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한국계 외국인을 사칭해 호감을 얻은 뒤 특정 가산자산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볼 수 있다고 84명을 속여 122억원을 가로챈 로맨스 스캠 사기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 사건은 로맨스스캠과 투자리딩방을 결합한 신종 사기수법이다.

조직도 [사진=부산경찰청] 2024.11.26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과 범죄단체가입·활동,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로맨스스캠(연예빙자사기) 조직원 20명을 검거해 이 중 자금세탁 총책인 A씨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 한국계 미국인을 사칭해 피해자 84명으로부터 122억원 상당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거점 콜센터 조직과 라오스 거점 자금세탁 조직과 공모한 뒤 총책, 관리자, 망책, 자금세탁책 등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20~70대로 연령대가 다양하다. 1인당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20억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망책은 한국계 외국인을 사칭해 SNS를 통해 접촉한 후 호감을 산 뒤 친분이 형성되면 가상자산이나 금 선물거래 등의 투자를 유도했다.

고수익을 미끼로 허위 사이트 가입 시킨 후 출금을 요구하면 세금·수수료·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한 뒤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하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챘다.

조직원은 20대에서 30대로 이 중 20대 초·중반이 가장 많다.  모집책들은 국내에서 지인들을 대상으로 기망책·자금세탁책 역할을 수행할 조직원을 모집해 캄보디아와 라오스로 출국시켰다.

이들은 신분을 숨기고 텔레그램을 사용하며 범행수법을 개인적으로 교육받았다. 개인 활동을 제한하는 자체 규칙도 만들어 조직원들 이탈을 방지하고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올해 4월 피해 신고를 접수해 전국적 검거 작전을 펼쳤다. 220여 개의 계좌를 추적 중이다. 해외 체류 중인 조직원도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추적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신종 투자사기가 연애감정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며 "특정 사이트를 통한 비대면 투자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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