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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년 만에 돌아온 APEC, 준비 부실은 국가적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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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환 한국PCO협회 회장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20년 만에 대한민국 경주에서 개최된다. 그러나 지금 드러나는 현실은 국민과 업계 모두에게 참담한 심정을 안겨주고 있다.

불과 한달여를 앞두고 정상 만찬장이 변경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경주의 숙박 인프라 부족은 세계 주요 정상들을 경주가 아닌 서울 호텔로 내몰았다. 미국 대통령은 그랜드하얏트호텔, 중국 국가주석은 호텔 신라에 묵도록 해서, 대통령실이 직접 공문까지 보내 민간 숙박시설을 강제로 빼앗듯 확보했다는 소식은 충격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이 과정에서 1~2년 전부터 예약된 7~8건의 결혼식까지 일방적으로 취소된 사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참담한 사건이다.

 

이것은 단순한 일정 착오가 아니다. 준비 과정 전반의 안이함과 무책임이 드러난 국가적 수치다. 국제행사의 기본은 정상들의 숙소와 동선 보장이다. 개최지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 만약 부족하다면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최소 수년 전부터 계획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기본 중의 기본을 외면한 결과이며, 그 피해는 지역민과 업계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주가 기대했던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회가 허공으로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는 점이다. 주요국 정상들이 머무르지 않는 도시에서 과연 정상회의와 만찬, 문화행사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겠는가. 경주와 경상북도가 준비한 국제적 브랜드 가치는 무너질 위기에 처했으며, '대한민국은 아직도 대형 국제행사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는 불명예만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그 이후다. 이번 APEC이 잘못되면 외교부는 한 달 간, 경상북도는 1년 간 비난받겠지만, 우리 컨벤션 업계는 최소 10년은 어려워질 것이다. 업계가 수십 년간 쌓아온 신뢰와 평판은 단 한 번의 실패로 무너진다. 국제회의 주최국 선정에서 한국은 '믿기 어려운 파트너'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이번 사태를 가볍게 여긴다면, 우리 산업은 앞으로 10년을 잃는다.

원인은 명확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국제행사를 단순한 외교 이벤트, 보여주기 행사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PCO와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되었다. 민간과 업계의 전문성을 활용하지 않고 관 주도의 일방적 운영에만 매달린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대형 국제행사는 결코 외교부와 지자체만의 잔치가 아니다. 민간과 전문가의 협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숙박, 교통, 안전, 문화행사, 지역 협력 — 그 어떤 것도 사후 땜질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한 플랜 B와 플랜 C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업계는 정부에 묻고 싶다. 왜 전문가들의 경고를 외면했는가. 왜 수년 전부터 예견된 문제들을 방치했는가. 왜 국민과 지역민, 업계가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그럼에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컨벤션 역량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다. 뼈아픈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이라도 민간과 전문가의 힘을 동원해야 한다. 이번 행사를 성공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남는 것은 오점과 불명예뿐이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끝내 성공을 만들어낸다면, 대한민국은 다시금 신뢰를 얻고, 우리 산업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20년 만에 돌아온 APEC. 준비 부실이 아니라 치밀한 협력과 철저한 대비로 기록되길 간절히 바란다. 성공의 열쇠는 정부의 독단이 아니라, 업계와 지역, 국민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으는 데 있다.

*본 기고문은 개인의 기고이므로 본지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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