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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에 길을 묻다] ②시인 문정희, "양성 평등은 이제 시작, 앞으로도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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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유방'은 성적 도구 아니라 국가 미래를 키우는 양식
아직도 시를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1편에서 계속> 유인경 = 네 결혼이며 출산이 다 선택이죠. 피해자 의무 사항은 아닌데 제 경우에는 제 딸의 휴대폰에 저장된 명칭이 신의 축복이에요. 그렇죠. 그러니까 제가 스스로 선택해서 한 일, 조력자도 있었지만, 제 남편 조력자가 있었지만 그러니까 힘들었죠. 여러 가지로 그렇죠. 힘들고 엉터리 엄마이기도 하고. 딸한테 여전히 비웃음을 받고 하지만 이제 더 나이가 들다 보니까 결국 자식이 나를 다시 어른으로 만들어 주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이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시인 문정희가 칼럼니스트 유인경과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2025.03.14 oks34@newspim.com

문정희 = 그렇죠.

유인경 = 그래서 그렇게 그 아이 때문에 좀 혀를 깨물게 되고.

문정희 = 그건 그래요.

유인경 = 그리고 절대 뭐 이렇게 하나님 앞에 부처님 앞에 종교 앞에서 신성해지는 것보다 자식 앞에서 좀 신성해져야 되겠다.

문정희 = 아니 저는 손자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그 아이를 만났을 때 세상을 다 용서하고 싶더라고요. 그렇죠. 제가 가졌던 어떤 혐오, 원한 그런 것들을 이거 하나로 나는 다 그냥 예 감사합니다. 이런 말만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유인경 = 맞아요. 그래서 관혼상제라고 하는 게 너무 형식적이라 하더라도 그리고 때로는 실패도 하고 실수도 하고 상처가 되고 시련일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이요.

문정희 = 절대로 공짜는 없죠. 그런데 이제 지금 우리나라 현상이 인구가 막 줄어가고 아이를 안 낳는 커플도 많아지고 또 지금 앞으로 결혼할 젊은 사람들하고 얘기를 해봐도요. 아이에 대한 관심이 별로 많지 않아요. 근데 그래서 굉장히 국가의 미래가 암울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제 의견으로는 그렇게 맞지 않다고 봐요.

왜냐하면 인구가 많다 그래야 국가가 막 발전하고 이런 거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그리고 어떤 국가적 파워로서는 당연히 맞는 얘기지만 어떻게 보면 경쟁도 좀 줄어들 테고. 또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그런 어떤 되풀이에서 벗어나니까 공해도 좀 줄어갈 것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가 경쟁 상대가 아니라 사랑도 할 것이고.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5.03.14 oks34@newspim.com

유인경 = 그렇죠. 이제 선생님 시가 많이 암송되고, 또 요새는 뭐 카카오톡이라든가 이런 데 널리널리 퍼지기도 하는데 중년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시 중에 하나가 '남편'이죠. 제가 읽어 본인의 낭송보다 읽어드리자면 '남편'이라는 시에서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에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라고 쓰셨어요. 그 시인의 남편, 시인이 바라보는 남편 이건 좀 다를 것 같아요.

문정희 = 안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아니 이건 저만 그러는 게 아니라 여성 시인들이 주로 하는 얘기들이 항상 우리는 기둥서방 하나를 여기다 안고 있거든요. 시라는 기둥서방. 예. 그러니까 외로웠겠다 하는 느낌이 있어요. 그러나 저는 보시다시피 시인입네 하고 조금 이렇게 무슨 감상적이거나 시인 티를 많이 안 내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서 그렇지 않으려니 해도 아마 그럴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아침에 일어나면 저는 제일 먼저 책상에 가거든요.

