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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근로자 외국인 비중 15% 시대…언어 장벽도 인명사고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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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국인 건설근로자 22.9만명
Z세대 유입 저조·현장 고령화 심화
DL이앤씨·GS건설·현대건설 등 자체 번역 프로그램 개발
중소사는 지원 부족… 정부 지원 요구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외국인 근로자가 급증한 건설 현장에서 언어 장벽이 안전과 품질을 위협하고 있다. 대형사는 자체 개발 번역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으나,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제도·정책 보완이 요구된다.

주요 건설사 외국인 근로자용 번역 프로그램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위기의 건설현장, 고령화에 소통난 겹쳤다

5일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한 외국인은 22만9541명으로, 전체의 14.7%에 달했다. 1년 중 1일 이상 일한 모든 사람을 포함한 숫자다.

건설업계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20년 11.8%였던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2022년 12.7%로 늘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관계자는 "내국인 근로자들이 줄어들면서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며 "단순 노무직부터 시작해 이제는 기능직까지 외국인의 비중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조사 결과 올 6월 기준 협회에 등록된 건설기술인은 총 104만9881명이다. 이 중 50대 이상이 전체의 59.6%(62만5543명)으로 집계됐으며, 20·30대는 15.4%(16만1979명)에 그쳤다.

건설 현장의 고령화는 예상된 수순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 결과 건설근로자의 진입 연령은 평균 39.4세로, 20~30대 청년층의 유입이 크게 부족하다. 이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이 지난해 고등학생 2000명과 대학생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대학생의 19%와 고등학생의 6%만이 '건설 분야로 취업할 생각'이라고 응답했다. '건설업에 취업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은 고등학생 50%, 대학생 36%로 '취업할 것'이라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실제로 지난해 Z세대 취업자 379만 여명 중 건설산업 종사자는 4%(23만여명) 수준에 그쳤다.

언어 장벽 문제로 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지니 현장 사고 또한 늘었다. 지난해 산업재해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 102명 중 건설업 종사자는 43명으로, 전체의 42.2%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에 4~5개 언어로 아무리 안전 수칙을 적어두고 TBM(작업안전회의) 시간에 지켜야 할 점들을 말해줘도 이해를 못 하거나 잘못 숙지해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고 토로했다.

◆ AI 번역으로 현장 소통… 중소기업은 지원 절실

건설사들은 현장 소통을 위한 실시간 번역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사내 업무 소통 플랫폼 '어깨동무M' 생성형 AI(인공지능) 챗GPT를 기반으로 한 자동 번역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안전 수칙과 작업 변경 사항에 따른 신규 위험 요소 등 안전 관련 주요 공지사항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제공한다.

기존 현장에서는 새로운 공지사항 발생 시 관리자가 한국어로 된 내용을 일일이 각기 다른 언어로 번역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전달해야 했다. 자동번역 기능을 활용하면 중국과 베트남,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등 외국인 근로자의 국적정보를 기반으로 공지사항이 언어별 자동 번역돼 즉시 전달된다.

GS건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생성형 AI 기반 'Xi Voice'(자이 보이스)를 현장에 적용 중이다. 담당자가 한국어로 말하면 음성을 인식해 중국어, 베트남어 등 120여 개 언어로 동시에 텍스트를 제공한다. 기존 번역 프로그램에서 정확한 번역이 어려웠던 건설 전문 용어도 해석이 가능하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장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현장의 안전과 품질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역시 다국적 근로자와의 소통을 위해 '모바일 HPMS'를 도입했다.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5개 국어로 현장에서 필요한 작업 지시와 안전 대화 500여 문장을 지원하도록 설계돼 있다. 간단한 일상 회화부터 작업과 재해 방지와 관련된 용어까지 번역기 가능해 현장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본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는 이 같은 기술 개발과 현장 활용이 가능하지만 중소 건설사 현장은 이러한 지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에선 외국인 근로자 증가를 변화의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언어 장벽으로 인한 사고를 최대한 방지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기술 개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은희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은 "변화하는 노동시장 여건에 부합하면서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투자, 지금의 산업 실태를 고려한 인력이나 기업 양성 등에 있어 정부의 정책적·제도적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고용허가제를 일정 부분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현행 고용허가제 운영은 외국인을 무작위로 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고용 과정에서의 비리 차단을 위해 마련된 제도지만 막상 현장에선 의사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전문건설업 종사자는 "외국인 본국에서 한국어능력시험을 통과하는 수준이어도 국내의 현장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말이 안 통하니 원만한 작업 지시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력의 사용자인 건설사업주가 외국인을 선발할 수 있는 수단이 제도에 반영돼야 외국인 근로자의 경력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현장경력 보유자도 입국 후 생산활동에 적응하는 기간이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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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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