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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회동 불발...北, '급하지 않다' 판단 속 패싱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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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국가' 사탕발림에 속지 않겠다며
비핵화 철회와 제재 해제 보장 요구
"이르면 올해 안에 북미접촉 시도"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경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동이 결국 불발됐다.

트럼프의 잇단 '러브콜'에도 김정은이 끝내 호응하지 않음으로써 이번에는 트럼프의 일방적 구애 차원에서 일단락된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북한은 30일 아침까지도 관영 선전매체를 통해 이와 관련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노동신문 1면에는 '조선노동당의 위업은 필승불패'라는 글을 싣고 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을 계기로 한 체제 결속과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글이 실렸지만 트럼프의 대북언급이나 하루 전 한미 정상회담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김정은의 '입' 역할을 해온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 등도 없는 상태다.

트럼프와 김정은 만남이 결국 이뤄지지 못하게 된 정황이 처음 감지된 건 29일 트럼프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에어포스 원'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젠가 북한 문제에 관여하겠다. 우리는 돌아올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서다.

이어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간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에서는 보다 확실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아직까지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내심과 뜻을 수용 못하고 이해 못한 상태라 (북미 회동이) 불발됐지만 이것도 또한 하나의 씨앗이 돼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면서도 "김 위원장과 (관계) 진전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위해 출발하면서 김정은과 전격 회동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로 칭하면서 북한 핵에 대한 용인 가능성으로 비춰질 수 있는 언급까지 내놓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방문을 위해 26일 평양을 출발한 사실을 북한이 밝히고 트럼프가 방한하는 시점에 맞춰 순항미사일 도발 사실을 공개하는 등 심상치 않은 신호가 나타났다.

김정은이 트럼프의 제안에 호응하지 않은 건 무엇보다 '핵보유국'으로서의 보다 확실한 인정을 받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대로 된 거래를 하겠다는 버티기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달 20~2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긍정적 시그널을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언뜻 유화적이고 북미 회동에 호응하는 듯한 발언이지만 여기에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비핵화를 요구하는 그간의 노선을 철회해야 한다는 핵심 요구가 담겨있었다.

물론 트럼프는 아시아 순방을 위해 워싱턴 D.C.를 출발하면서부터 기자들이 '미국과 대화하려면 뉴클리어 파워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북한은 말한다'며 입장을 묻자 "나는 그들이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북한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강조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는 '핵 국가'를 의미하는 표현으로 간주된다.

공식적인 '핵보유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5개국, P5)을 뜻하는 뉴클리어 웨폰 스테이트(nuclear weapon state)와는 차이가 있지만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주는 뉘앙스여서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과 함께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간주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또 한미와 국제사회가 그동안 견지해온 북한 비핵화 개념에 상당한 손상이 온다는 걸 뜻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북미 정상이 전격 회동해 우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28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만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의견을 같이하고,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과 만나고 문제 해결을 언급하는 등 앞서의 '러브콜'과는 다른 인식을 트럼프가 드러낸 부분에 북한은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금 시점에서 트럼프와 만나서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을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가 내린 것으로 보인다.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때와 달리 비핵화나 대북제재 해제 등을 논하는 틀이 아닌 핵을 사실상 인정받고 제재에서 벗어나는 데 연연하기 보다 더 큰 틀의 타결을 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상황에서 트럼프의 협상술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외무상이 평양에 전달한 푸틴 메시지나 베이징 지도부와의 교감 등 북중러 연대도 변수로 작용했을 수 있다.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서 보여준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3자 연대 이후 북한은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다지기에 공을 들여왔다.

결국 이번 회동 불발은 북미 간에 정상급 접촉을 재개하기 위한 공감대와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무 협의나 의제 사전 조율 등 구체적 대화 기반도 취약한 상태에서 트럼프의 희망과 의지에만 의존해 밀어붙이면서 성사를 위한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 24일 중국군 6.25 참전 75주를 맞아 열사릉원을 방문한 이후 오늘까지 엿새째 아무런 동정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동선에 주목하면서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등 사태 흐름을 지켜보면서 향후 대응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은 무엇보다 트럼프가 북미 접촉 불발에도 불만이나 대북 비난을 않고 '타이밍'의 문제로 넘긴 점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수 서강대 명예교수는 "김정은이 이번의 경우에는 트럼프와 만나지 않았지만 이르면 올해 안에 북미 접촉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한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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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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