그래서 어저께 썼던 원고를 한번 또 이렇게 보고 또 밤에 자다가 메모했던 것도 갖다가 이렇게 하는데. 대개 이제 보통 부부라면 뭐 뭐 뭐 먹겠어? 차도 끓이고 그럴 텐데 그런 것들이 거의 이렇게 생략이 돼 있고 해도 건성이잖아요. 마음 속에 딴 어떤 절박한 어떤 항상 써야 한다는 강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분이 많이 외로웠지 않나 그런 느낌을 갖습니다.

유인경 = 네 그렇지만 대부분은 기대를 하잖아요. 시인의 남편은 그러면 아내를 어떻게?

문정희 = 그런데 저 우리 집 경우 또 제가 남편 얘기를 밖에서 잘 안 하고 늙으니까 또 하게 되는데요.

유인경 = 시집 내면 시도 읽으십니까?

문정희 = 처음에는 내가 결혼할 때 뭐 글에다 썼으니까 다 그냥 표현해도 되는데 심청이가 치마를 뒤집어쓰고 인당수에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결혼하는 것이 아 이거는 우행이 아니면 이 무슨 어떤 사고가 아니면 이런 일을 내가 젊은 날에 그랬는데 어느 날 보니까 발이 용궁은 아니지만 땅에 닿아 있고 살아 있어요.

이제 그래서 초창기에는 서로 적응 기간에는 굉장히 이거 좀 큰일 났구나 잘못됐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으로 생각했어요. 그게 뭐냐 하면 어떤 작가가 이 남성 작가인데 아내가 조금 성격이 강한 아내였나 봐요. 그분이 그때 타이프로 글을 쓸 때인데 거기다가 막 물을 부었대요. 그런 얘기를 듣고 그래도 내 컴퓨터에는 물을 붓지는 않잖아. 그 생각으로 항상 이렇게 견뎌내 왔거든요.

이상하게도 어느 한 시기가 지나가니까 이 사람이 자기 아내가 하는 것이 굉장히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밖에서 당신 아무개 씨가 쓴 글을 봤다, 이러면 이 사람이 말도 잘해요. 평소에 말도 잘 못하는 사람이 나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여자는 못 봤어 이렇게 얘기한대요. 그래서 야 그것도 내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그래서 이래서 다 사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죠. 그리고 너무 많은 삶의 알파 오메가를 제공했어요.

조선 500년의 밥상서부터 부부 싸움에서 난로를 발로 차서 불도 났고 뭐 별걸 다 글에다 써서 아마 내가 언어로 표현했기 때문에 더 극렬했겠지만 그런 것들을 겪으면서 살았는데 미국에 유학을, 또 2년이나 보냈잖아요. 그러니까 뉴욕에. 그것도 그래서 그거 한 가지로 그래 이걸로 내가 이제 됐다 뭐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되고 그래서 이 결혼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안 했겠어요 너무 바빠 갖고요.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5.03.14 oks34@newspim.com

도저히 그 뭘 나누고 할 시간이 없었어요. 저기 있는 전축은 당신이 가져가고 저 아파트 쪼개 갖고 이런 것을 나눌 시간이 없었어요. 원고 마감이 너무 바빴고 만날 책 교정이 바빠 갖고 그냥 이러다 보니까 어느새 이렇게 많이 왔어요.

유인경 = 근데 선생님이 그냥 단순한 시인이 아니라 굉장히 이렇게 유명한 저명한 존경받는 시인이시고 또 교수도 보통 교수가 석좌 교수까지 하셨고. 최근에는 이제 한국문학관장까지 맡으면 이제 관직에까지 오르셨단 말이죠. 근데 그 아내가 명성이나 이렇게 이렇게 관직이나 세속적인 말로 출세를 했을 때 요즘 젊은 남편들은 좋아할 거예요. 선생님의 남편 분이신 분의 시대에는 그래도 가장이 더 많이 벌어야지 더 유명해져야지 뭐 이런 고정관념이 있지 않나요?

