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감독과 배우 작품, 관객 동원에 성공
'더 폴'은 17만명 넘겨, '양들의 침묵','존 윅'도 재개봉
영화계와 극장가의 장기 불황이 만든 신풍속도
[서울=뉴스핌]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불황에 시달리는 극장가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개봉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수십년전 상영됐던 유명 감독의 영화부터 당대에도 여전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들의 출연작에 이르기까지 그 갈래도 다양하다. 새해 들어서 재개봉한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는 올드팬과 MZ세대 팬들까지 몰리면서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연말 주연 배우인 나카야마 미호가 54세의 이른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뜻하지 않게 추모 영화가 됐다. 특히 명대사 "오겡끼데스까"를 인터넷 쇼츠 영상으로만 접해왔던 MZ세대까지 극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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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더 폴:디렉터스 컷'. [사진 = 오드] 2025.03.04 oks34@newspim.com |
지난 연말 개봉한 '더 폴: 디렉터스컷'은 최근 누적 관객 수가 17만여 명에 이르렀다. 타셈 싱 감독의 '더 폴:오디어스와 환상의 문'(2006)은 개봉 당시 약 2만8000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그러나 18년 만에 리마스터링한 '더 폴: 디렉터스 컷'은 감독이 내한하는 등 개봉영화 못지 않은 관심을 모았다. 최근 타계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와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2011)도 재개봉하여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같은 재개봉 추세는 3월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롯데시네마는 보석발굴 프로젝트 선정작으로 '양들의 침묵'(1991)을 3월 중 재개봉한다. '양들의 침묵'은 토마스 해리스의 동명 소설 원작을 토대로 한 스릴러 영화다. FBI 수습 요원 스털링이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조니 포스터와 안쏘니 홉킨스 등 명배우들이 출연하여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액션 블록버스터의 최강자 '존 윅'도 개봉 10주년을 맞아 오는 3월 19일 롯데시네마에서 재개봉한다. '존 윅'은 지난 2015년 개봉 이후 4편이 제작되어 개봉한 흥행시리즈다. 키아누 리브스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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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키아누 리브스의 '존윅' 시리즈 1편. [사진 =롯데시네마] 2025.03.04 oks34@newspim.com |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에서 재개봉한 영화는 총 228편에 이른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8년의 78편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지난해 재개봉 영화가 벌어들인 매출액도 2017년의 77억원보다 3배 넘게 증가한 244억 원을 기록했다. 극장가의 재개봉 열풍의 직접적인 원인은 영화계와 극장의 장기 불황에서 기인한다.
이정진 영화 프로듀서는 "지난해 연말 개봉된 굵직한 신작 영화들 중에는 불과 수십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친 작품들이 많았다"면서 "또 영화 현장이 거의 올스톱 되다시피 하면서 신작영화의 공급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한 이유들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재개봉 열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화감독 이무영(동서대 영화과) 교수도 "OTT 등에 넘쳐나는 신작들의 홍수 속에서 아날로그 정신이 살아있는 왕년의 명작을 극장에서 보고싶어 하는 젊은 영화 관객들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