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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범죄 급증]㉒로맨스스캠으로 코인 투자 유도…9000만원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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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접근→신뢰 형성→투자 유도…진화하는 '로맨스스캠'
거액 투자 '위험하다'며 피해자 믿음 얻고 액수 늘려 사기
가짜 계정·위조된 투자 사이트 만들며 정교하게 접근해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1000만원은 너무 커요. 100만원부터 시작해요"

홍콩에 살고 있는 그녀는 인천에 사는 남천씨(20세·남·활동명)에게 투자를 권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로맨스 스캠은 피해자의 감정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사이버범죄다. 전통적인 사기 범죄와 달리 장기간의 정서적 유대 형성을 통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통제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진=AI 그래픽]

◆ "사기꾼이면 돈 더 달라 했을 텐데"…그 믿음이 덫이었다

18일 본지 기자와 인터뷰에서 남씨는 "사기꾼이면 오히려 돈을 더 뜯어내려고 하지 않냐. 그런데 그녀는 되레 나를 걱정하며 말렸고 그게 더 믿음을 줬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기꾼의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이었다. 남씨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규모를 파악한 뒤 장기적으로 조금씩 액수를 늘려 돈을 뜯어냈다. 결국 남씨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일을 시작해 모은 돈과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돈을 포함해 총 9000만원의 사기를 당했다.

시작은 가벼운 인스타그램 대화에서부터였다. 지난 8월 15일 그녀는 남씨에게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말을 걸었다. 남씨가 올린 게시물을 보고 접근한 것이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2022년부터 그녀의 일상이 기록돼 있었다. '좋아요'와 댓글도 여럿이었다.

남씨는 "만약 게시물이 없고 최근에 만든 계정이었다면 대화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중에야 남씨는 그것이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조직이 사들인 계정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기꾼들은 돌아가며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며 진짜처럼 연출했다.

첫 대화 후 이틀 뒤 상대는 남씨에게 인스타그램이 아닌 네이버 라인 메신저에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그녀는 "그쪽이 더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그들의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로맨스스캠 피해자 남천씨가 공개한 가해자와의 대화 내용. [사진=로맨스스캠 피해자 남천 제공]

◆ 음식·일상 사진 보내고 교묘한 밀당…진심처럼 연출된 사기극

"매일 뭘 하고 있는지 사진을 보내왔어요. 음식사진, 방문한 장소 사진, 일하는 모습이요. 홍콩에 사는 지인과 대화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남씨가 그녀를 의심하지 않은 건 그녀는 자신의 말을 증명하는 사진을 꾸준히 보내왔기 때문이다.

어느날 그녀는 남씨에게 "35세 전에 충분한 부를 모아 세계 일주를 하고 싶다"고 했다. 남씨가 평소 하던 '일찍 부자가 돼 사랑하는 사람과 전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는 마음과 맞아떨어졌다.

남씨는 "가치관이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대화가 잘 통했다"고 했다. 그녀와 미래를 그리는 꿈 같은 대화가 이어졌다.

더 교묘한 건 그녀가 남씨에게 소위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며 가스라이팅(심리적지배)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그녀는 남씨에게 화를 내거나 남씨의 메시지를 무시하며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다.

어느날 그녀는 남씨에게 "지금은 육체노동으로는 돈을 벌 수 없는 시대 아니냐"며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식견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투자 이야기가 오갔다.

그녀는 "삼촌이 미국 쪽 정보팀과 함께 금 옵션거래를 한다"며 "거의 확실하게 수익을 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씨에게 투자 권유를 했다.

남씨는 그녀에게 "1000만원 정도 여윳돈이 있으니 이걸 넣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남씨를 말렸다. 100만원부터 시작해 수익이 난 이후에 투자해도 늦지 않는다고 했다. 돈에 관심을 두기보다 남씨를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로맨스스캠 피해자들이 제보한 사기계정 사진. [사진=독자제공]

◆ 가짜 투자사이트에서 수익률 그래프 조작, 다국어 지원도

돈을 송금하는 과정은 복잡했다. 그녀는 투자를 위해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먼저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로 구매한 이더리움을 송금하도록 했다. 다음에는 그들이 알려주는 '주소'(암호화폐를 주고받는 계좌)로 보내게 했다. 업비트, 바이낸스가 아닌 또 다른 거래소에서만 거래할 수 있기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씨가 돈을 보낸 곳은 정식 거래소가 아닌 사기단이 관리하는 암호화폐 계좌였다.

이를 깨닫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기단은 암호화폐 거래소처럼 보이는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남씨에게 링크를 보내줬다. 수익률 그래프와 상승·하락 차트, 15개국 언어 지원까지 갖춘 정교한 사이트였다.

남씨가 의심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다. 인터넷에 검색했는데 진짜 투자 사이트가 나왔다. 나중에야 그들이 그 투자 사이트와 이름과 인터넷 주소와 비슷하게 사기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남씨는 "사기단은 자신들이 알려주는 주소로 입금한 입금 내역 화면을 캡처해 보내달라고 강조한다"며 "내가 보낸 금액을 확인한 뒤 사이트에서 숫자로 조작해 내 돈이 들어온 표시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익이 난다고 착각한 남씨는 점점 투자하는 금액을 늘려갔다. 결국 자신의 전 재산과 대출금을 털어 9000만원을 투자했다.

사기를 깨닫게 된 건 이달 초 가까운 지인에게 투자 사실을 알린 다음에서였다.

남씨는 지인에게 "홍콩 여자가 알려준 곳에 큰 돈을 투자하고 있다. 잘 되면 소개해 주겠다"고 말했지만 지인은 "아무래도 수상하다. 사기인 것 같다"고 했다.

처음에 남씨는 지인을 오히려 믿지 못했다. 지인이 "사실관계만 확인해 보라"며 거듭 설득하자 지인에게 '그녀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고자 했다. 그러나 오히려 '사기 사이트'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사이트에서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얼마 전부터 알리고 나선 것이다.

로맨스스캠에 활용되는 가짜 암호화폐 거래소 모습. [사진=독자제공]

◆ 사기 드러나자 '캄보디아 납치'라며 돈 요구하며 추가 범행 시도

남씨는 "텔레비전에서 보던 사기를 내가 당할 줄 몰랐다"며 "'왜 이런 사기를 당하냐'고 말해왔는데 사기범들은 세세한 내용까지 치밀하게 준비해 접근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가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했다면 돈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투자를 빙자해 접근하니 속게 되더라"고 했다.

사기범은 사기가 드러나게 된 이후에도 남씨를 속이며 돈을 빼앗으려 했다. 사기범은 "캄보디아에서 납치를 당해 7개월 동안 갇혀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탈출하려면 5000달러(약 710만원)가 필요하다. 돈을 보내 달라"고 했다.

남씨가 "대사관에 연락해 도움을 주겠다. 가족에게 대신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사기범은 "부모님 연락처가 기억이 안 난다"는 등 말을 빙빙 돌렸다.

남씨는 "이 또한 거짓말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수의 로맨스스캠 피해자들은 피해자임에도 수치심 때문에 피해 사실을 밝히길 꺼려한다. 하지만 남씨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인스타그램에 적극 공개하고 있다. 남씨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당하는 걸 막고 싶어 피해 사례를 공개하게 됐다"며 "많이 알려질 수록 사기범이 잡힐 가능성이 커질 거라고도 믿는다"고 말했다. 

chogi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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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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