문정희 = 아주 정말 다행하게도 그런 것을 나하고 겨루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내가 가진 어떤 조그마한 명예라든가 문학적 업적이라든가 이런 거를 자기 것처럼 좋아하는 그거 하나가 유일하게 이 사람이 가진 장점이에요. 그리고 많은 제공을 했잖아요. 그렇게 큰 부자가 아니어서 가난과 누추에 대한 얘기도 쓸 수 있었고 뭐 이사를 다니면서 그릇을 깨먹고 난리를 치면서 겪었던 이런 것들. 아이를 낳으면서 이사를 다니고 이런 것들을 같이 겪으면서 제가 상당히 좀 안정된 어떤 직위나 그런 배경을 가진 남자에게 했으면 못 경험했을 것 이런 삶을 진짜 맨바닥으로 경험하게 해 준 덕이 있죠.

유인경 = 결혼 몇 주년이시죠? 선생님

문정희 = 헤아려 보지도 않았어요. 옛날에는 결혼 기념일에 기억을 안 하면 좀 괘씸하기도 하고 또 생일날 전혀 모르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내가 이런 인간들하고 사나. 요새는 귀찮을뿐더러.

유인경 = 근데 그래서 적어도 한 40년은 넘지 않았습니까?

문정희 = 그럼요.

유인경 = 그러면 그렇게 수십 년을 유지를 할 수 있는 뭔가가 있기 때문에 하지 않을까요?

문정희 = 그러니까 인간이라는 게 내가 만약에 어떤 비결이 있었다고 한들 그것이 세상의 모든 여성에게 통용되지 않아. 그럼요. 굉장히 독특한 한 사람과 독특한 한 남자의 만남이고 각각이 다 독특한 각각의 개성과 개성의 만남이기 때문에 제 경우는 굉장히 부족한 아내예요. 그런데 그분이 나한테 그래도 인정해 준 건 저 여성이 바르다는 저 여성이 선택한 모든 것이 바르다는 것에 대한 인정은 있었어요. 그리고 저 사람은 늘 안타까운 것이 아니 거기도 나가지 왜 그걸 거절했어 그다음에 누구한테 전화 한마디만 하면 이게 올 텐데 왜 그 전화를 안 해? 바보야 맨날 그거거든요. 예. 근데 그 전화를 안 했죠.

유인경 = '겨울 사랑'이라는 시도 한번 언급해 보고 싶은데 이게 대중가요로도 차용됐죠. 근데 이 시는 선생님 언제 쓰신 거예요?

문정희 = 몇 살쯤에 되게 이제 짜장면 비비는 거 하고 작가의 작품은 안 듣는 게 좋긴 좋아요. 그런데 그냥 하자면 제가 뉴욕에서 이제 돌아왔는데 막 너무 피폐해져 있었어요. 돈도 가서 많이 까먹고 그래서 정신없이 이렇게 있는데 어느 화장품 회사에서 12달 사진을 가지고 와서 그 사진에 맞게 시를 써달라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캘린더를 만든다고 그래서 즉흥으로 쓴 건데 그 12달 것이 다 살아서 지금 움직여요. 그중에 이제 이게 겨울 풍경 눈 풍경을 보고 쓴 건데. '찔레'도 이제 그것 중에 하나인데 그래서 그냥 단숨에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맞아요.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내 하얀 생애에 뛰어들어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뭐 이런 건데. 광화문 글판에 올랐어요.

그런데 게다가 광화문 글판이 뭐 200회 300회 넘어가면서 가장 호응을 많이 받았던 베스트 3개가 꼽혀가지고. 아 예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좀 회자됐는데 재미있는 것은 나는 거의 사랑 시인데 이것이 왜 그렇게 그때 사랑을 받았냐 하면 그 글판이 있을 때 합격을 기도하는, 이걸로 문자가 그렇게 갔다는 거예요.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막 뛰어들어서.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5.03.14 oks34@newspim.com

유인경 = 그건 각자의 몫이니까.

문정희 = 그러니까요. 그래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그걸 해서 합격 기도문으로 보냈다고 해요. 그러니까 시라는 것이 읽히는 방식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고 이것이 많이 이렇게 여러 가지 의미로 많이 퍼져갈수록 좋은 시겠죠.

