신이 흐르던 곳이다. 전국의 전자기기 수리업자와 기술자가 모여들었고, 학생과 발명가들이 부품을 사러 다녔다. '전자상가'라는 이름 자체가 세운상가에서 비롯됐다. 세운상가는 단순한 상업공간을 넘어, 기술과 창의의 거대한 공방이었다. 한 시절에는 '불법 포르노 비디오'와 도색 잡지를 팔던 욕망의 해방구이기도 했다. 수입 전자제품은 물론 구하기 힘든 해외 아티스트들의 LP도 이곳에 가면 구할 수 있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세운상가 재개발 조감도. 2025.11.12 oks34@newspim.com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용산 전자상가의 등장과 온라인 유통의 확산으로 세운상가는 빠르게 쇠락했다. 도시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낡고 어두운 공간으로 방치되었고, 개발 논의가 반복되었다. 한때 철거가 예고되었지만, 세운상가를 지켜 온 이들은 "이곳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한국 산업화의 기억"이라며 저항했다.

그 목소리는 결국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다. 2017년 '세운 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세운상가는 과거의 흔적 위에 새로운 생명을 얻기 시작했다. 오래된 상가 내부에 청년 창업자들의 공방과 메이커 스튜디오가 들어섰고, 옥상 보행로 '세운보행길'이 다시 열렸다. 낡은 콘크리트 위로 푸른 식물과 사람들의 발자국이 이어지며, '도시 재생'의 상징이 되었다.

최근엔 오세훈 시장이 세운상가를 허물고 그 자리에 녹지와 고층 빌딩을 세우려 하자 여권이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경관을 해친다며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세계의 기운이 모인다"는 세운상가를 둘러싸고 때아닌 여야의 기세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양쪽 모두 부족한 것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견고한 논리다. 과거와 미래, 개발과 보존 등 수많은 대척점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한 해묵은 논쟁만 계속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세계의 기운이 모이는 곳으로 재생시킬 수 있는지 이번엔 결론을 내야 할 때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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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트라이폴드 태블릿과 다르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2일 공개한 3단 폴더블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현장에서 직접 사용해보니 예상보다 가볍고 얇은 형태가 먼저 느껴졌다. 크기와 구조상 무게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생각보다 부담이 덜한 편이다. 다만 한 손으로 오래 들고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고, 전용 케이스나 거치대를 함께 사용할 때 가장 안정적인 사용감이 나온다. 펼친 화면은 태블릿을 떠올리게 할 만큼 넓고 시원하지만, 두 번 접어 휴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태블릿과 확실히 다른 경험을 만든다. 동시에 두께·베젤 등 초기 모델의 구조적 한계도 분명히 느껴졌다. ◆ 10형 대화면의 시원함…멀티태스킹 활용도↑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화면을 펼쳤을 때의 시야다. 10형 대화면은 영상 시청 시 몰입감이 크고 웹 검색·문서 작업에서도 확 트인 느낌을 준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다 펼친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로 3앱 멀티태스킹을 진행하는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특히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띄워놓는 멀티태스킹 기능은 생산성 관점에서 기존 폴더블보다 한 단계 더 진화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세 개의 스마트폰 화면을 한 번에 펼쳐 놓은 듯한 넓이가 확보돼,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하기에 충분한 공간감이 느껴졌다. 이메일·인터넷·메모장 등 업무 앱을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배치할 수 있고, 영상 콘텐츠를 켜둔 채 작업을 이어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로 영상 시청을 하는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 구조에서 오는 한계도 분명…베젤·힌지·두께는 '새로운 폼팩터의 숙제' 새로운 구조 특성상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우선 베젤이 비교적 두꺼운 편이다. 화면을 여러 번 접는 구조라 물리적 여유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다 보니 테두리가 두드러져 보인다. 상단 롤러(힌지 유닛 일부로 보이는 구조물)도 시각적으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화면 연결부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힌지 구조물 자체는 어색하게 보일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닫은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또 하나는 완전히 접었을 때의 두께감이다. 구조상 여러 패널이 겹치는 형태라 다 접어놓으면 두껍게 느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이는 구조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사용성에 치명적일 정도의 부담은 아니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왼쪽 화면부터 닫아야 한다. 반대로 닫으려 할 시 경고 알람이 울린다. 2025.12.02 kji01@newspim.com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접는 순서가 고정돼 있다는 점이다. 오른쪽→왼쪽 순으로 접도록 설계돼, 반대로 접으려 하면 경고 알람이 울린다. 폼팩터 특성상 불가피한 방식이지만, 초기에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 태블릿과 겹치는 모습…그러나 휴대성이라는 확실한 차별점 사용 경험을 종합하면 '트라이폴드'는 태블릿과 유사한 역할을 상당 부분 수행한다. 대화면 기반의 콘텐츠 소비·문서 작업·멀티 환경 등 핵심 사용성은 태블릿과 맞닿아 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거치대에 놓인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그러나 폴더블 구조로 접어서 주머니·가방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은 태블릿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점이다. 이동이 잦은 사용자에게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강민석 모바일경험(MX)사업부 스마트폰PP팀장(부사장)은 "태블릿은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없다. 태블릿은 대화면 그 자체의 장점이 있지만, 트라이폴드는 두께·무게 측면에서 소비자가 어디든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을 만들었다"며 "트라이폴드는 기존 태블릿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카테고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 가격은 부담되지만…경쟁사 대비 '상대적 우위' 가격은 여전히 소비자에게 큰 장벽이다. 출고가 359만400원은 스마트폰 범주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금액이다. 다만 경쟁사 제품들과의 상대 비교에서는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 화웨이는 올해 출시한 트라이폴드폰을 1만7999위안(약 350만 원)부터 책정했다. 고용량 모델로 갈 경우 2만1999위안(약 429만 원)까지 올라간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2025.12.02 kji01@newspim.com 이 기준에서 보면 삼성의 359만 원대 가격은 화웨이 평균 가격보다 낮은 편으로 비교된다. 특히 고용량 기준 화웨이 최고가와의 비교에서는 약 70만 원 가까운 차이가 나, '삼성이 가격 경쟁력까지 고려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시장에서는 출시 전부터 트라이폴드 구조상 부품 단가가 높아 400만 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출고가는 이 예상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삼성이 새로운 카테고리 안착을 위해 가격선을 일정 수준까지 조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kji01@newspim.com 2025-12-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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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준 쿠팡 대표 "'자발적 배상도 고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박대준 쿠팡 대표가 "패스키 한국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한국 쿠팡에서 패스키를 도입할 계획이 있나"라는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pangbin@newspim.com 이 의원은 "대만 쿠팡에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전용 패스키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보급했다"며 "한국에 패스키를 도입했다면 이런 사고가 일어났겠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에도 바로 대만처럼 대처할 수 있습니까"라고 따져물었다. 이 의원 질의에 박 대표는 "의원님 말씀에 공감하고 깊이 책임감 느끼고 있습니다"며 "조속히 (한국)에 도입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소송을 통한 배상 대신 자발적으로 배상 조치하라는 질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nrd@newspim.com 2025-12-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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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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