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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NPE 등록제 도입, '중소기업 기술 보호의 열쇠'

기사입력 : 2025년03월25일 07:00

최종수정 : 2025년03월25일 07:00

박정인 교수(단국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최근 글로벌 특허 생태계에서 표준필수특허(SEP)와 특허소송 남용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경영에 심각한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비실시기관(NPE: Non-Practicing Entity), 일명 '특허괴물(Patent Troll)'이 있다.

이들은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특허권만을 무기로 무차별적인 소송과 과도한 로열티 요구로 기업들의 기술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NPE 등록제를 시급히 도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NPE 등록제는 특허를 직접 실시하지 않으면서도 소송이나 라이선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 실체를 등록하고 공개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누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지, 어떤 경로로 특허를 취득했는지, 소송이나 라이선스를 통해 어떤 행위를 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마치 산탄총을 쏘듯 무차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샷건 소송(Shotgun Litigation)'을 방지하고, 특허 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박정인 교수.

현재 미국, EU 등 주요국에서도 NPE 규제와 투명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EU는 2023년 표준필수특허 규제 개편안을 통해 NPE와 SEP 보유자에 대한 등록, 정보 공개, 로열티 기준 설정 등을 포함시켰고, 미국도 소송 남용 방지를 위한 정보공개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공식적인 NPE 등록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특허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도입 필요성을 검토 중이며,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 제도는 마련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해외 NPE의 공격적 특허 소송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특허권의 실제 보유자나 자금출처를 알 수 없는 구조로 인해 기업들이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고 있으며, 불필요한 법적 분쟁과 과도한 로열티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기술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기업일수록 혁신을 포기하거나 사업 확장을 꺼리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NPE 등록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일정 규모 이상의 특허 보유 및 소송 활동을 하는 NPE에게 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실제 운영 주체와 특허의 이전 경로, 자금 출처 등을 공개하게 해야 한다.

둘째, 특허 양도·양수 시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거래 내용을 신고하게 하여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허위 등록이나 등록 회피 시 과태료 및 소송상 불이익을 부여하는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특정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정당한 기술보호와 불공정한 소송 남용을 구별해 기술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특히 중소기업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기술 개발 기반을 강화하며,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NPE 등록제를 조속히 도입하여 우리 기술 산업 생태계가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11월 28일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에서 '톡투유 데모데이'가 개최됐다. [사진=벤처기업협회]

※ 박정인 교수(법학박사)는 해인예술법연구소 소장, 숙명여대 문화행정학과 초빙교수, 단국대 IT 법학협동과정 연구교수에 이어 단국대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연구교수로 있다.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교육부 저작권검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위원을 역임했다.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등 지식재산과 산업 보안, 방위기술 전략 등의 이슈를 다뤄왔다. 그 밖에도 장애인연대, 청소년복지, 주거복지를 하는 사회복지사로 시민대상 역사문화해설과 문화재지킴이 등을 하는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스포츠법 책들을 차례로 저술했고, 발달장애인소프트볼협회 위원장을 맡아 장애인체육종목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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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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