유인경 = 네. 3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었군요. 또 9월달에는 전국 지자체에서 여성 주관을 해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바라는 분도 많지만 아직은 이제 전송하고 있는 상태이긴 한데 이 남성과 여성이 이제 평등이라는 말이 붙은 것도 사실 얼마 되지 않아요. 남녀가 조화롭게 가정이건 직장이건 뭐 사회 생활에서 살아가는 시대가 돼야 될 텐데

문정희 = 너무 필요하죠. 저한테는 반가운 질문인데 내가 이제 등단한 것이 1969년이에요. 그러니까 70년대에 등단을 한 건데 70년대는 한국이 이 전통 보수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건너왔죠. 그래서 우리 윗대의 여성 시인들이 노래한 정서는 되게 사랑 노래를 하더라도 수줍고 소극적이고 남성들이 이제 많이 구애하면 좀 부끄러운 척하면서 나서는 그런 정서들이 우리 고유 여성의 정서였고 또 여성에 대한 인식도 그야말로 뭐 흔한 말로 가부장적이고 편견이 많으니까 가정 안에 존재로서 아이를 낳거나 이런 존재잖아요.

그런데 산업사회가 되면서 여성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때 여성들이 가졌던 직업은 공장에서 단순 노동을 하는 여성이라든가 버스 차장이라든가 집에서 일하는 도우미라든가 이런 수준의 여성들이 일을 했어요. 그런데 그때 저는 대학을 졸업한 여성으로 기자였고 학교 교사였잖아요. 그러면서 결혼을 했어요. 그러니까 이게 너무 이게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나한테 다 와요.

학교에서도 굉장히 차별이 있고, 기자 하다가 결혼한다고 사표 내기도 했고. 그 다음에 결혼 생활 내에서도 그 시댁이 꼭 나빠서가 아니고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무언의 어떤 기대감이 팽배한 분위기에다가 가사노동에 대한 그것을 이런 건 아무런 계몽이 안 돼 있는 그런 상태에서 그냥 했어요. 제사도 많이 지냈고, 그럴 때 이제 이게 뭐지 뭐지 하면서 썼던 것들이 그때 상당히 그래도 실감나는 것들이 많아요.

그런 점에서, 많은 자료를 제공받았다는 점에서 결혼과 그 사회 문제 많았던 그 사회에 감사하는 거죠. 그리고 이제 80년대에 뉴욕에 가면서 이론 체계를 정하면서 소위 페미니즘 이런 말도 그전에는 그렇게 통용이 잘 안 되는 이제 여성학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 갓 들어오기 시작한 때니까 그래서 보니까 이게 황당하고 여성이라는 존재가 정말 위대한 존재더라고요.

그러니까 시에 대해서 갖는 자부심이 있다면 한국 시 문학사의 여성의 여성을 자각한 맞아 여성이라는 건 남성 상대의 성이 아닌 여성을 한 존재로 자각한 최초의 여성 언어를 쓴 시인으로 남고 싶다 이 얘기를 제가 많이 했잖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유방이라는 시를 그럼요.
유방 이러면 되게 끽끽 웃어요. 성적 도구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 그러나 유방은 내 몸에 내 신체의 일부고, 지금은 아이를 안 낳는다고 걱정할 게 아니라 유방에서 나오는 젖이 우리 미래의 국민을 키우는 양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잖아요. 이제 그런 인식들을 바꾸는 거예요. 내 시들이 되게 이제 초미에 있었죠. 그거는 뭐 신화도 좀 읽었고요. 여성학 이론도 읽었고 그러면서 보태간 거예요.

