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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치매·청년 문제를 생각하는 무대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기사입력 : 2025년02월04일 16:36

최종수정 : 2025년02월04일 16:55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이 이달 신작 연극, 뮤지컬, 공연 7편을 잇달아 무대에 올린다. 노인과 치매, 청년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소재를 무대화한 작품들이 포진하면서 사회 문제를 녹여냈다.

4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는 제 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3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선 이달부터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2편과 무용 3편, 연극 1편, 전통예술 공연 1편의 제작진이 직접 자리해 작품을 소개하고 '올해의신작' 경향을 밝혔다.

제 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극단 오징어의 오미영 작연출가.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먼저 노인 이야기를 소재로 무대화한 창작뮤지컬 2편과 무용 1편이 포진하면서 고령화사회에 대한 고찰이 공연 창작진을 거쳐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창작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2월 6일~3월 30일 더줌아트센터)는 치매를 앓고 있는 70세 할머니 고춘자의 느슨해진 정신 줄에서 빠져나온 '영혼의 물고기'가 나타나며 시작되는 기상천외한 모험을 다룬 이야기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춘자와 사라진 춘자를 찾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록, 트로트, 보사노바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컬러풀한 시각적 이미지로 풀어냈다.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를 올리는 극단 오징어의 오미영 연출은 "우리 작품은 치매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늙어가고 있는 그래서 언젠가는 반드시 이별하게 되는 그게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라며 "늙고 기억이 사라진다고 해도 사랑하는 습관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들을 담고 싶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울고 웃고 즐기면서 보시면 좋을 거다. 지금 이 순간 후회 없이 사랑하고 행복하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들을 담고 싶었다"고 집필, 연출 의도를 말했다.

제 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라이브 강병원 프로듀서.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기획사 라이브!의 창작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2월 11~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 )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도서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원작으로 뮤지컬화 했다. '가난해서', '여자라서' 글을 배우지 못한 할머니들이 문해학교에 다니며 설렘으로 가득 찬 새로운 세상을 만난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라이브의 강병원 프로듀서는 "인생 80줄 사는 게 와이리 재밌노. 가만히 보니까 시가 참 많다. 여기도 시, 저기도 시, 시가 천지삐까리다"라는 대사를 읊으며 작품 소개를 시작했다.

강 프로듀서는 "가족을 위해 평생 헌신했던 할머니들이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면서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만의 목소리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라며 "이분들의 생생한 삶을 무대 위에 그대로 담아 나이는 숫자일 뿐 배움은 언제든 가능하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 특히 교복 한 번 제대로 입어보지 못했던 할머니들의 마지막 장면에서 교복을 입고 소풍을 떠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유쾌하면서도 가슴 찡한 장면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실제 칠곡 모네학교 할머니들이 직접 쓴 시로 만든 넘버를 언급하며 "이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이 있는 시들은 관객들이 함께 웃고 울며 공감할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강 프로듀서는 "흔히 노년의 삶은 무겁게 그려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할머니들은 팔순을 넘어서도 호기심이 많고 하루하루 즐겁게 배움을 이어나가는 분들"이라며 "나이가 든다는 일이 전혀 어둡거나 불행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하고 싶다. 소소해 보이지만 돌아보면 가장 따뜻하고 소중한 순간들이 이 무대를 통해 관객 여러분의 가슴 속에서도 온전히 전해지길 바란다. 관객분들도 이 공연을 보면서 그래 나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겠다라는 작은 설렘을 느끼고 가신다면 저희로서는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용 '로망(Roman) 노망(老妄)'(2월 21~23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은 실종자 찾는 '안전 재난 문자'가 계기가 되어, 스스로가 꿈꾸는 노년의 로망과 늙어가며 나타나는 노망이 얽히는 지점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노년의 그림자 속에서 잊고 있던 로망의 빛을 되찾으려는 작은 시도를 춤과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전문 무용수뿐 아니라 일반 노인들도 무대에 출연한다.

'로망 노망'의 연출과 안무를 맡은 문성현 연출은 "내가 꿈꾸는 로망과 늙어감의 로망이 얽히는 지점에서 펼쳐지는 현대무용 작품"이라며 "1장 2장은 세상이 얘기하는 사회가 얘기하는 노령화 문제에 대해서 춤으로 풀어봤다. 또 3장은 앞선 두 작품과 같이 어렵고 힘든 것만 있는가 인생에서 누구나 지나가야 할 그 부분들이 과연 어떤 식으로 우리가 맞아야 할까를 생각하면서 로망이라는 부분들을 좀 생각했다. 4장에선 10분이 넘는 긴 커튼콜이 진행된다. 그게 인생의 커튼콜이 될 것이고 슬프지 않게 갔으면 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 얘기하고 남겨줄 것이 무엇인지 유형의 것이 아닌 감정같은 것, 추억들을 낱낱이 전해주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제 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송천영 작가.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희망 잃은 이 시대 청년들을 위로하는 연극 작품도 선보인다. 연극 '저수지의 인어'(2월 7~16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는 허무와 외로움, 실체 없는 불안으로 희망을 잃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를 위해 무기력한 현실 공간, 온기 없는 온라인 공간, 신비의 생명체가 사는 가상의 공간 등 세 개의 공간을 치밀하게 연결한다. '이유 있는 삶'을 찾아 나선 한 청년을 통해 젊은이들의 불안함을 위로하는 작품이다.

