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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공산당이가' 김상욱의 이유있는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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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공산당 당장(당의 헌법)에 '민주집중제'라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공산당 조직 운영의 원리를 담은 것으로 굳이 비유하자면 우리 정당 정치의 '당론'제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활발한 당내 토론과 의견 개진을 허용하지만 일단 최종적으로 당론이 결정되면 어느 누구도 토를 달 수 없고 무조건 복종해야한다. 누구든 이 원칙을 위배하면 가혹한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중국은 일당 체제로서 공산당이 일체의 국가 사무를 지도 관장하는 나라다. 공산당이 머리라면 행정부는 몸체다. 정부는 민주집중제에 의해 확정된 당론을 충실히 이행하는 집행 기관에 불과하다. 민주집중제는 공산당의 당내 독재를 정당화하고, 중국이 정치 체제적으로 독재 국가임을 말해주는 중국 당 운영의 독특한 시스템이다.

국민의 힘(국힘) 당이 당론을 거슬러 탄핵 찬성에 앞장섰던 김상욱 의원의 출당을 압박하고 나선데 대해 당사자인 김 의원이 탈당을 못하겠다고 완강하게 버티면서 국힘 당 내부가 시끄럽다. 당론 위배를 이유로 내세운 당의 출당 요구에 김 의원은 '정작 당헌을 위배한 징계 대상은 놔두고 왜 멀쩡한 나보고 나가라고 하냐'며 항변한다.

 

중국의 민주집중제와 유사하게 당론은 한국 정당 정치에서도 당 조직 운영의 근간이 되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돼 왔다. 어떤 법안과 정책에 대해 당론이 정해지면 거기에 따라 소속 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표결하고 행동하는 방식이다. 어떤 당이든 당론을 심하게 위배한 당원은 징계를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국 정당 정치에 있어 당론이라는 것은 편의상 정당 운영의 관행으로 굳어진 것이지 법 규정으로 명문화된 제도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 헌법 46조 국회의원 의무에 관한 조항은 '국회의원은 국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명시, 자유로운 의정활동을 권면하고 있다.

과거 헌법재판소도 당론 자체를 문제삼진 않았지만 '국회의원의 의사표시를 심하게 통제 또는 강제하는 것은 헌법에 반할 수있다'며 개별 의원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이 존중돼야 함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당론 제도가 대의 민주주의 헌법 정신에 위배되지 않도록 운영돼야함을 지적한 대목이다.

김상욱 의원은 특정 지역구 또는 국민의 힘 당 소속 국회 의원이기에 앞서 전 국민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 김 의원에 대한 국민의 힘 당 출당 요구가 명분을 얻으려면 탄핵 정국에서 김 의원의 정치 행위가 당에 끼친 해악뿐만 아니라 국가이익에 어떤 작용을 미쳤는지도 두루 고려해봐야 한다.

국민의 힘 당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인용(파면)을 승복 까지 한 마당에 당론에 불복하고 탄핵에 찬성했다며 새삼 김상욱 의원에 대해 출당 압박을 가하는 것은 표리가 부동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헌법이 명시한 국회의원으로서 양심에 따른 표결및 직무 행위를 과도하게 억압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독재적 요소가 짙은 중국식 당론 제도 '민주집중제'는 서방 시각으로 보면 공산당 일당 체제를 영속시키기 위한 정치적 수단에 다름 아니다. 눈여겨 볼 대목은 그럼에도 그 바탕엔 늘 국가이익 최우선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중국 민주집중제의 대중을 향한 대의명분이고 공산당의 존립 기반이다.

'당론 정치'가 국가와 다수 국민이익을 도외시하고 패거리 기득권과 당리당략만 앞세운다면 명분을 상실하고, 국민적 신뢰와 지지도 한꺼번에 잃을 수 있다. 무엇보다 그런 정치는 국가 미래를 망치고 공동체 전체 이익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이 민주집중제를 위배한 당원을 심판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소신에 따라 의사표시를 했다는 이유로 소속 국회의원을 징계하는 것은 단연코 자유 대한민국 공당에서 일어나선 안될 일이다. '우리가 공산당이가'. 울산 지역구 김상욱 국회의원의 항변이 귓전에 울리는 것 같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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