유인경 = 90년대 이후에 여성 양성평등 이런 거 나오면서 선생님 시 그 많은 여학생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가 굉장히 많이 인용됐었죠. 고학력자 능력자 여성들이 그러면 그러다가 알파걸이 될 줄 알았는데 알파레이디로는 자리 잡지 못하는 여전히 그런 게 있는데 어떤 격론 혹은 논설 컬럼보다 은은하게 퍼지면서 맞아 그렇게 키워냈던. 그렇죠. 여학생들이 지금 다 어디서 뭐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을 좀 하게돼요.

문정희 = 지금 여학생들이 각계 각층에서 그야말로 눈부시게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래서 속으면 안 돼요. 사실은 옛날에 비해서는 이건 비약적인 발전이고 각계 각층에 정말 많은 여성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회죠. 그렇죠. 그래서 그리고 성평등이 완전히 제대로 이루어진 사회는 아마 상당히 오래 오래 후인 미래에 올 거예요.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5.03.14 oks34@newspim.com

유인경 = 인류학자인가요? 누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정서적 양성 평등은 향후 750년이 지나야 그때도 가능할까 뭐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문정희 = 여성 자신들도 이 경우에 저도 늘 옛날에 그런 얘기를 시에 쓰면서 여성 얘기를 되돌아봤는데 여성 자신들도 자기가 쟁취한 것만이 가치 있어요. 그 실력을 쌓고 내공을 쌓아야지 여성이라는 것만 가지고 여성이 가지고 있는 어떤 특징의 일부를 사회에 적용하는 데 악용을 한다든가 이런 거는 조금 생각해 볼 문제가 있죠. 하여튼 어쨌든 내공을 쌓고 자기 존재로 서는 것만이 가장 완성된 여성학이 아닌가 이런 생각입니다.

유인경 = 그렇죠. 근데 그거는 뭐 사회에서 성공하거나 인정받기 이전에 제 자신에 대해서 좀 더 나은 자기를 성장시키는 건 결국은 자신이거든요. 저는 사실 선생님한테 늘 궁금한 게 있었어요. 선생님도 후회되는 게 있을까 아니 왜냐하면 너무 많은 걸 다 이루어내신 분이라. 천재 여고시인 명성이. 일단 뭐 이런 거였는데. 제가 왜 여쭤보냐면 선생님이 이렇게 그냥 이력서로만 보면 세계에 가장 많이 시가 번역된 시인. 우리나라 시인으로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암송되는 시인 등등 지금도 현역이시고 올해도 또 새 시집을 펴내셔서 젊은 시인부터 원로 시인까지 다 보러 가실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되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으세요?

문정희 = 저는 변덕이 많아요. 그리고 똑같은 걸 못견뎌 해요. 그래서 후회되는 것도 변덕 때문에 변했어요. 얼마 전까지는 뭐가 후회스러웠냐 하면 왜 좀 더 치열하게 안 살았을까.

예. 그 다음에 뭐 예를 들어 언어도 영어도 좀 더 이렇게 능숙하게 하고 스페인어 정도 하나 했으면 연애할 때는 왜 스페인 노래 들으면 뜨겁잖아요. 그렇죠, 그렇죠. 저런 연애를 했었어야지. 그런 그러니까 뭐 한 가지도 제대로 치열하게 끝까지 못 해본 거 그러니까 항상 그쯤 그쯤 되는 근데 얼마 전부터요. 왜 이렇게 너무 전전긍긍 살았을까. 더 슬렁슬렁 살았어야지.
그래서 후회가 후회의 조건이 달라졌어요. 그렇게 애쓰고 그렇게 안달복달하고 자기를 던지고 그게 그렇게 인생을 거기만 들여다 본 거예요. 이 시가 뭔데 막 이런 생각이 들어요. 시가 전 최고였거든요.

꼭 이렇게 끝까지 가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그거는 성공했어요. 지금도 쓰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렇죠. 이 시가 일급이건 그건 난 상관없고 지금도 쓰고 있고, 쓸 것이 있다는 점에서는 난 성공했어요.

