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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집안싸움이 LG 기업가 정신을 가릴 수는 없다

기사입력 : 2025년04월22일 13:53

최종수정 : 2025년04월22일 14:03

법정 공방이 신뢰 경영까지 흔든다
재계 상속은 기업 전통 계승의 문제
상속과 승계 윤리적 기준 마련할 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그룹의 상속 분쟁이 법정 공방으로 비화하면서, 고 구본무 회장이 생전에 남긴 기업가 정신마저 희석되고 있다. 책임경영과 정도경영을 바탕으로 '무노조·무분규' 전통을 이어온 LG는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지배구조의 모범 사례로 손꼽혀왔다. 구광모 회장의 경영 승계 과정 또한 투명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으며 오너 리스크 없는 기업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서영욱 산업부 차장

하지만 상속인 간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LG그룹을 향한 신뢰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고인의 유언장이 존재했는지, 상속 합의가 적법했는지를 놓고 벌어지는 갈등은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적 다툼이 대기업 경영 전반에 드리우는 그림자는 결코 작지 않다. 기업의 명예는 경영 성과나 실적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가문의 태도와 품격, 그리고 기업가의 정신을 어떻게 계승하느냐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특히 LG처럼 '다른 대기업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판을 얻어온 곳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번 분쟁은 LG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한국 재계 전반이 3,4세대 경영에 접어들면서 창업주 세대의 유산을 둘러싼 갈등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10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납부하며 원만한 승계를 마쳤지만, 롯데의 형제 갈등은 여전히 그룹 전반에 상처로 남아 있다. 승계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불러오고,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며, 더 나아가 오너 리더십의 정당성까지 흔들 수 있다.

재계는 이제 상속을 단순한 자산 이전이 아니라 기업가 정신의 계승으로 바라봐야 한다. 구 회장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사업보국'의 철학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이었다. 그 정신이 유언장의 형식 논쟁이나 상속 지분 다툼 속에 묻혀 잊힌다면, 이는 LG는 물론이고 한국 재계 전체의 손실이다.

단 한 번의 갈등이 수십 년간 쌓아온 신뢰를 허물 수 있다. 오너 가문의 일거수일투족이 국민의 판단과 시장의 반응을 불러오는 시대다. 이제는 사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윤리적 기준과 자율적 조정 시스템을 재계 스스로 고민해야 할 때다. 상속과 승계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는 기업가의 철학을 가리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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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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