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 차장·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 내정
"조직 안정화·수사권 조정에 방점" 평가 속 "경찰대 위주 인사" 지적도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첫 경찰 고위급 인사로 경찰청 차장과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내정됐다.
경찰청장 부재 속 청장 직무대행을 맡을 경찰청 차장과 3개월 간 공석이었던 국가수사본부장 내정이 이뤄지면서 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수사권 조정이 이뤄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일 경찰청 차장에 유재성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을, 국가수사본부장에 박성주 광주경찰청장을 승진 내정했다. 이들은 경찰대학 5기 동기로 정식 발령이 나는 대로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한다.
경찰청은 유 신임 차장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했다"고 밝혔고, 박 신임 본부장에 대해서는 "수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유 신임 차장의 인사는 경찰청 최고 수뇌부 인사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12·3 비상계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탄핵 소추되면서 내달 1일부터 탄핵 심판을 받아 경찰청 차장이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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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성 신임 경찰청 차장 내정자 [사진=경찰청] |
경찰 수뇌부의 인사가 이뤄지면서 새 정부 기조에 맞는 경찰 인사도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유 신임 차장은 이날 내정된 윤호중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경찰 인사안을 준비해야 한다. 경찰 인사는 이르면 이번 주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찰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 인사를 두고 조직의 안정화에 방점을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66년생으로 정년 퇴임을 1년 밖에 남겨두지 않았다. 그럼에도 경찰청장 부재 상태에서 사실상 최고 결정권자인 경찰차장, 공백이었던 국가수사본부장 인사를 통해 조직 안정화를 우선시했다는 것이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청장이 탄핵 심판 중인 상황에서 안정감 있는 치안행정이 시급하기 때문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차장 인사를 먼저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청장의 내란 업무 연루 등으로 경찰 내부에서도 자긍심에 대한 손상이 있는 상황이다. 이를 빨리 수습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이번 인사가 단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수사권 조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5선 중진인 윤호중 의원을 초대 행안부 장관에 임명한 것도 검경 수사권 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 교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박성주 본부장의 역할이 향후 6개월, 1년 동안 상당히 많아질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수사권 조정은 물론 향후 경찰 중립화에 대한 제도적 설계를 신임 차장과 함께 의지를 갖고 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역시 경찰 공약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신설된 경찰국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국은 행정안전부 산하로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 감독과 총경 이상 고위 공무원에 대한 임용 제청 업무를 지원한다.
이에 행안부의 외청으로 있는 경찰청을 행안부가 직접 통제할 수 있어 독립성에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경찰국 신설은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이뤄진 일이었다"며 "경찰의 수사권이 강화될수록 경찰은 정치로부터 독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전히 경찰청 고위 인사가 경찰대 출신으로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명예교수는 "경찰 조직에서 특정 학교의 장악도가 높아지고 있고 이는 수사권 독립이 되더라도 우려스러운 점"이라며 "획일적인 조직 구성보다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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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주 신임 국가수사본부장 내정자 [사진=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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