근데 그게 뭔데 너무나 가뭇없는 묘한 향기잖아요. 풀꽃 내음 같은 건데 그걸 위해서 이렇게 아까운 청춘을 다 버리고, 그래서 무슨 영화를 보면 '페드라' 뭐 이런 것도 보고 몸을 던지고, 온 혼신을 다해서 누구를 사랑하고, 불꽃처럼 사라지고 저쯤은 돼야지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요. 그런 거 하나도 못해보고. 적당히 적당히 딱 그때 어떤 세속적 기호에 맞는 형태로 와버린 이 엉터리 삶 이 후회스러워요. 근데 동시에 그렇다면 좀 더 즐겁게 살 걸 그런 생 그런 생각이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후회도 변덕이 돼서 조금 변했습니다.

유인경 = 그렇군요. 맞아요. 바뀌죠. 바뀌었는데 입맛도 변하듯이 제가 이거 이거 이게 일관되게 후회되는 일이 있을까요? 어쨌든 이제 봄이고 선생님을 사계절 중에 꼽으라면 저는 선생님이 '한계령'도 쓰시고 여러 가지 이제 계절별로 막 쓰셨지만 선생님 보면 이렇게 봄 같다. 영원한 청춘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선생님 시 중에서 봄을 다룬 시 중에 저희 뉴스핌TV 시청자들한테 전해주실 만한 시가 있을까요?

문정희 = 낭송 하나 하면 좋죠. 근데 봄이라고, 또 정해주시니까 '찔레' 들려드릴게요.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 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 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유인경 = 선생님 이 '찔레'는 한국 사람들한테 너무 많이 애송되는 시이기도 하지만 제가 기억으로는 뉴욕의 쿠퍼 유니온에서 낭송을 그때 하셨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수많은 꽃들도 얘기하셨지만 '찔레'가 선생님이 어떻게 보면 좀 가장 대표시로 알려지고. 늘 봄을 봄 소식을 전해주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5.03.14 oks34@newspim.com

문정희 = 쿠퍼유니온 대학 링컨이 최초로 대회 연설을 해서 네 문화재로 지정된 홀인데 거기서 이제 한국말을 잘 못 알아듣는 그 뉴욕커들 앞에서 우리의 가락과 우리의 한국어를 전했잖아요. 너무들 좋아하는 거예요. 그래서 야 이 시가 한국어로 읽었을 때도 좋지만 그 미국 사람들 귀에도 우리 가락이 전해졌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렇죠. 참 좋았었습니다.

유인경 = 네. 시로 또 국경을 초월하시고. 어쨌든 또 2025년 새해 봄에 제가 만난 수많은 분들 중에 연령과 그 다음에 젠더와 직업에 상관없이 선생님만 생각하면 제 스스로가 봄이 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봄에 선생님 또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문정희 = 네. 저도 너무 좋아요.