연극 '저수지'의 송천영 작가는 "작가를 꿈꾸는 주인공 철수가 현실의 벽을 만나 저수지 안내 아르바이트를 하고, 병든 아버지를 돌보면서 반복되는 삶을 산다. 공허감과 좌절감이 가득한 어느 날 메신저를 통해 영희라는 친구를 만나고 이를 계기로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글을 쓰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성장과 치유를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다. 모두가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나만의 가치를 찾아가고 또 그런 삶에서 용기를 내서 살아가는 게 진정한 삶의 의미가 아닐까 하는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밖에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춤과 움직임으로 그려낸 무용 2편 '그래비티'(2월 7~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와 '피안의 여행자들'(2월 13~16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도 무대에 오른다. '그래비티'는 인간이 중력과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균형, 저항, 추락, 상승의 움직임을 주요 모티브로, 중력을 단순한 물리적 개념이 아닌 감정적, 철학적 차원으로 확장해 해석한 작품이다. 중력에 반응하는 몸의 미세한 움직임을 극대화하며, '움직임의 시작과 끝'을 재구성해 실험적으로 접근했다.

제 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지기학 연출가, 오미영 작연출가, 라이브 강병원 프로듀서, 송천영 작가, 안무가 문성연, 안무·연출가 류장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무용 '피안의 여행자들'은 오늘날의 '땅'이 가지는 의미와 정체성의 경계를 되묻는다. '피안'은 서로의 이야기와 경험이 엮여 탄생한 열린 정체성의 공간으로, 낯선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연과 과거, 미래를 잇는 유기적 네트워크를 발견하는 여정을 그린다.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전통 음악, 무용가들과의 협업으로 색다른 리듬, 움직임을 선보인다. 무대 위에 객석을 원형으로 설치해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과 함께 '피안'의 공간을 완성한다.

근현대시를 전통음악으로 재해석한 전통예술 작품도 공연된다. 전통예술 '남도 선소리 시를 읊다 : 님이 침묵한 까닭?'(부제 : 중中머리에 대하여)(2월 7~9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은 "사는 게 뭐지?"라는 근본적 물음에서 출발해,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비롯한 일곱 편의 근현대 시를 남도 특유의 선율과 장단인 육자배기와 흥타령으로 풀어낸다. 젊은 소리의 주역 김준수, 유태평양, 정보권, 이성현, 김수인, 서의철, 정윤형 등 7명의 소리꾼과 7명의 악사가 전통 선율 위에 현대적 감성을 더해 무대를 꾸민다.

예술위의 창작산실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단계별 지원을 통해 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 등 기초 공연예술 분야의 우수 신작을 발굴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적인 지원사업이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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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콕 집은 트럼프...축산농 반발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다음 달 1일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 부과를 앞둔 상황에서 한미 간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철폐를 강하게 요구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측의 압박으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 등 농축산물 비관세장벽 카드를 협상테이블에 올리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다만 농민단체의 반발과 국민 신뢰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2의 광우병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 美,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압박…韓, 농산물 카드 검토 28일 정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개방했다는 점을 연일 언급하며 한국에도 같은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며 "이제 우리는 호주에 (미국산) 소고기를 많이 팔 것"이라고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7.25 mj72284@newspim.com 이어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도 (개방) 요구를 받은 상태"라며 "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자. 지금은 미국의 황금기"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고기 개방을 거부하는 국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관세협상을 앞둔 한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 또한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20년간 비과학적인 무역 장벽 때문에 우리 소고기가 호주 소비자들에게 판매되지 못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 농축산업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USTR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타파하고 미국 국민이 주요 시장에 배제되지 않도록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과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협상을 진행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연일 30개월 이상 소고기 개방을 압박하면서, 한국도 소고기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협상 품목 아래 농산물도 포함돼 있다"며 "농업이나 디지털 분야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간 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농업분야 보호를 우선으로 두고,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개방 등 비관세 장벽을 해소할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한 대형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진열대 모습 <뉴스핌 DB> 그러나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일정 사유로 전날 취소되면서 미국이 한국의 협상 태도에 불편을 느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되며,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쌀 시장 추가 개방 ▲유전자변형(LMO) 감자·사과 검역 완화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 농민단체 "관세협상에 농업 희생양 삼지 말아야"…대정부 투쟁 돌입 정부로서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우선 한국은 현재도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이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22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액(38억4700만달러) 대비 57.4%를 차지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지난 2004년 1억300만달러에서 2012년 5억2200만달러, 2016년 10억3500만달러로 20억달러를 넘기다 2022년에는 26억24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의 연평균 증가율은 17.5%다.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우리나라는 이른바 '광우병 파동' 이후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고, 우리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까지 수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당시 이명박 정부 지지율은 취임 2개월 만에 20%대로 폭락했고, 결국 정부는 미국과 소고기 협상을 일부 재협상했다. 다시 말해 현재 국내 소비자들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섭취에 대해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기반에 깔려 있다. 또 우리나라 연간 쌀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은 40만8700톤으로, 미국 물량이 이중 13만2304톤(32%)을 차지한다. 쌀 개방은 WTO 규약에 묶여 있기 때문에 한미 양자 간 협상체계가 불가능하다. 다만 미국이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을 미루는 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는 점을 연일 강조하면서 국익 측면에서 조선·철강·반도체 등 산업을 보호하고 농산물을 희생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농민단체는 정부의 기류에 대거 반발하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농민의길 등 농축산업 단체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선다. 이들 단체는 "미국산 농축산물은 이미 한미 FTA로 전면개방을 한 마당에 관세 추가 인하 및 비관세장벽까지 철폐된다면 농민 생존권 말살과 함께 국내 농업생산 기반 붕괴는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한다. 이어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연령 제한과 사과에 대한 식물검역은 국내법과 WTO 등 국제협정 등에 따른 정당한 조치이며, 국민건강과 직결된 것으로 절대 포기해선 안 되는 문제"라며 "농축산물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해 식량주권과 국민건강권을 반드시 사수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한미 관세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요구가 묵살될 경우 대대적인 추가 농민항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쌀값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4.03 leehs@newspim.com plum@newspim.com 2025-07-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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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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