유인경 = 뉴스핌TV 시청자들에게도 멋진 봄의 선물 되었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문정희 = 감사합니다. 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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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운용 이어 대신증권도 해킹 사고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금융투자업계에서 해킹에 따른 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신증권에서 고객 3만849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도 일부 업무용 시스템을 통한 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에 사이버 공격 대응체계 강화와 정보보안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7일 비대면 투자일임 계좌 개설과 연계된 서버에서 외부인의 비정상적인 접근을 확인했다. 회사는 공격자 IP와 우회 접속 경로를 차단한 뒤 접속 기록을 분석했고, 이달 26일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10.28 kunjoo@newspim.com 유출된 정보는 고객명과 이메일, 주소, 통신사 식별정보, 은행명, 입출금 계좌번호, 대신증권 종합계좌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8개 항목이다. 이 가운데 계좌번호와 휴대전화번호 등 일부 정보는 암호화돼 있었다. 대신증권은 현재까지 2차 피해나 핵심 업무 시스템에 대한 불법 접근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도 일부 웹 시스템에 대한 외부 IP의 비정상적인 접근으로 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회사는 이상 접근을 확인한 뒤 관련 경로를 차단하고 긴급 대응에 나섰으며, 외부 보안 전문업체와 함께 침해 원인과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사고가 일반 고객이나 투자자 대상 시스템이 아닌 일부 업무용 시스템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주민등록번호와 여권번호 등 고유식별정보나 민감정보,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금전 피해나 서버·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직접 침투 흔적도 없으며, 홈페이지 등 주요 서비스는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취약 기능을 일시적으로 비활성화하고 해외 접속과 공격 IP를 차단하는 등 보안 조치를 시행했다. 외부에서 생성된 계정을 비활성화하고, 피해 가능성이 있는 계정에 대해서도 비밀번호 변경 안내 등 보호 조치를 진행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신고하고 법정 기한 내 정보주체에게 개별 통지할 계획이다. 다만 피해 인원과 구체적인 유출 정보 항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금융회사 16곳에서 침해사고가 발생했다. 공격 대상이 전자금융거래와 직접 관련이 없는 영업지원 시스템 등 비핵심 업무시설로 확대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금융투자업계를 포함한 주요 금융회사들의 해킹 사고를 언급하며 정보보안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사이버 공격의 방식이 나날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공격 대상이 비핵심시설로 확대되는 등 전방위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IT 보안을 부수적 업무로 간주하거나 IT 보안 투자를 비용으로 인식해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행태가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 이사회가 정보보안 역량 강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이 해킹 도구로 활용되면서 취약점 탐지가 쉬워지고 동시다발적인 공격이 일상화할 수 있는 만큼, 금융회사들이 자율적인 방어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rkgml925@newspim.com 2026-10-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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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3Q 영업익 83조 '역대 최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분기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이익도 8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여기에 올해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의 성과를 주주들과 나누는 데도 속도를 낸다. 그동안 주주환원 방안으로 거론됐던 일본 키옥시아 투자 수익이 실제 특별배당으로 연결됐다. AI 인포그래픽. [사진=조민교 기자] ◆ AI 메모리 호황에 영업익 83조…이익률 80% 달성 SK하이닉스는 28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각각 32%, 38% 증가한 수치로 모두 역대 최대다. 순이익은 39조7756억원, 영업이익률은 80%에 달했다. 매출 100원당 80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실적 성장은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이 이끌었다. D램에서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출하가 본격화되고 서버용 DDR5 판매가 크게 늘었다. 낸드에서도 321단 TLC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확대되며 고부가 제품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투자가 빅테크를 넘어 일반 기업과 국가 단위로 확산하는 반면, 반도체 생산시설 확충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2030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청주 M15X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HBM4 공급을 확대한다. 4분기에는 HBM4가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HBM3E를 넘어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 수요도 상당 부분 확보했다.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14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으며, 계약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 계약 가격은 합의된 범위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용인 1기 팹 가동 등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크게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 HBM 개발 연혁 [사진=SK하이닉스] ◆ 키옥시아 투자 수익 특별배당 현실화…100조 주주환원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주주환원도 본격화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 및 소각 60조원 이상 등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기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키옥시아 투자 수익의 환원이다. 그동안 거론됐던 키옥시아 투자 성과의 주주환원이 실제 특별배당으로 구체화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키옥시아 투자로 실현한 수익의 대부분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결의한 3분기 현금배당은 총 14조원으로 주당 2만원이다. 이 가운데 1만원은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이며, 나머지 1만원은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반영한 특별배당이다. 반도체 사업에서 벌어들인 이익뿐 아니라 투자로 확보한 수익까지 주주와 공유하는 구조다. 자사주 매입도 이어간다.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지난주 완료했으며 조만간 소각할 예정이다. 이날 추가로 결의한 자사주 매입 20조원 중 10조원은 주주환원 목적으로 전량 소각하고, 나머지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에 활용한다.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는 주주환원 규모에 포함되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배당 규모를 결정하되 대규모 투자 수익이 발생하면 특별배당으로 추가 환원하고, 자사주 매입도 매 분기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mkyo@newspim.com 2026-10-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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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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